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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천국의 국경을 넘다 <재회>



 

 

재회(再會) [명사]  다시 만남. 또는 두 번째로 만남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2> 그 두 번째 이야기의 제목은 「재회」이다. 북에 둔 가족을 구해 내려는 탈북인 영순 씨의 시도를 취재한 다큐멘터리이다. 과연 영순 씨는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본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칸의 여인’ 영화배우 전도연 씨가 내레이션을 맡았기 때문인 듯 하다.

 

 

2009년 한국 서울

 


 

 

 

탈북자 영순 씨의 언니 미희는 2년 전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 당했다영희씨는 북한에 있는 고모를 통해 북한 감옥에 있는 언니 미희가 다 죽게 되어 병원에 옮겨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영희 씨는 중국 조선족 브로커를 이용하여 북한에 돈을 보낸다이 돈은 아픈 언니를 치료하고감옥에서 빼는 뇌물로 쓰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 영순 미희 자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2007년 중국 옌지

 


 

 

 

2년 전 영순과 언니 미희는 중국 지린 성에 있는 탈북자 은신처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영순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중국으로 도망쳤고, 그 후 언니를 탈북 시켜서 이 곳으로 불러들였다 천기원 목사가 그곳을 운영하고 있을 당시 그 은신처는 탈북자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리고 영순은 숨어살아야 하는 중국을 떠나 한국에 가게 된다 하지만 탈출 경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언니 미희는 영순과 함께 떠날 수 없었다.

 

 


 

- 중국 탈출

 

영순의 중국 탈출은 지린 성 은신처부터 시작된다. 목표는 태국 방콕이다. 그곳까지는 9 10이 걸리는 머나먼 길이고, 신분증 없는 이들이 합법적으로 국경 넘는 것 불가능하기 때문에 밀입국을 할 수 밖에 없다

 

 

- 중국-라오스 국경

 

라오스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탈북자를 북송 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그래서 중국-라오스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밀입국을 해야 한다. 밀입국 루트는 산악 정글이다. 16시간 이상 걸리는데 많은 탈북자들이 이 경로를 이용하다가 실족하여 생명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 라오스- 태국 국경

 

출발한지 9일 째 되는 날, 영순은 마지막 관문인 매콩강을 건너

탈북자들의 난민을 인정하는 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태국 도착

 


 

그런데 방콕에 온 뒤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영순이 떠난 뒤 은신처에 중국 공안이 급습하여 영순씨의 언니가 북송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영순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이 것이 바로 영순이 2년 전 겪은 일이다.  

 

 

 

서울

 

영순은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다. 가족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염려하던 영순은 소식이 끊긴 가족과 연결할 브로커 직접 찾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다.

 

 

<중국에 숨어 살 때 쓰던 가짜 신분증 >

 


 

영순 씨는 언니의 소식을 듣는다. 언니가 정치범 관리소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정치범 관리소는 한 번 들어가면 가족들도 이미 죽은 걸로 생각하는 곳이었다. 가장 절망적인 소식이었다. 

 

 

3개월 후 서울

 

언니와 아빠가 건너올 수 있게 두 번째 출국을 감행한다.

중국 옌지에서 합법적으로 북한 왕래할 수 있는 조선족 브로커를 만났다. 국경 수비대에게 뇌물을 주기 때문에 잡힐 염려가 훨씬 적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에 다녀온 브로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북송된 언니가 조사를 받다가 과거에 돈을 벌기 위해 했던 일까지 드러나

가족 전체가 감시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브로커 삼촌에게 묻는다.

'가족이랑 같이 살고 싶어하는 제 생각이 이기적인건가요?'

 

삼촌은 대답한다.

'당연히 이해되는데 중국에 왜 왔는지를 생각해봐라.'

'중국에 온 이유는 다른 인생을 살려고요'

'다른 인생 살려면 다르게 살아라. 왜 자꾸 능력도 안되면서 이렇게 왔다갔다 하느냐.

 안 되는 거를 자꾸만 들쑤셔 놓고, 가족들 마음 산란하게 하고 너도 이렇게 마음 고생 하느냐'

 

 

 


 

결국 영순 씨는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6개월 후 뉴질랜드

 

 

 



6개월 후 영순은 교회의 초청으로 뉴질랜드로 유학을 왔다. 
북한-중국-한국-뉴질랜드. 많은 나라를 다니는 그녀지만 영희 씨는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기쁨을 함께 나눌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울지 않는다. 그녀는 아픔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아픔.

이것이 탈북자들이 겪고 있는 아픔 중 하나이다. 언제쯤이면 이 비극이 사라질까?

 

우리는 아직도 분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