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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독일 분단의 흔적, 귀여운 신호등아저씨를 소개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신호등을 가진 국가는 과연 어디일까요? 아래 사진은 세계 각국의 보행 신호등 이미지입니다. 사진을 보면서 어떤 신호등이 가장 귀여운지 골라보세요. 

 독일의 신호등 ‘암펠만’은 세계의 독특하고 귀여운 신호등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귀여운 암펠만을 잘 찾으셨나요? 첫번째의 사진이 바로 독일의 유명한 신호등이자 캐릭터인 암펠만입니다! 현재 암펠만은 ‘독일’의 상징이자 동서독 ‘분단’의 상징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암펠만이 캐릭터로 상품화되어 통일독일을 이미지화하고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 무슨 말이냐구요? 지금부터 귀여운 신호등, 암펠만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암펠만(Ampelmann)은 ‘암펠(Ampel,신호등)+만(Mann,아저씨)’라는 독일 합성어로, 통일 전 구 동독지역에 속하는 베를린에서 사용되던 신호등입니다. 구 동독에서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났었는데, 그 예방책의 하나로 교통학자들이 연구하여 가장 강렬하고 친근하게 인지될 수 있는 신호등을 만들었습니다. 동글동글하면서도 귀여움이 느껴지는 이 캐릭터는 색 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한 형태를 띠고 있고, 아이들을 위해 귀여운 모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암펠만은 당시 교통교육캠페인에 활용되면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교통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를 주었습니다.

 통일 이후 서독에 합병된 동독은 빠르게 서독 시스템에 흡수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사랑 받던 동독의 암펠만 역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때 암펠만의 위기에 맞선 사람들은 암펠만 살리기 운동에 나섰고 ‘암펠만 살기기 협회’를 만들어 이 캐릭터가 가진 우수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독일의 미디어도 이 운동에 동참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일으켰습니다. 나아가 암펠만 살리기 운동이 동독, 그리고 서독지역에 까지 확산되면서 결국 구 동독지역의 암펠만은 다시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암펠만 살리기 운동이 동독의 좋은 캐릭터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당시 암펠만 살리기 운동 과정에 많은 서독인들이 함께 하면서 이것이 분단이 초래했던 소통의 부족을 채워주는 하나의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서독 주민들이 '암펠만'을 지키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협력하면서 분단의 시간동안 대화하며 나누지 못했던 것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동서독 주민들이 힘을 모은 덕분에 우리는 아직도 독일의 거리에서 암펠만을 볼 수 있는 것이겠죠?

    

 현재 암펠만은 통일독일과 베를린의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특히 통일독일의 소통과 화합의 상징으로 2007년 베를린 G8 정상회담 때 마스코트로 사용되기도 습니다. 또한 암펠만은 신호등의 이미지일 뿐만아니라 패션의류, 잡화, 아동제품, 생활용품 등 여러 가지 상품에 함께 인쇄되어 활용되면서 상품성있는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했습니다. 암펠만 사이트(http://www.ampelmannshop.co.kr/  http://ampelmann.de/index_english.html)를 방문하시면 여러가지 귀여운 암펠만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최초로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암펠만 브랜드가 오픈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암펠만 매장에서는 통일독일을 상징하는 암펠만에 한국적 감성을 불어넣어, 독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구경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독일의 암펠만은 과거에 갇혀있는데 역사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도 존재하며 살아있는 이야기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서독 주민들이 힘을 합쳐 '분단'의 상징이자 흔적을 살려내고, 그 흔적을 잘 보존하여 새롭게 '통일'독일과 베를린의 상징으로 지켜낸 신호등, 암펠만이 마냥 부럽고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독일의 암펠만을 생각하며 남북의 신호등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남북이 함께 지키고 보존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독일의 암펠만처럼 남과 북이 함께 공유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함께 발전시키고, 나아가 이를 통일한반도의 상징으로 홍보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통일한반도의 귀엽고 통통튀는 브랜드가 하루빨리 탄생하길 기대하며, 지금까지 암펠만과 함께 이숙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