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기 상생기자단 구희상입니다. 지난번 「북핵문제 진단」 시리즈를 통해 북핵문제의 현 상황을 분석해봤는데요, 이번 「핵을 넘어 평화로」 시리즈에서는 비핵화와 비핵지대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북핵문제 진단 바로가기>
2012/08/31 - [뉴스와 이슈] - [북핵문제 진단 (1)] 북한의 핵무기, 미국을 겨누다
2012/09/03 - [뉴스와 이슈] - [북핵문제 진단 (2)] 북한은 왜 핵무기를 가지려 하는가
2012/09/12 - [뉴스와 이슈] - [북핵문제 진단 (3)] 북한, NPT를 탈퇴하다
2012년에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출처 : http://www.seoulnss.go.kr/forum/reporter/reporter_view.jsp?oCmd=6&b_code=7&idx=503&f_gubun=0)
비핵화를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개발 문제는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동문제도 사실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과 이에 대항해 핵개발을 시도하려는 이란의 관계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도 북핵문제입니다. 미국은 결코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핵능력을 증가시킨다면 미국은 동북아에서의 군사력을 높이고, 이는 중국, 러시아와의 긴장을 높일 것입니다. 또한 북한이 핵보유에 성공한다면 한국과 일본 역시 핵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기술력은 단기간에 핵무장을 하고도 남을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핵무장은 중국의 핵전력 증강을 부추길 것이고 이것은 또한 대만의 핵개발로 이어지는 도미노현상이 벌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비핵화는 동이사아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한적 비핵화 vs 전면적 비핵화
북한은 6자회담 때부터 자신을 파키스탄 같은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결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역시 미미한 수준의 핵전력을 가지고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벌이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는 보유하되 그것을 비배치 상태에 두는 비배치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으려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비배치 핵보유국은 한반도의 핵억지가 실존적 억지에 의해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012/08/31 - [뉴스와 이슈] - [북핵문제 진단 (1)] 북한의 핵무기, 미국을 겨누다 기사 참조) 즉,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실험은 강행하면서도 핵무기를 실전배치하지는 않으면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비공식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의 핵미사일 (출처 : http://yyh2727.egloos.com/9055777)
반대로 미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요구해왔습니다. 이것이 전면적 비핵화입니다. 미국은 핵 폐기의 단계마다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다보니 매 협상단계마다 북한의 시간벌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6자회담 결렬 이후부터는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면 모든 분야의 보상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일괄타결 방식을 들고 나옵니다. 우리 정부의 ‘그랜드 바겐’정책도 이와 같은 맥락인데, 모두 전면적 비핵화를 고수하는 정책입니다.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다음 단계의 협상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가능한가?
비핵지대화는 비핵지대로 설정한 지역에 자국의 핵무기는 물론이고, 외국 핵무기의 출입·통과 역시 금지하는 것입니다. 외국의 핵무기가 한반도로 출입·통과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변 핵보유국들의 ‘나의 핵무기로 너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소극적 안전보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핵보유국들이 한반도에 국제법적 효력이 있는 소극적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는 것은 한반도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포기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를 꺼려할 것입니다. 실제로 모든 핵보유국들이 소극적 안전보장을 제공한 비핵지대는 미국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중남미가 유일합니다.
'핵 없는 세상'과 '동아시아 공동체'를 내세웠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출처 : http://www.humanevents.com/2012/09/12/nuclear-zero-2012-we-disarm-while-others-arm/,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66866)
그럼에도 동북아 비핵지대에 대한 논의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동아시아 공동체’에 의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동북아 비핵지대화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핵지대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것만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뒷짐 지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비핵지대화 논의를 활발히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빅터차, 2009, "북한의 의도와 확장억제의 신뢰성," 『군비통제자료집』, 제46집.
임수호, 2009, "북한, 비핵지대화와 핵보유국 양자택일 요구," 『통일한국』, 311호.
장달중 외, 2011, 『북미대립』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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