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북한의 애니메이션 ‘소년장수’를 아시나요? 소년장수는 현재 북한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소년장수는 북한 아이들이 방과 후에 즐겨보는 대표적인 TV 애니메이션으로 꼽을 수 있는데요. 고구려 무사인 용감한 소년장수의 투쟁 이야기가 방영될 때마다 “다음 편을 계속 방영해 달라”라는 북한 시청자들의 성화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북한 애니메이션 소년장수는 1970년 말부터 창작 준비 작업을 시작하며, 1980년대 초에 10부작으로 계획하고 4부까지 완성하며 1988년 2월 5부를 제작하면서 김정일의 지도에 힘입어 두 달 간격으로 만들어졌는데요. 10부의 후속편을 만들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1997년까지 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소년장수가 단일 작품으로는 북한에서 가장 내용이 방대한 서사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작가, 연출가, 촬영, 미술에 공개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최소 5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소년장수의 이야기 배경은 고구려 시대인데요. 1부인 ‘아버지의 장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쟁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로인해 아버지가 남긴 칼을 이어받게 된 쇠매는 아버지처럼 고구려를 지키기 위해 장수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훌륭한 장수가 되기 위하여 사냥대회에 나가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떠나게 됩니다. 즉, 소년장수는 강대한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고 구해야하는 고구려 사람이 가져야 할 정신 및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라면 대부분 소년장수에 대해서 알고 있을 텐데요. 한때 북한에서 소년장수를 즐겨보았던 문해성 씨는 아래와 같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만화영화를 보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조선중앙TV에서 몇 번이고 방영해주었던 소년장수를 잊지 못한다. 고구려의 소년장수 쇠매와 적장 호비와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몇 번씩 보아도 재미있었고, 그 속에 동화되어 버리곤 했다.
아이들의 하루 속에서 만화영화 소년장수는 놀이의 일부가 돼 버렸다. 아이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도 소년장수의 주제곡이다. 심지어 달려가는 모습도 이상하다. 입에서 말 발굽소리를 내며 말 달리듯 뛴다. 코트는 망토처럼 걸친 채 바람에 훨훨 날리며, 달리는 소년장수처럼 그렇게 뛰어간다. 길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가 있으면 그것을 채찍이 된다. 으랏차차 휘두르면 진짜 소년장수가 된 기분이다.
한국에 와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소년장수를 볼 수 있었다. 다시 보아도 그 때의 흥분이 되살아난다. 소년장수 쇠매는 여전히 나의 영웅이다. 이제는 모두 고등중학교를 졸업했을 친구들도 아직까지 나와 같을지 모르겠다."
-조선일보
그런데 소년장수는 재미가 있는 반면, 국가주의를 내포하고 있어 개인에게 국가주의를 주입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점이 그런 것일까요?
소년장수에서는 자위전쟁의 정당성, 나라를 위해 애국하는 모습, 강력한 무기의 활약을 자주 등장시키고 있는데요. 이러한 점에서 국가주의를 느낄 수가 있으며, 서로 다른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국가주의에 충성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주제곡의 가사에서도 국가주의 사상을 정당화하는 기제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장수에서 주인공 쇠매는 부하들이 자신의 법과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책임을 물어 감옥에 보내거나 지위를 박탈시키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점에서도 북한의 국가주의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일탈 및 처벌과 관련하여 엄격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점이 소년장수에도 뚜렷하게 반영이 된 것입니다.
또한 북한은 평소에 경제, 사회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대외개방정책에 따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자본주의 문화, 문물로 일어나는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있는데요. 소년장수에서 외적인 북방 오랑캐에서 벗어나 바다와 산에서 살며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들에 대해 경계심을 유지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아, 이 모습에도 국가주의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2005년에 북한의 IT개발센터인 ‘평양정보쎈터’(1986년 7월 15일에 북한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IT관련 전문 개발센터)는 소년장수를 기초로 하여 손전화(휴대폰)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만화에서 탐관오리를 물리치던 소년장수가 게임에서는 긴 칼을 들고 길을 가면서 만나는 호랑이, 승냥이, 곰 등의 산짐승들을 차례대로 물리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또한 소년과 동물이름의 자막이 한글이 아닌 영문으로 표기돼 있어 북한에서도 영어가 점차 보편화 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소년장수. 소년장수는 앞으로 100부까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만약 한반도가 통일을 이룬다면 소년장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꼭 시청해보고 싶습니다!
<사진>
-북한자료센터(http://unibook.unikorea.go.kr/?cate=1&sub_num=62&pageNo=8&recom=99&ord=3&state=view&idx=323)
-연합뉴스(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1089141)
-http://www.bidbuy.co.kr/community/postscript/view.asp?bsid=sucpostscript&bseq=36711
<정보>
-북한자료센터(http://unibook.unikorea.go.kr/)
-북한만화의 이해: 김성훈 외, 살림출판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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