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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한국을 바라본 피카소의 시선

파블로 피카소,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거나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알만큼 유명한 화가입니다.

저 또한 피카소를 참 좋아하는데요. 1881년 10월 25일 스페인에서 태어난 그는 생애 많은 작품들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없던 독특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20세기의 입체파 미술 거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을 도둑맞은 미술가 1위라는 재미있는 이력도 가지고 있구요.

 

 

 

 

그의 그림 중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이 있는데요.  바로,

 

 

'게르니카' 입니다

1934년, 피카소는 고향인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투우도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2년 후 스페인에서 전쟁이 일어났는데요. 프랑코 독재 정권이 죄 없는 많은 시민들을 무참히 짓밟았고, 대부분의 화가들은 외국으로 나가 스페인 전쟁의 참상만 두 손 놓고 쳐다보았습니다.

이때 피카소는 붓을 들어 '프랑코의 꿈과 거짓말'이라는 작품으로 프랑코에 대한 증오를 시와 판화로 나타냈습니다.

다음해 1937년에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 프랑코 정권을 지원하는 독일군의 무차별 폭격이 있었습니다. 바스크 지방은 한순간에 페허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 해 파리에서는 만국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피카소가 스페인 전시실의 벽화제작을 의뢰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폭격의 공포를 생각하며 스페인 전쟁을 소재로 한 대벽화를 그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반이 지나고 완성된 작품이 '게르니카'입니다. 가로 349.3센티 세로 776.6센티의 대작이죠.

캔버스 왼쪽부터 불이 난 집, 죽은 아이의 시체를 안고 절규하는 여자, 황소의 머리, 부러진 칼을 쥐고 쓰러진 병사, 울부짖는 말, 상처 입은 말, 여자들의 절규와 분해된 시신 등이 뒤엉켜 있습니다.

이 작품은 파리 만국박람회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 전시되었고, 이 그림을 통해 세계인들은 스페인 전쟁의 잔혹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작품들을 보시죠. 이것도 전쟁에 관한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오실 겁니다.

 

 

이 작품의 제목을 아세요? 놀랍게도 '한국에서의 학살' (Massacre en Corée)입니다.

게르니카를 그린 이후  피카소는 1950년에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에도 한국전쟁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국에서의 학살', '전쟁과 평화' 등인데요.

한국전쟁이 시작됐을 때 발로리라는 도시에서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를 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 피카소는 '피스 무브먼트'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한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목적에서였다고 하네요.

그는 모든 폭력과 전쟁에 반대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국에서의 학살'을 보면 왼쪽에 무방비 상태로 보이는 여성들이 공포에 질려있고, 순진해 보이는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흙장난을 하거나 엄마의 품으로 달려갑니다. 두 명의 여자는 임산부이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보이지요. 가장 왼쪽에 있는 아이는 한쪽 팔이 없고, 언덕엔 파괴된 집과 추락한 비행기 같은 잔해도 보입니다.

그 반대편에는 사람인지 기계인지 모르는 철갑의 병사들이 칼과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피카소가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려는 것은 전쟁의 잔혹함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학살을 당해야했던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의 참혹함과 전쟁의 야만성을 고발했습니다. 그래서 피카소의 작품에 우는 여인들이 많은 것도 이런 영향 때문이라고 하네요.

 

 

 

다음도 피카소의 그림으로 윗 그림이 '평화', 아래 그림이 '전쟁' 입니다.

 '평화' 작품을 보자면 소리지르거나 우는 사람들이 없이 색감도 평온해 보이는데요. 춤추는 여인들과 아이들이 행복해 보입니다. 피리 부는 사람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 편안히 누워있는 사람들. 심지어 말의 표정도 온화해 보입니다. 그리고 평화의 상징인 '보리'도 보이네요.

그 밑에 대조적으로 그려진 '전쟁' 작품 또한 한국전쟁을 모티브로 그렸습니다. 음산해 보이는 색에, 괴물은 무기를 든 사람들과 쳐들어오는데 연기같은 검은색도 보이고, 말 세 마리도 보입니다. 괴물은 양손에 무언가를 들고있는데 하나는 칼이고 하나는 질병의 균이라고 합니다. 이 괴물과 맞서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저울이 달린 창' '비둘기가 그려진 방패'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옆에는 '보리'가 심어져 있습니다. 모두 평화를 상징하는 것들이지요.

이렇듯 피카소는 한국전쟁에 관심이 많았고, 평화를 굉장히 열망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많이 그렸는데요. 다양한 모습의 비둘기와, 소녀가 안고 있는 비둘기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중요한 곳에도 피카소의 이 비둘기 작품이 쓰였다는 걸 아시나요?

 

그곳은....바로, '판문점' 입니다.

 

 

 

어, 그런데 지금의 판문점과는 다른 모습이죠? 지금의 판문점이 지어지기 전, 회담소로 지은 건물로 지금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건물 정면엔 피카소'평화의 비둘기' 조각되어 있습니다.

피카소가 평화를 바랬던 마음을 담아,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의 바람을 담아,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길 바라며 '평화의 비둘기'를 단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담장에서 평화를 몰고 올 수 있게 말이죠. 하지만 판문점은 새로 지어졌고 지금까지도 그대로 있습니다.

여전히 긴장과 냉랭함이 흐르는 판문점. 그 옛날 평화를 바라며 비둘기를 달아 만들었던 것처럼 어서 그 자리에,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때엔 '평화' 그림처럼 사람들이 춤을 추고, 놀고, 누우며 평화를 만끽했으면 좋겠습니다. 피카소는 지상에 없지만 그 뒤를 잊는 화가들은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를 축하하는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네요. 아마 하늘에 있는 피카소도 기뻐할 겁니다.

피카소가 한국과 많은 인연이 있다는게 참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이제 판문점이 분단의 상징이 아닌 비둘기평화공원으로 바뀌는 그날을 기원합니다!

 

그림출처: bloh.chosun.com/silhuette, 한겨레21, 네이버 백과사전,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