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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짝> 북한 출신 여자 5호의 세상을 향한 용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진정성있는 만남은 점점 줄어드는 것만 같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찾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명예, 자산, 학력으로 내 배우자를 혹은 연인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보다 진정성 있는 만남을 기획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된 프로그램! 그것이 바로 현재 방영 중인  SBS <짝> 이라는 프로그램이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그동안 방송됐던 여러편 중에서 특히 10월 26일에 방영된  <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로 가득찼다.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부터 옥스퍼드대학교를 졸업한 수재까지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었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사람은 여자 5호. 여자 5호는 치과 간호조무사다. 북한을 넘어왔고, 한국에서 지낸 지 4년이 넘었다. 그런 그녀가 용기를 내어 SBS <짝>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을 신청했다. 그녀는 왜 이 프로그램 출연을 신청하게 됐을까? 나는 그 점이 몹시 궁금해졌다.

 

처음 내가 본 그녀의 모습은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동시에 다가올 자기소개시간을 그녀는 무척이나 두려워했다. 여자 5호는 "사람들이 편견을 가질까봐 두렵다"고 했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또한 그녀는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그래왔던 것처럼 북한사람이었던 것을 친구들에게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북자라는 세상의 따가운 시선, 북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어감, 그리고 남한 사회에 적응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그 숙명이 그녀를 더 숨 막히게 했던 것 같아 보였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그래서였을까? 여자 5호는 아직 오지도 않은 자기소개 시간을 계속 걱정하며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여자 5호와 한 방을 함께 썼던 여자 참가자들은 왜 이렇게 그녀가 긴장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그들의 머리 속엔 '그녀가 이렇게 긴장할 정도의 반전 있는 자기소개의 내용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으로 호기심이 가득차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북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여자 5호에게서는 북한 말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여자 5호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많이 연습을 했다. 하지만 간혹가다가 말투에서 조금씩 북한 억양이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긴장감 가득한 하룻밤은 저물어갔다. 그리고 대망의 자기소개시간이 돌아왔다.

남자들은 패기넘치는 모습으로 저마다 자신의 소개를 끝마쳤다. 여자 참가자들도 쑥스러운 듯 보였지만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드디어 마지막 여자 5호의 자기소개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머뭇거리며 자신을 소개했다. "제 고향은 북한입니다."라고.. 순간 장내의 분위기는 찬 물을 끼얹은 듯 무거워졌다.

 모두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듯 놀란 반응이었다. 하지만 곧 남자 1호가 "남남북녀라는데, 남쪽 남자가 잘생겼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자 5호 또한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그녀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좀 고생을 많이 했다"고 천천히 자신의 어려움을 터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서 짝이 되시는 분과 결혼을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자 5호는 이상형에 대해 "제가 북한에서 넘어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저를 리드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된 내용은 초반부 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내면 깊고 진실성 있는 이야기들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 SBS 10월 26일 방송된 <짝> 장면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이 여자 5호이다. 나는 이전까지 <짝>이라는 프로그램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편을 보면서 새롭게 든 생각이 하나 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어느정도 달성했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만남, 그것은 비단 남녀사이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필요한 정신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북한이탈주민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3D 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우리네 시선은 차갑기 그지 없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여자5호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이 여자 5호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세상의 편견을 향해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이 차가운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온 이 여자 5호를 이상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녀의 소리를 귀기울여주는 건 어떨까?

 

또한 이번 기회에 여자 5호 뿐 아니라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

SBS <짝> 10월 26일 31화  : tv.sbs.co.kr/jjak

 

 

 

 

 

 

 

                                                                                                                           상생기자단 4기 지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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