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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광명성 3호, 위성이라 쓰고 미사일이라 읽는다


   외신들이 광명성3호 발사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들이 발사 현장에 도착하자 광명성3호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북한이 외신들을 초대한 이유는 광명성3호가 미사일이 아닌 위성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북한의 기대와 달리 외신들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위성은 미사일이라는 이름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의 민간위성, 북한의 3차 핵실험 징후를 발견하다

   북한은 광명성3호가 위성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는 광명성3호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에 위반되는 ‘미사일 발사'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결국 북한의 광명성3호가 ‘위성'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검증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해외 언론을 초청해 광명성3호가 미사일이 아닌 ‘위성' 발사라는 것을 검증받고자 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와는 달리 외신의 방북 직전 조선신보는 '로켓 발사 제재시에는 3차 핵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암시했고,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에 3차 핵실험을 진행할 것이라는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간 것이다.



   영국의 군사정보회사인 IHS 제인스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민간 위성 사진을 통해 풍계리의 핵실험을 위한 토사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1,2 차 핵실험 당시 지하에 갱도를 뚫고 그 안에 핵무기와 폭발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넣은 다음 토사로 막았다. 현재 민간 위성에서 관측한 풍계리에 쌓인 토사가 3차 핵실험 진행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광명성2호 발사 직후 핵실험

   과거 2009년 4월 5일 북한은 광명성2호를 발사한지 1달여만인 5월에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당시 광명성2호 발사와 핵실험의 시기적로만 분석해 보았을 때 국제사회가 읽을 수 있는 메시지는 북한의 ‘향상된 핵 운반수단과 핵 능력’이었다. 이번에도 북한의 광명성3호 발사에 이은 3차 핵실험은 ‘더 향상된 핵 운반수단과 핵능력'으로 비쳐질 수 있다. 

   특히 이번 핵실험은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플로토늄을 이용한 핵실험이 아닌 HEU(고농축우라늄)을 통한 핵실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10년 북한이 공개한 고농축우라늄 시설을 공개한 것에서 3차 핵 실험을 연계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신문 보도[각주:1]에 따르면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총량은 32㎏ 정도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두 차례의 핵실험에서 5~8㎏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 된다고 한다. 또한 “북한이 HEU 방식의 핵실험을 추진한다면 무기화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존할 수 있으며 보다 작은 규모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활용해 은밀히 핵무기 제조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북한은 은하3호를 통해 더 멀리 핵을 운반할 수단을 보유했음을 증명하고, 3차 핵실험을 통해 더 강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기술력을 검증받게 되었다.


미사일과 위성 사이에서...

   광명성3호 발사를 두고 북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웠다. 반면 이례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 위반이라는 한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광명성3호를 미사일로 보느냐, 위성으로 보느냐 하는 인식 차이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식 차이를 떠나 ‘위성 발사 -> 핵실험' 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광명성3호를 위성이라 쓰고 미사일이라고 읽게 만들었다. 즉 광명성3호 문제는 ‘인식의 차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패턴이 갖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광명성3호


   현재 북한으로 들어간 외신들이 공개한 위성 사진을 국내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광명성3호는 실용위성이 아닌 초보적 단계의 위성이라고 한다.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고 쏘아올린 비용에 대비하는 기능을 하려면 위성은 최소 300~500kg에 무게와 5년 이상 우주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의 위성은 약 100kg 정도에 활동기간도 3년이기 때문에 발사비용으로 추정되는 8억 5천만 달러의 가치를 얻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의 위성이 경제적 가치가 없다 하더라도 이미 절반의 성공을 이룬것 같다.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는 북한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그리고 북한의 사과 없이는 남북간의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는 강경책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경색된 분위기 속에도 북미간 대화로 ‘2.29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상반기 중으로 6자회담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쏟아졌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변화의 기로에 서게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합의 이후 발표된 북한의 ‘광명성3호 발사 계획’은 북미간 대화를 중단시키고 남북관계를 얼려버렸다. 다시 한반도 분위기가 경색된 것이다.

   광명성3호가 성공하더라도 쏘아올린 비용에 상당하는 성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은 위성 발사라는 측면보다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는 의심을 더 설득력 있게 만든다. 또한 로켓 발사 이후 핵실험을 진행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점은 우리가 북한의 광명성3호 발사 중단을 촉구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야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하기 이전에 ‘한반도에서 평화적 공존’을 생각해보기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



  1.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041000600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