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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지성', '통일', 영상으로 소통하다

'지성', '통일', 영상으로 소통하다!

 5월 10일 건국대에서 진행된 2012 통일영화제에 상생기자단이 함께했는데요.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인 전영선 교수의 '영화를 통해 본 분단의 현실'이라는 강연이 있었습니다.

 

 

먼저 대중문화는 당대 사회의 보편적 인식을 가장 잘 반영하고, 또 은유적이며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따라서 대중들의 심리를 규정하고 있는 실체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되어온 '분단'이 시대별로 영화에 어떻게 구현되어 왔는지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북한, 분단, 그리고 통일에 대한 인식이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1960년대는 분단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라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합니다.

1965년 제작된 김기덕 감독의 <남과 북>은 이념의 틈바구니 속에서 전쟁 속에 엇갈린 세 남녀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정면으로 그린 영화입니다.

 

 

그 후 냉전이 시작되고, 남북관계의 적대적 대타성이 커지게 됩니다.

영화 <실미도>에서 보았듯이 남북은 대타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을 즐겼습니다.

 

 

강대국 속에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잉태된 남북은 쓰라린 전쟁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종전이 아닌 휴전으로 마무리된 전쟁 이후 남은 것은 폐허가 된 땅이었고, 그 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타적 경쟁의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싹트게 됩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물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보는데 익숙해져, 대립상황에서 중립이나 중도는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한동안 우리 문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소재가 '분단'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쉬리>는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였으며, 전세계에서 자국영화로 <타이타닉>보다 많은 관객을 기록한 유일의 영화라는 기록을 남긴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작입니다.

북한의 특급 저격수와 남한의 특수부대 요원과의 사랑과 이념 문제를 축으로 한 작품인데요.

<쉬리>를 통해서 북한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 이중적인 단면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적과 동지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남북은 규정할 수 없는 이중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탈북자의 삶을 그린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북한이탈주민 문제를 또 다른 분단으로 받아들여 디아스포라의 영역으로 그림으로서 정착의 갈등과 차별을 통한 우리 사회의 성찰을 촉구하기 시작합니다.

탈북자 정착 문제는 사회적 문제 차원을 넘어 일상화된 소재가 되었습니다.

<무산일기>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남한 사회 적응 문제를 정면으로 부딪치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작년에 <무산일기>에 대해서 쓴 기사 (링크: http://blog.unikorea.go.kr/645)  를 참고해주세요!

 

2000년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들이 쏟아집니다. 남북관계의 해빙기를 맞아 시대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영화을 통해서나마 섣부른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만남의 광장>, <태풍>, <그녀를 모르면 간첩>, <나의 결혼원정기>, <크로싱>, <간 큰 가족>, <휘파람 공주>, <천군>, <웰컴투 동막골>, <유령>, <국경의 남쪽>, <남남북녀>,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송환>, <꿈은 이루어진다>, <포화 속으로>, <의형제>, <무산일기>, <코리아>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같은 영화들은 때로는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때로는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아픔을 진하게 그려냈습니다.

또,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북한이탈주민의 지난한 정착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북한의 말로는 다할 수 없는 북한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Q. 평소에 영화와 같은 문화를 통한 통일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습니다. 시대별로 영화가 분단 상황을 어떻게 반영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영화들이 우리의 현실에 다시 시사점을 던져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가 현실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치적인 데로만 한정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점점 삶의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수동적인 반응이 아닌 적극적인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데에서, 영화가 갖는 의미가 단순히 현실 반영을 넘어 문제 의식의 공유와 사회적 확산이라는 면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단 트라우마'의 가장 큰 두려움은 바로 '무관심'입니다. 하지만 영화릍 오해 이런 영역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산일기>는 비주류영화임에도 큰 흥행을 했다는 데에서 착안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분단으로 인한 상처를 보듬어야 합니다. 좀 더 관심을 귀기울인다면 이러한 분단이라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더욱 넓게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단순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가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러한 영화들이 통일에 있어서 어떻게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반영하는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단과 통일에 대한 대중의 호흡을 같이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영화가 담당하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영화를 비롯한 이러한 대중 문화를 통해서 통일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공유해서 분단을 올바로 인식하고 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상생기자단  4기 최수지, 5기 정찬형 기자였습니다.









상생기자단 제5기

정찬형 기자(동국대 / jeong_c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