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항선(密航船) [명사] 해당 국가와 기관의 법적 승인이 없이 몰래 다니는 배.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2> 1부의 제목은 「밀항선」이다. 탈북자 송성국 씨와 김성은 목사가 2009년 12월 성사시킨 '공해상 접선 탈출'을 동행 취재한 것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하나원에서 만난 아내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북한의 처가 식구를 남한에 데러오려는 송성국 씨의 고군분투가 4계절로 나눠 그려진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배우 지진희 씨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겨울
송성국 씨는 14살 때 북한을 탈출한 북한이탈주민이다. 7년 간 중국을 떠돌았고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 살아남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 성국의 아내 수련도 북한이탈주민이다. 임신 7개월의 그녀는 성국을 따라 천안까지 왔고 지금은 교회에 얹혀살고 있다. 수련은 북에 남동생과 아버지를 남겨두고 어머니와 함께 탈북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국경을 넘자마자 인신매매범에게 잡혀 팔려갔다. 결국 수련은 혼자 한국에 왔다. 수련의 소원은 빨리 돈을 벌어 엄마를 한국에 데려오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 이 때 삼백만 명이 굶어죽었다. 많은 북한 주민들은 살기 위해 중국으로 도망갔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중시했기 때문에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했다. 북송될 경우 모진 고초를 당해야 했던 탈북자들은 중국을 탈출해 한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재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수는 2만 천명을 넘어섰고, 중국 등 제 3국에서 남한 행을 기다리는 사람 수만도 10만 명이 넘는다. |
봄
한 달 후 성국을 다시 만난 곳은 중국의 한 안전가옥이었다. 중국 산골에 팔려간 수련의 어머니를 구해낸 것이다. 하지만 수련의 어머니의 마음은 아직도 무겁다. 인신매매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났지만 몸은 아직 중국에 메여 있고, 마음은 아직 북에 남은 아들에게 메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1만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고단한 여정이 놓여 있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태국이나 라오스를 밀입국해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한국에들어온다. 하지만 태국이나 라오스까지는 산악, 정글과 메콩 강을 건너 10일 이상을 걸어야 한다. 때문에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다. 성국도 이 루트를 따라 브로커에게 장모를 맡겼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성국은 브로커가 장모를 라오스 국경에 버렸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장모는 라오스 경찰에 체포되었다. 브로커에게 건 낸 비용은 700만원이었다. 성국은 형사와 함께 브로커를 잡았다. 브로커 역시 성국과 같은 탈북자였다. 성국은 브로커를 고소했다.
다행히 장모는 한국대사관에 인계되어 한국에 오는 데는 지장이 없게 되었다. 장모는 한국 정부 절차에 따라 6개월에 걸친 조사와 교육 받은 후 가족과 만나게 될 것이다.
여름
성국은 돈이 시급했기 때문에 임금을 월급이 아니라 일당으로 받기 위해 일자리 옮겼다. 아직 북에 남은 수련의 가족에게서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탈북하기 위해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지금 회령에 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회령은 두만강과 마주한 북한의 국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감시가 심한 곳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국경을 넘어야 했다.
가족을 북한으로 빼내오기 위한 성국과 김성은 목사의 계획이 세워졌다. 계획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절차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1. 브로커에게 돈을 써서 가족이 국경경비대의 감시를 피해 강을 넘게 만든다.
2. 성국이 강 맞은편에서 가족을 배에 싣고 중국과 한국의 공해로 나오면
한국에서 출발한 김 목사가 가족을 건네받아 한국으로 들어온다.
3. 마지막으로 한국 국적자인 성국은
그들과 함께 한국에 들어올 경우 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비행기를 타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 같은 해상탈출은 지금껏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다. 자칫 잘못하다간 북한 경비대에게 체포될 수 있는 위험한 계획이기 때문이다. 성국은 탈북 브로커를 통해 가족을 중국으로 빼내기 위해 직접 중국으로 향했다.
가을
성국은 중국-북한 국경에서 가족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수련의 동생 광렬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자신이 목숨 걸고 넘어온 이곳에서 가족들을 기다리는 성국의 모습이 초조하게 비춰진다. 성국은 조그맣게 광렬을 부른다. 하지만 그 외침은 어둠 속에 파묻혀 사라진다. 이 때 누군가가 두만강을 건너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다. 가족이다. 모두들 무사히 건넌다. 하지만 고된 여정으로 비틀거리는 모습이 안타깝다.
성국은 마침내 탈출을 위한 14톤 목선를 구했다. 약속지점까지는 20시간이 걸린다. 배를 움직일 사람은 성국과 선장 단 두 명이다. 날씨가 계획의 성패를 결정한다. 그런데 그 날 풍랑 주의보가 떨어졌다.
한국에서 김성은 목사는 날씨 때문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하지만 성국은 출발했기 때문에 안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렵게 철선을 구했지만 출발이 9시간이나 늦어졌다. 바다에서 성국과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전기이다. 하지만 가까이 있지 않는 한 아무 쓸모가 없다.
마침내 김성은 목사는 중국과 한국 공해상에서 9시간 이상 떠다닌 성국을 만났다.
가족들은 김성은 목사의 배로 올라 탔다. 풍랑으로 두 배가 심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배를 넘는 과정은 극적으로 묘사됐다. 기나긴 탈북의 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모두 무사히 옮겨 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성국의 낡은 배가 오랜 표류 때문에 물이 새기 시작한 것이다. 당초 계획을 변경해 성국은 김 목사를 따라 한국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한국 영해에 진입하자 해양 경찰이 나타났다. 가족들은 모두 해경에 인도되었다. 하지만 성국은 해경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성국은 엔진이 고장난 배를 탄 채 바다 위에 떠있어야 했다.
이튿날 성국 입국이 허락됐다. 김성은 목사가 밤새 성국의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했고, 당국이 마침내 허락을 해준 것이다.
이렇게 수련의 가족 구출이 모두 성공한 것으로 다큐멘터리는 끝난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 2 천국의 국경을 넘다2는 조선일보가 크로스미디어로 기획·제작한 다큐멘터리이다. 총 3부작(1부 '밀항선', 2부 '세 개의 국경', 3부 '재회')으로 구성된 '천국 2'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탈북자들의 목숨을 건 탈주 과정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
탈북자들 탈출 돕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다큐멘터리에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돕는 김성은 목사가 나온다. 그는 탈북자인 부인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남한 사회에서의 정착을 돕고 있다. 탈북자들을 돕게 된 것은 개인적 헌신에서 시작됐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그는 중국 두만강 유역에 선교하러 갔다가 북한의 처참한 실상을 보게 됐다. 탈북 꽃제비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그 후 갈렙선교회를 설립하고,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을 도왔다. 한편 신학을 공부한 뒤 목사 안수를 받고 바울선교교회를 개척했다. 탈북자 구출은 하나님께 받은 소명이기 때문에 어떤 난관이 있다 해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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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상생기자단 4기 이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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