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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마오리 족 노래, 한국에 전해진 까닭은? 한국전쟁 UN군의 여러 사연

<연가의 원곡, 포카레카레 아나>
출처 : 유투브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서정적인 곡조와 가사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 연가(戀歌)!

 사실 이 노래는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 족의 전통 민요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 : 영원한 밤의 사랑)’를 번안한 곡인데요. 어떻게 남쪽의 먼 나라인 뉴질랜드의 전통 민요가 동아시아의 끝에 자리한 이 땅에 전해지게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혀를 내밀고 있는 마오리족 전사> 출처 : Maori head finally sent home to New Zealand from France, 텔레그래프 (11.5.9)

 1950년 6월 25일. 북한은 기습적인 남침을 자행하였습니다. 삼천리의 금수강산은 삽시간에 불바다가 되었고 피난민들로 초만원이 되었습니다. 전선은 갈수록 후퇴되고 또 후퇴되어 낙동강 일대까지 우리의 국군은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국제연합은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이 비극적인 전쟁에 참전하기로 결정하였고 이렇게 하여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터키 등 16개국의 국제연합 회원국들이 각각 병력들을 파병, 국제연합군을 조직함으로써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타흐신 아즈즈 장군(왼쪽 사진의 오른쪽)과 랄프 몽클라르 중령(오른쪽)>
출처 : 위키백과(왼쪽), 어느 군인이 4계급 강등 자청하고 참전할까?(오른쪽), 뉴데일리 (12.2.1)

 세계각지에서 온 군대인 만큼 국제연합군은 실로 다양한 사연으로 가득하였습니다.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의 장병들을 파병한 터키의 전력을 이끈 타흐신 야즈즈 장군은 본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오스만투르크 제국군의 영웅으로 활약한 인물이자 동시에 터키 공화국 건설의 주역이기도 한 전설적 인물로서 당시 적지 않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평화를 위하여 직접 2개 여단에 해당하는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참전, 강렬한 노익장을 발휘했으며 프랑스의 전력을 이끈 랄프 몽클라르 중령은 본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인물로 직접 한국전쟁에 참전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계급을 중장에서 중령으로 5계단이나 강등하는 실로 믿어지지가 않은 결단을 내리기까지 하였습니다.

 뉴질랜드의 민요가 우리에게 전래된 것 역시 위의 두 영웅에 관한 사연들처럼 UN군의 다양한 사연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뉴질랜드는 우리를 위해 약 6천명에 이르는 상당한 병력을 파병하였는데요. 여기에는 적지 않은 수의 마오리 족 출신 장병들도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 가운데에는 미처 본국에서 총기를 준비하지 못하여 대신 활과 창을 들고 온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마오리족 청년> 출처 : 위키백과

 물론 나중에 미군으로부터 총기를 지원받아 활과 총을 들고 실제로 전투를 벌인 일은 없었습니다만 포탄이 떨어지고 총알이 오가는 전장 속으로 가는 길에 궁여지책으로 활과 창이라도 손에 쥘 만큼 그들은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려줄 것을 각오를 단단히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이역만리의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를 위해 싸우러 온 마오리 족의 영웅들. 그들의 가슴은 내심 두려움으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이에 그들은 그 두려움을 잊고 전투민족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선조들의 용맹을 계속 일깨우고자 그들 민족의 숨결이 서려있는 노래, 포카레카레 아나를 흥얼거렸습니다. 그리고 그 높은 뜻으로부터 나온 선율은 우리의 가슴을 감동하게 하였고 마침내 연가라는 이름의 번안곡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피를 흘려준 UN군!

 적지 않은 나이에도 평화를 위해 참전한 백전노장 타흐신 야즈즈 장군과 평화를 위해 스스로의 계급을 강등한 랄프 몽클라르 중령 그리고 활과 창을 들고 포카레카레 아나를 흥얼거린 마오리 족의 전사들! 계급의 고하와 전공의 다소를 떠나 이 영웅들이 흘린 피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의 피는 지켜질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평화로 넘쳐나는 상생공영의 통일 대한민국 시대를 열어야만 할 것입니다. 영웅들의 노래, 포카레카레 아나를 들으며 통일의 아름다운 날이 하루빨리 도래되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