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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북한이탈주민 대상 자원봉사의 의미와 올바른 자세는?

1994년 이후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 입국하여 정착하는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민간기관들이 점차 증가하고 지원프로그램들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정착 및 사회적응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오면서 빠르고 효과적인 정착지원을 위해서는 민간의 지원프로그램이 보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데요. 세밀하고 불규칙적인 북한이탈주민 개개인의 정착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섬세한 손이 필요함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민간의 손은 다름 아닌 남한주민들의 자원봉사활동인데요.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은 입국초기단계의 사회적응교육과 지역사회정착초기의 정착지원에 주력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보살피는 사후관리측면에서는 실질적인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편입 후 지속적인 정착지원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민간부문의 자원봉사활동은 정부의 프로그램을 보완할 수도 있고 정착지원의 효과를 배가할 수도 있는데요. 또한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서울 및 수도권지역뿐 아니라 지방으로 거주지를 정하여 정착하는 이들이 증가함으로서 민간 자원봉사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사업백과사전(1999)에 나타난 자원봉사의 정의를 보면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은 요구가 인지될 때 실제적 이익을 떠나서 사회적 책임을 띤 행동을 선택한 것을 의미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편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자원봉사활동이란 공사조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타심의 실현과 자기실현을 성취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위와 같은 말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은 목적 및 기능을 자기개발과 자아실현, 지역사회형성과 사회개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는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활동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북한이탈주민 민간단체협의회에서 말하기를 첫째, 북한이탈주민 지원 자원봉사에 관한 연구는 남북한 사회통합을 시험하게 하고 그 기초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남한의 지역주민이 북한이탈주민에게 자원봉사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그리고 계속해서 접촉하고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은 제일 먼저 북한주민과 북한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하여 우리의 오해와 편견을 수정하게 만든다고 하는데요. 그 편견이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인 것이었든, 부정적인 것이었든,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인식을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북한이탈주민대상 자원봉사활동은 장차 올 남북한 사회통합의 예비 테스트이며 포용의 훈련이 되는데요. 그만큼 북한이탈주민 대상 자원봉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입니다.

둘째, 국내 북한이탈주민 대상 자원봉사활동은 자원봉사와 통일운동의 연결이라는 보다 확대된 영역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국내 탈북자 대상 자원봉사활동은 남한 내에서의 남북교류라 할 만큼 균형 잡힌 민간통일운동을 확장, 전개해 가는데 중요한 매개역할로서의 자원봉사활동을 고찰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 대상 자원봉사활동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실질적 적응의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 이외에 자원봉사활동으로 인하여 남한주민과 북한주민간의 의사소통과 물리적 접촉을 빈번하게 발생시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화적 이질성을 수용하게 하며 사회적 통합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삼아, 우리는 앞으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자원봉사자의 역할

첫째, 자원봉사자는 가족과 친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을 북한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북한이탈주민들은 살아가는 동안 늘 가족이 그리울 텐데요. 따라서 외롭게 살아가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가족이나 친구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둘째, 좋은 이웃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적인 관계가 결핍된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듭니다. 이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덜어주는 친근하고 좋은 이웃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셋째, 홀로서기를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연령과 유형에 따라 다양한 문제에 직면을 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문제를 세심하게 살펴서 문제의 해결을 도우며 특히 심리적으로 홀로서기와 경제적으로 홀로서기를 격려하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넷째, 남한주민의 통합을 이루어 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두 세대 동안 서로 다른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이질화된 체제에서 사는 동안 남북한 주민들은 언어와 행동 사고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가져왔는데요. 자원봉사자들은 북한동포를 지원하면서 남북한 주민의 차이와 서로 다름을 경험하고 조화롭게 남북한 주민의 통합을 이루어가는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북한이탈주민들과 밀접하게 지내면서 이들이 당면한 어렵거나 불만스러운 문제, 긴급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세심하게 분석해야할 텐데요. 또한 나타난 문제해결을 위해 관련 저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 관계가나 민간단체 및 남한주민들과의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람직한 제도와 정책 제안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 교육, 정착 지원금, 주택, 취업, 교육, 의료보호 등의 지원은 정부의 제도와 정책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직접 지원을 하면서 발견되는 제도나 정책의 미흡한 점, 또는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적극 의견을 제시하여 바람직한 제도와 정책을 수립하고 견고히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원봉사자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면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나타나는 사회적 고립의 순환적 부적응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그들에게 사회적 연계망 혹은 지지망을 제공해줄 수 있을 텐데요. 사실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자원봉사자의 태도도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가져야할 세 가지 태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자원봉사자의 태도

첫째, 역사적 관점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생각해야 합니다. 복합적인 문제를 갖는 북한이탈주민을 돕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론 화가 나는 일도 생길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이들을 왜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들은 내 동포이며, 같은 가족이었으므로 이들과 다시 만나 살게 된 것을 축복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통제되고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있던 북한사회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왔던 북한주민의 삶을 이해하고 긴 탈북여정과 남한사회에서의 적응에서 겪어왔던 일들에 공감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들이 도움 받기 원할 때 도움을 주며 과거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왜?”라고 묻지 않아야 하며,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탈주민들과 친근하고 더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고 할지라도 과도하게 그들의 삶에 관여해서도 안 됩니다. 그들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가도록 격려하고 끝까지 지원해야하는 것입니다.

셋째, 남북한 문화적 차이에 대한 민감성을 낮추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우선, 북한의 문화와 북한사람들의 신념에 관심을 갖고 수용하며, 앞으로 남북한 사회의 가치와 전통이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남북한 사람들의 신념을 하나로 모을 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활동 중에 남한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북한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남북한 문화적 차이에 대한 민감성을 낮추는 태도로 자원봉사활동에 임해야 됩니다.

사실 저는 북한이탈주민 자원봉사활동에 대해서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는데요. 2011년 여름에 2박 3일 동안 진행되었던 북한인권시민연합 주최의 ‘제13회 탈북동포 돕기 자원봉사자 캠프’에 다녀온 후에 북한이탈주민 자원봉사활동이 우리 사회에 있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였고, 자원봉사활동이 한반도의 통합을 이루는데 이바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북한이탈주민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금부터는 북한이탈주민 자원봉사를 했던 분들의 수기를 짧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NGO 단체에서 아카데미를 듣는 동안 탈북 청소년들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탈북 청소년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탈북 청소년 혹은 크게 북한이라는 주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북한을 그저 이웃 나라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고, 관심을 가져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카데미를 듣고 난 이후 북한과 탈북자들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그날의 인연으로 제20회 한겨레 계절학교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게 되었다. (중략) 이 아이들로 인해 내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고 이 아이들로 인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의 마음가짐을 가담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슬픔이 있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떠한 어려움을 마주하더라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꿈을 향해 누구보다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한발 짝 한발 짝 다가설 것이라 믿는다.”

-차미리(미국 뉴욕대 정치학부)

 

“하나원에서 나는 아이들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 내가 칠판 앞에서 수업할 때 아이들이 나에게 보내는 무한한 신뢰의 눈빛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한때 그 ‘선물’이 큰 부담으로 느껴진 적도 있었다. 수업한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즈음 내가 과연 제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시작했다. 탈북 학생들이 겪었을 특별할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내가 과연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진 것이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언젠가 교육학에 관한 교양수업을 들었을 때 책에서 읽는 내용이 떠올랐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학생들은 수업을 받는다기보다는 교사를 받아들이며 따라서, 사람이 기억되는 것이지, 강의가 기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로 기억된다. 내가 전달하려는 지식만큼이나 나 자신도 학생들에게 받아들여진다는 발상은 어쩐지 나를 조금은 섬뜩하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내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도 고민이었고, 나의 가치관이나 세계관마저도 부지불식간에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학생들 앞에 서는 일에 다시금 큰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은 잠시, 나는 다시 하나원으로 가고 있다. 내 고민에 대한 답은 아이들이 가르쳐 주었다. 나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아이들처럼 나 또한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고, 결국 우리는 한마음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다. 이렇듯 하나원에서의 경험은 한 주, 한 주가 나에게 정말 특별했고 앞으로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신아리(하나원 자원봉사자)

 

지금까지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의 의미와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앞으로 많은 국민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을 돕는데 힘쓰며, 그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직까지 ‘왜 그래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그때가 언제일진 모르겠지만,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 때는 반드시 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때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함께 돕고,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여러분과, 자원봉사활동을 준비하며 실천하는 모든 국민들은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이 기사의 끝으로, 세계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박윤숙씨가 작성한 ‘북한이탈주민지원 자원봉사자 사명문’을 게시해보겠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 자원봉사자 사명문>

■ 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민주시민으로 자유를 누리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희망의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겠습니다.

■ 나는 남한주민들이 북한이탈주민을 바로 인식하고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나는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 다름을 수용하여 한민족의 통합을 이루어 가도록 힘쓰겠습니다.

■ 나는 인도주의 실천으로 인류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겠습니다.

■ 나는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함에 있어 사랑하기를 배우고 배우기를 사랑하겠습니다.

 

<참고>
-제13회 탈북동포돕기 자원봉사자 캠프 책자(2011):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의 지역화 방안과 민간의 역할(2001): 북한이탈주민 민간단체협의회

<사진>
-https://kor.nkhumanrights.or.kr/board/bbs_view.php?no=699&board_table=bbs_human_picture&page=4&cate_id=&searchItem=&word=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5049&page=10
-http://blog.donga.com/nambukstory/archives/29961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2736&page=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