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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중 국경취재 -김정은 집권 2년, 무엇이 변했는가




김정은이 북한 정권을 잡은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일부에서는 30대 젊은 나이에 북한의 지도자가 된 김정은에게 김정일 정권과는 차별화된 개혁개방정책과 그로 인한 변화를 기대하는 전망도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2년이 되어가는 현재,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의 핵심인사, 북한의 외교적 술수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다르게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위치한 북한은 어떤 모습인지 지난여름 북·중 국경을 취재한 영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 국경취재 - 김정은 집권 2년, 무엇이 변했는가

이 영상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열린북한방송과 OTV가 제작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2년을 맞이하는 현재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취재하면서 두 나라의 변화를 소개합니다. 압록강을 시작으로 두만강에 이르기까지 장장 1000킬로미터가 넘는 대장정 속에서 취재진은 북한 주민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과 다르게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바라본 북한은 멈춰버린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강가에 모여서 사금을 캐는 아이들, 쓰레기 더미에서 무언가를 주워 담는 아이들, 낮에는 중국 세관을 통한 정식무역을, 새벽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밀무역을 하는 사람들... 멈춰버린 것 같은 공간 속에서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만의 생존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30분 간의 짧은 영상이지만 가장 최근의 북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취재진의 인사에 반갑게 대답하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영상에서 기억에 남은 세 장면


- 늦은 밤, 압록강을 사이로 밝은 야경의 단둥과 어두운 암흑의 신의주


<한밤의 신의주와 단둥>


취재진이 맨 처음 찾아 간 곳은 압록강 사이에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의 단둥입니다. 북한 최대의 무역도시 신의주와 맞닿은 중국의 단둥은 길에서도 북한 주민과 마주칠 정도로 왕래가 높습니다. 그리고 대낮에 압록강철교 넘어 바라본 신의주의 모습은 단둥과 마찬가지로 매우 평범합니다. 하지만 어둠이 내려앉은 신의주의 밤은 불빛 하나 없는 암흑입니다.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가득한 단둥과는 다르게 신의주는 그야말로 사람이 살고 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칠흑 같습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전력난이 가속화되어 한밤의 북한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중국 방문이 잦은 북한 주민은 밤에도 환하게 밝은 중국의 모습에 가장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 늦은 새벽 쪽배를 이용하여 성행하는 밀무역


<북한 주민의 밀무역에 이용하는 선반>


신의주를 뒤로 하고 취재진이 카메라에 담은 북한 지역은 함경북도 혜산입니다. 혜산 주민들은 주로 중국 세관 앞 다리를 건너서 무역을 합니다. 낮에는 세관을 통한 정식무역, 늦은 새벽에는 밀무역이 성행합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한밤중 나무 선반을 활용해 만든 쪽배를 이용해서 중국 상인들과 물자를 주고받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밀무역은 공식적인 통계가 있을 수 없지만 정상 교역의 규모를 넘지는 않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양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배급 체계가 무너지고 난 후 북한 주민들은 자생적으로 살아가야 할 방법을 구했고 국경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밀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밀무역은 북한 정권에서 허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경경비대원들은 밀수를 눈감아 주고 뒷돈을 챙기기도 합니다. 


- 강을 건너서 마주한 북한의 아이들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는 아이들>


영상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들은 바로 북한의 아이들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취재진의 인사에 해맑은 웃음으로 답하는 북한 어린이입니다. 영상을 통해 바라보지만 마치 내가 북한 아이들과 인사한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반면에 강가에서 사금을 채취하는 아이들, 쓰레기 더미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듭니다. 천진난만하게 지내야 하는 시기에 흙탕물에 몸을 담그고 돈벌이를 찾아야 하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영상의 말미에는 견제하는 눈빛으로 강 건너 취재진에게 돌을 던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강을 건너서 마주한 북한의 아이들은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집니다.


30분의 짧은 영상이지만 북·중 국경의 현재를 가장 실감나게 보는 듯합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북한이 변화하려면 아직은 많은 시간과 과정을 거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멈춰버린 것 같은 북·중 국경지역에 정식 무역의 활성화와 아이들의 웃음을 기대해 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이 영상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에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당시 세계 언론은 후계자인 김정은을 주목했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 스위스에서 4년간 공부한 유학파 출신이어서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일종의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012년 4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더 이상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말에 변화의 기대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김정은 체제 2년이 지난 현재, 북·중 국경을 통해 바라 본 북한은 2년 전과 비교해서 변한 것이 없습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돈벌이를 구하기 위해 강가에서 사금을 채취하는 아이들, 나무선반을 이용해 밀무역을 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면 북한 내부의 인민생활은 아직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북한 내부의 동요도 커 보입니다. 북한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민경제를 살리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도록 개혁개방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다가오는 2014년에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인민생활과 국제사회와 화합을 위해 희망의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상 출처

북중 국경취재 1부<압록강은 흐른다.> - http://www.youtube.com/watch?v=-HbFQV1vQvI

북중 국경취재 2부<혜산을 찾다.> - http://www.youtube.com/watch?v=3AELzB_8Ero

북중 국경취재 3부<두만강 푸른물에> - http://www.youtube.com/watch?v=K96a834f2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