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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두만강을 통해 북한을 바라보다

두만강을 통해 북한을 바라보다. - 방천전망대 · 도문탈북자수용소 · 도문 북·중국경지대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 저는 독립기념관에서 대학생 만주지역 독립운동유적지 답사의 답사단원으로 만주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답사 중 두만강을 따라 이어진 국경지대 모습이 인상 깊어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두만강은 총 610km이며,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 해발 2,088m 지점 북동계곡에서 발원하여 북한 북부지역을 거쳐 동해로 흘러가는 강입니다. 예부터 두만강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과 청나라가 국경분쟁을 벌였으며, 러시아가 남하하면서 두만강 지역은 3개의 국가가 국경을 맞댄 지역이 되었습니다. 현재도 국경분쟁이 진행 중인 동시에, ··러는 이곳을 통해 활발히 교역을 하고 있습니다.

 

··러 국경에서 본 한반도 동북단의 모습 방천전망대

방천은 행정구역상 옌볜 조선족자치주 훈춘 시에 속해있습니다. 방천은 훈춘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3개국이 인접해있는 중국 최동단의 국경마을입니다. 방천에서 두만강을 따라 약 15km정도 하류 쪽으로 가면 동해가 나옵니다.

전망대에 매표소에 도착하니, 국경지대여서 그런지 삼엄하게 경계를 서는 군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삼엄한 경계 속에 중국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닉하였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김주용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느낌에 대해,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현재 국경을 DMZ처럼 삼엄하고 무거운 느낌의 경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본래 국경은 군사적인 요충지이지만, 동시에 다른 나라 사람들 간의 물자가 이동하고 교역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경제적 공간, 문화가 교류하는 공간 등 복합적인 공간이라고 김주용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방천전망대에서 운영하는 전용 버스로 환승했습니다. 이 전용 버스를 탑승하지 못하면, 방천전망대 및 국경표지석이 있는 곳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전용 버스를 타고 5분정도 들어가니, 방천전망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안개도 많이 끼고 날씨가 좋지 않아 전망대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선명하게 볼 수 없었습니다. 전망대를 기준으로 동쪽은 북한 두만강시, 서쪽은 러시아 하산입니다. 전망대에는 전망을 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전시물들은 미흡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상시 우리나라 사람들과 러시아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지, 우리와 러시아 사람들을 겨냥한 상업 시설이 많이 입주해 있었습니다. 선명하게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망대를 내려오는 중 전망대의 개괄적인 설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가보았습니다. 그 곳 게시물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답사단원들은 이를 보고 격분하였습니다. 이렇게 격분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동해에 대해 외국인들은 그만큼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지속적으로 정부를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동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 제고에 대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방천전망대       ▲ 일본해로 잘못표기 된 관광안내도

 

전망대를 내려와서 다시 전용 버스를 타고 국경표지석이 있는 곳까지 깊숙하게 들어갔습니다. 도착하니, 국경을 의미하는 표지석들이 있었고, 국경임을 느낄 수 있는 철책선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비무장지대의 삼엄한 철책선에 비하면 평범해보였습니다. 특히, 저희는 북한 두만강시 홍의리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조·러대교를 볼 수 있었습니다. ·러대교는 북한과 러시아의 교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다리라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동해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상징적인 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85년 중국 청나라 때 관료 오대징은 좌부도어사라는 직책으로 러시아 대사와 국경 문제를 논의하고, 훈춘의 흑항자 땅을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희망했던 동해에 접하는 지역의 영토까지는 얻지 못하였습니다. , 현재의 조·러대교를 비롯한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역에 가로막혀 중국은 동해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직접적으로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없고, 간접적으로 북한과 러시아를 통해 진출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의 나진, 청진 지역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해로 진출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방천전망대뿐만 아니라, 이곳 훈춘 일대는 현재 북··러 사이의 교역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훈춘의 간판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옌볜 조선족자치주는 조선족자치주라는 특성상 모든 시 간판은 한글과 한자가 병기됨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훈춘 시의 간판에는 한글, 한자, 러시아어까지 3가지 나라의 언어가 병기되고 있습니다. 몇몇 곳에서는 영어까지 포함시켜 4개국어가 병기된 간판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자치주 정부와 시 정부의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는 간판들입니다. 간판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훈춘은 현재 동북아 지역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방문하여 교역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변경 개방 도시로 지정 하였고, 20124월에 국무원은 중국두만강구역(훈춘) 국제합작시범구 계획을 통과시켜 이곳을 본격적으로 개발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이 지역에 국내의 대기업인 포스코와 현대가 진출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 근현대사의 아픔이 녹아있는 토자비       ▲ 국경 표지석

 

▲ 국경철책       ▲ 훈춘시내 간판 (한글, 한자, 러시아어 3개국어 간판)

 

 

 가슴아픈 투먼 탈북자수용소, 장길도 프로젝트의 중심 투먼 북·중 국경지대

두만강을 따라 차를 타고 상류지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차의 왼편으로는 북한지역의 땅이 계속 보였고, 간간히 북한지역 주민들이 강가에 나와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두만강 국경지대 중 투먼 지역은 두만강 연안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철도로 연결되어 있어, 북한과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입니다. 현재 해마다 약 2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투먼의 국경출입구를 통해 북한 지역으로 출입하고 있습니다. 이곳 도문 역시 훈춘과 마찬가지로 옌볜 조선족자치주에 속해 있으며투먼 시로 행정구역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의 함경북도 온성군과 마주보고 있으며, 조선족이 60%에 달할 정도로 인구 구성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장길도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장길도 프로젝트는 2009년부터 40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두만강 주변 저개발 지역인 창춘(춘)·지린(림)·투먼(문)을 집중 개발하는 대규모 중국 국책사업입니다.

투먼 북·중 국경을 향하면서 저희 일행은 가슴 아픈 장소를 지나쳤습니다. 바로 투먼 탈북자수용소입니다. 이곳 두만강 지역은 상류로 올라갈수록 강폭이 좁아지며 산세가 험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지형적 특징을 이용하여 많은 북한 사람들이 두만강을 통해 탈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탈북 하여 중국 공안에게 잡히지 않으면 다행이나, 혹시라도 잡히면 이곳 투먼 탈북자수용소로 끌려와서 북한으로 북송되게 됩니다. 저희는 탈북자수용소를 보고 싶었으나, 주위 경계가 삼엄하고 여행 동안 중국 공안들이 계속 저희 일행을 따라다니며 감시하여 지나가면서 잠깐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 두만강을 지나가면서, 북한을 바라보다       ▲ 투먼 탈북자수용소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투먼 ·중 국경지대에 도착했을 때, 또 다른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문 북·중 국경은 방천전망대보다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로 앞에 북한 온성군의 마을이 보였고, 비가 그쳐서 그런지 더 선명하게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로 북한과 중국의 차량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북한의 실상에 대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투먼은 현재 장길도 프로젝트라는 큰 국책사업을 통해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는 반면, 북한의 온성군의 모습은 대조적으로 굉장히 시설이 낙후해보였고, 개발이 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북한 정부도 두만강 지역에 대해 개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 정부의 개발 의지에 대해 비관론자와 낙관론자로 양분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이 이곳 두만강을 통해 경제 발전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지도 한 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투먼 북중국경지대       ▲ 투먼 북중국경지대, 건너편이 북한 온성군

 ▲ 북한 온성군 모습       ▲ 투먼 북중국경지대

 

저는 이번 여름 두만강을 통해 북한을 간접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런 지역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지만, 다른 국가를 통해 들어온 점은 내내 계속 마음 한 곳이 찜찜했습니다. 이곳 두만강에 오기까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어렵게 이곳까지 왔습니다. 만약 통일 한국이었더라면, 서울에서 육로로, 아니면 동해안에서 배를 타고 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동안 국경근처의 도로를 지나면서 같은 동포들이 살고 있는 땅을 바로 앞에 두고 들어갈 수 없는 안타까움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다음번에는 다른 국가를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북한 지역을 통해서 한 번 이곳을 방문해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생겼습니다.

옛날 노래 중에 눈물 젖은 두만강이라는 슬픈 노래가 있을 정도로 두만강은 국경분쟁,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 탈북민들의 고통과 아픔 등 민족의 아픈 역사를 줄곧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동안 수백 년 동안 두만강은 많은 슬픈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세대에는 두만강에게 더 이상의 슬픔을 안겨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된 한국을 이뤄 두만강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생기자단 6기 조현기입니다!!

 

 

독립기념관 '대학생 중국 만주지역 독립운동유적지 답사프로그램

프로그램 취지 : 독립운동 현장에 직접 답사하여 대학생들로 하여금 독립정신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고, 역사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

대상 : 전국 대학의 사학과, 역사교육학과 재학생 (대학원생 제외) (이전 독립기념관 주관 만주지역 답사 참가자는 제외)

신청방법 : ‘독립기념관 교육정보서비스를 통해 신청

신청기간 : 매년 4월 모집

참가자 선발 : 참가신청서 심사 후 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