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5일까지 제5회 세계한인의날 기념 <재외동포영화 특별상영전>이 서울 종로구 미로스페이스에서 열렸다. 행사 첫 날에는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두만강'을 포함하여 총 3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첫 날 상영작 영화 <두만강>은 탈북소년과 중국 조선족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독립영화라 다소 한산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많은 관람객이 영화를 보러 이곳을 찾았다.
영화 '두만강'은 탈북 소년 '정진'과 조선족 소년 '창호'의 우정을 담담하고 조용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소년의 우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민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두 소년의 우정, 탈북자와 조선족의 현실, 우리 민족의 상처와 아픔을 영화 하나에 모두 담아냈다.
상영 후에는 장률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장률 감독은 6시부터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사랑, 우정과 같은 가치 이해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며 "보편적 가치 외에도 역사, 민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영진 평론가와 장률 감독의 대화 중 일부이다.
김영진 평론가 구상은 어떻게 한 것인가? 장률 감독 2003년도쯤 구상했다. 하지만 투자가 되지 않아, 2008년부터 촬영 시작에 돌입했다.
김 영화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종종 발생하는 일인가? 장 이런 일들은 두만강에서 일상이다. 매일 이런 상황이 현실이다. 간혹 한국을 포함한 외부인들은 뉴스 취재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방문이 일상적이지는 않다. 영화는 언론에서 보여주지 않은 삶을 그리고 싶었다.
김 굉장히 영화가 로컬(local)하다. 그럼에도 2010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뜻인데, 이전 잡지 인터뷰에서 보니 수상을 받았음에도 서양 사람들은 영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이 사실인가? 장 '영화가 만국공통어'라는 것은 개소리다. 다소 과격하지만 그만큼 베를린 영화제서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은 이 역사를 전혀 몰랐고,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나름 지식인, 영화인이었는데도 말이다. 그 지역의 역사, 두만강 등을 전혀 모른다. 당시 투자 받을 제작사를 찾고 있었는데, 프랑스 제작사가 "중국, 북한 사람들의 우정"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표현하면 좋게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부분을 확대하면 그 지역 역사를 가려야 하는데, 이는 문화제국주의다. 공감 못해도 원래대로 그냥 하겠다고 말했다. 영화에 관해서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말하는 것은 두만강과 우리 동포의 역사다. 일본에서도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조선족, 두만강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어서 놀라웠다. 침략의 역사를 통해 배운 듯하다. 동아시아 역사를 모르는 미국, 유럽 등의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서라도 역사를 알았으면 좋겠다.
김 영화 마지막에 할머니가 두만강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 그 곳에는 다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상상 속으로나마 두만강을 건너게 해드리고 싶었나? 장 내 입장에서는 상상으로 건너게 해드리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다리를 보았던 노인들은 그것이 상상이 아니다. 직접 경험한 사람들에게 다리를 건너는 것은 상상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또한 다리를 건너는 것이 바람이고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면, 현실에도 있는 것이 아닐까.
김 탈북 소년 '정진'과 조선족 소년 '창호'의 캐스팅은 어떤 느낌으로 이루어진 것인가? 장 캐스팅시 볼차기를 한 번 시켜봤다. 어른은 도박할 때, 아이들은 축구할 때 자신의 성격이 바로 드러난다.(웃음)
김 포스터 장면의 느낌이 인상적이다. '창호'가 웅크리고 누워 있는데, 이런 장면을 연출한 이유는? 장 죽는 것이 무엇인가 상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만강에서 탈북하다가 얼어죽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일상이다. 늘상 보니 그게 어떤 기분인가하고 '창호'가 따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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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보러 온 대학생 정수지(목포대 간호학과, 22)씨는 "한민족의 아픔을 다룬 영화는 남북에만 한정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영화를 통해 북한과 조선족에서도 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고 전했다. 또한 정 양은 "남북 통일 외에도 민족 통일의 또 다른 의미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두만강'은 파리국제영화제 2관왕, 러시아 이스트웨스트 국제영화제 2관왕, 스페인 우렌세국제인디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 지난 7월 31일, 박채연 기자가 영화 <두만강>의 전반적인 내용을 본 블로그에 작성한 바 있다.
: '삶의 슬픔이 침묵으로 흐르는 영화 <두만강>' http://blog.daum.net/mounification/8768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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