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보도되는 북한 소식을 접하며 우리는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친숙함일까 아니면 싫증일까. 어쩌면 우리는 '북한 소식'이라는 단어보다는 '북한 문제'라는 단어에 더 익숙해져 있지는 않을까. 여기, 정치적 이슈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깃거리인 청춘들의 남북연애상열지사에 귀 기울여보자.
<북남살롱> 그 첫 번째 이야기 - 연애, 남북연애상열지사
지난 3월 2일, 젊음의 거리 홍대 근처에 위치한 카페OOO에서 북한인권모임인 '나우(NAUH)'가 주최하는 <북남살롱> 첫 번째 행사가 열렸습니다. <북남살롱>이란 딱딱한 정치 이야기를 벗어나, 북한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99.9%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북한이탈주민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행사였는데요, 앞으로 1년 동안 북한의 요리, 노래, 사랑, 친구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북남살롱의 첫 번째 주제는 '연애 - 남북연애상열지사'였습니다.
첫 번째 북남살롱이 열리는 그 현장에 김경준, 박상준 두 상생기자가 다녀왔는데요, 저희는 그곳에서 보편적이지만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북쪽남녀의 러브스토리
<북남살롱>은 두 명의 남녀가 나와 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청중들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첫 번째 이야기를 들려준 분은 2002년에 탈북한 32세 여성, 이정민씨였습니다. 그녀는 북에서 만난 첫 사랑과의 아련했던 러브스토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녀는 북에서 첫 사랑을 만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어머니가 다가와 "절대 그 남자를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여 멀리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녀의 첫 사랑이었던 남자는 가족 중에 월남자가 있어 감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분제'와 '연좌제'가 존재하는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상, 그녀 역시 첫 사랑을 그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 이야기를 하며 우리에게 "남한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신분, 사상 등 모든 장벽을 극복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고, 그것을 듣는 청중들 역시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정민씨는 마지막으로 "결국 통일이란 서로 동질감을 느껴야 가능한 것이다. 어르신들은 이산가족 문제 때문에라도 서로 동질감을 느끼지만,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서로 동질감을 느낄 매개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기에 오신 여러분들은 자유롭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연인과 애틋한 감정을 나눌 수 있지만 북쪽에선 사랑을 해야할 나이에 탄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동질감을 갖는 시작이 될 것이다."라며 당부의 말을 남겨주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은 1998년에 탈북한 26세의 남성, 김건우씨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겪었던 연인과의 러브스토리를 자세히 들려주었는데요, 앞서 이정민씨가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을 언급하며, 사랑이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면,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인들이 나누는 사랑이야기가 국경을 초월해 보편적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 남자들이 무뚝뚝한 면이 많은데, 그걸 두고 정(情)이 없다거나, 나쁜 남자라고 해서는 안 된다. 북한 남자들은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회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사회적 특성상 그런 태도가 몸에 밴 것이지, 본성이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북한 남자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을 당부하였는데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사람의 성향이 사회적 특성이나 체제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남녀의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분들이 쉴새없이 손을 들고 질문공세를 퍼부었는데요, 딱딱한 정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남녀의 사랑이야기였기에, 더욱 많은 이들의 공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사랑과 연애라는 청춘남녀들의 공통된 관심사가 남북의 문화적 이질감을 넘어서게 한 것 같습니다.
<북남살롱> 그리고 나우(NAUH)
이번 <북남살롱>을 주최한 나우(NAUH)의 지성호 회장은 "이처럼 서로 모여서 웃고 떠드는 것이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통일은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진정한 화합이나 소통은 부진한 것 같다. 이번 <북남살롱>을 개최하게 된 것도 정치적인 이슈를 벗어나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추구하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통일이 되는 날, 우리가 통일을 위해 무언가 했다고 자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라며 <북남살롱>을 개최하게 된 이유와, 참석해준 이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연세대학교 국제학부에 재학 중인 미국인 유학생 Dave씨는 "한국과 미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많은 북한 주민들이 억압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한과 북한은 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둘로 나뉘었다. 나는 미국인으로서 이 두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유학을 왔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에 대해 공부하면서 지금도 여전히 그들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우(NAUH)에서 나와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나우에 대한 애정, 남북의 평화통일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딱딱한 정치 이야기를 벗어나, 남북의 젊은이들이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동질감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북남살롱>. 서로의 동질감을 회복하는 것이 통일의 초석이라는 이정민씨의 말처럼,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북쪽 형제들에게 너무나도 무심했던 것은 아닐까요?
여기, <북남살롱>에서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북남살롱>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남자편. 북한남자사용설명서 - 김건우씨가 남북한 연애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참고] 나우(NAUH : Now Action & Unity for human Rights)
북한주민들이 생명, 자유, 평등,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더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2010년 4월 남과 북 그리고 해외교포 청년들이 뜻을 모아 발족했습니다. 현재 나우 청년들은 4가지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1.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의 참상을 알린다.
2. 제3국에서 인권유린을 당하는 탈북자들을 구출한다.
3. 북한주민에게 자유와 인권의 소리를 전한다.
4. 한국 사회 내에서 남과 북의 청년들을 연합시켜 통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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