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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분단과 통일을 느낄 수 있는 2012 통일영화제

 

다가오는 5월 10일 목요일, 2012 통일영화제가 열립니다.

 

1부에서는 두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데요.

가장 먼저 상영하는 영화는 <굿바이 레닌>이라는 독일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어머니는 깊은 잠에 빠져,

마치 인공위성처럼 삶의 궤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이 작은 공화국 하늘을 맴돌았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서 베를린 시청 앞 이벤트도,

유별난 장벽 철거 행사도 못 봤다.

 

어머니는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처음으로 서독으로 갔던 일도

몇몇 동지들이 여전히 성실하게

우리 인민들을 위해 자리를 지킨 것도,

 

그리고 내가 서독에서 맞이한 문화적 충격도 알지 못하였다.

 

어머니는 처음맞는 자유선거도 놓쳤고,

아리안 누나가 대학을 자퇴하고 자본주의 직업 체험을 한 것도,

우리의 아파트가 서구화되어 가는 것도 몰랐다.

 

내 호르몬이 마구 날뛰어도 어머니는 잠만 잤다."

 

 

<굿바이 레닌>이라는 영화의 한복판에는 '독일 통일'이라는 큰 이벤트가 있습니다.

 

'통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정치적인 사건을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미시적인 삶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현재 분단으로 인한 구조적 폭력이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지에 대한 뼈아픈 내용입니다.

아름다운 장밋빛 미래로 포장되어 하나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관념화' 되어버린 통일은 결코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은 어떠한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들 개인의 치열한 삶 그 자체입니다.

통일이라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사람들을 어떻게 안고 나아가야 할지가 더 중요합니다. 분단으로 인해 상처받은 영혼에 대한 치유약은 오로지 통일에서밖에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화입니다.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과 비교해서 볼 수 있는 한국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간 큰 가족>입니다.

북쪽에 부인을 두고 있는 실향민 남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통일'이라는 소재를 개인의 가족사에 끌고 와서 분단이 얼마나 우리 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실감하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의 지난 역사를 되짚어보면, 1000만 이상을 끌은 대박 영화의 단골 소재는 단연 '분단'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로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등이 있는데요. 반공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이러한 영화들은 역사적인 '치유'의 역할을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분단되어 있는 상태에 대한 대중적인 콤플렉스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는 분단 상처에 대한 또 다른 차원의 치유를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 <괴물>은 분단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점을 가질 것입니다.

<괴물>에 나오는 괴물의 등장배경을 살펴보면, 2000년 한국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미국 관계자가 포름 알데히드라는 약물을 버리게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포름알데히드는 독극물로, 함부로 버려서는 안되는 약물이지만 한국 관계자는 미국 관계자가 시키는대로 하수구에 몇백 병이나 되는 독극물을 버리게 됩니다. 그로 인해 돌연변이 괴물이 탄생하게 됩니다.

 

'괴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살펴보면, '분단'으로 인해 아직도 미군이 우리 사회에 들어와 있다는 정치적인 부분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괴물'이라는 상징적인 소재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2012 통일영화제'는 남북관계를 다른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한반도 분단 문제를 직시하고 통일에 대한 사유의 폭을 넓히고자 개최되는 행사라고 합니다.

1부에서는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분단에 대해 생각해 보고, 2부에서는 '영화를 통해 본 분단의 현실'에 대한 강연을 들어봄으로써 통일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제3부에서는 통일영상 및 영화비평 공모 시상식이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2012 통일영화제에 참가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12 통일영화제 일시 및 장소

일시: 2012년 5월 10일(목) 10:30 ~ 18:00

장소: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층 회의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