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6월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약 67만 명의 수험생들에게 6월은 무엇보다 중요한 달입니다. 바로 '수능'이라는 커다란 관문을 앞두고, 중간 평가를 치르게 되는 '6월 모의고사'가 있기 때문인데요. 얼마 남지 않은 대학 입학,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많은 수험생들을 생각하니 밝은 봄날의 햇살도 뜨겁게만 느껴집니다.
<사진1. 이화여자대학교 이삼봉홀 북한이탈청소년 대학입시 박람회 전경>
지난 5월 26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북한이탈청소년 대학입시박람회가 있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주최하고, 여러 기관의 협력과 정부부처의 지원 아래 2008년부터 개최한 박람회는 올해로 4회를 맞았습니다.
북한이탈청소년 대학입시박람회는 대학마다 다른 입시전형으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 청소년들에게 대학별 입시전형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되었는데요. 박람회에서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각 대학의 입시전형을 소개하고, 대학별 1:1 입시 상담, 개인 진로상담, 진로적성검사 등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올해 박람회에는 총 45개의 대학이 참가했는데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은 자유롭게 부스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입시전형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원하는 과가 있으신가요? 원하는 학교가 있으신가요? 그럼 어떤 전략으로 승부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진2. 부스에서 면담하고 있는 모습>
이번 박람회에서 단연 가장 인기가 많았던 학교는 한국 외국어 대학교였습니다. 한국외대는 서울 캠퍼스와 용인 캠퍼스에서 사범대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탈북 학생들을 뽑고 있습니다. 한국외대에는 매년 30명 정도의 탈북 학생들이 입학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40명의 학생이 지원했다고 해 30명이 합격해 약 75%의 합격률을 보였는데요. 한국외대의 다양한과 가운데 특히 중국과 관련된 학과, 중어중문학과에 더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대학교가 그렇듯이 한국외대 역시 탈북 학생들을 외국인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 외 선발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외대의 외국인 전형은 올해부터 대폭 수정되어 면접 100%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등 기타 서류전형도 전혀 없는만큼 면접이 어느 학교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하겠죠?
일반 학생들과 경쟁을 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탈북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만큼 한국외대 부스 앞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부스 앞에 줄을 서서 개별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국외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면접의 비중이 굉장히 큽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경우도 많지만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면접을 통해 다시 확인하고 질문하기 때문에 면접 준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면접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운을 믿기보다는 내가 왜 꼭 이 학교에 들어와야 하는지, 왜 이 학교에 진학하고 싶은지에 대한 분명한 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신입생을 꿈꾸는 모든 수험생들은 미리미리 자신의 입학 동기에 대해 차분히 말하는 습관을 길러야겠습니다. ^^
매년 박람회가 거듭될수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많은 정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해오셨는데요. 한국교육개발원의 탈북 청소년 교육 지원 센터 강구섭 팀장은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진로적성검사와 진로진학상담 코너 등을 만들었으며, 학생들의 필요가 더욱 다양해지고 관심분야도 넓어진 만큼 4년제 대학 중심이던 박람회에서 다양한 진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대학별 부스 외에도 진학상담 코너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삼봉홀 안에서는 사뭇 진지한 얼굴을 한 많은 학생들이 진학상담 코너에 앉아 자신의 진로를 상담 받고 있었습니다.
진학상담 코너 앞쪽에는 진로적성검사를 하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습니다. 이전에 대학에 진학한 탈북학생들 가운데 대학을 중도 포기하거나 졸업한 이후 다른 과나 학교에 재입학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진로검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내게 맞는 직업은 어떤 것일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많은 학생들이 진로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한 해, 한 해 점점 더 발전한 모습으로 성장해갈 박람회는 또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까요?
박람회에는 수험생들 이외에도 수험생들을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참석하시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다양한 관계자분들이 많이 참석하십니다. 그래서 강 팀장님은 그분들을 위한 시간과 어른들을 위한 상담코너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시고, 더 좋은 행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내년에는 더 좋은 박람회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직접 박람회에 온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박람회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까요?
인천 새터민지원센터를 통해 박람회를 알게 된 21살의 이철수(가명)군은 작년에도 박람회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에 진학을 희망하여 중국어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는 철수군은 한국외대 부스에서 진학 상담을 받았는데요. 철수군이 희망하는 한국외대가 박람회에 참여하여 입시를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을 것 같습니다.
철수군에게는 만족스런 박람회였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00군처럼 중국어과를 선호하지만 정치외교학과, 간호학과, 패션디자인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이 많지만 참여 학교가 한정적이라서 정보를 얻기 부족하다는 것이죠. 앞으로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한다면 관심사가 다양한 학생들에게 좀 더 풍성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지개청소년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북한이탈청소년들을 만났던 신에스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박람회가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기뻐하셨습니다. 센터에서 만난 많은 학생들은 남북간의 교육체계 차이로 인해 남한의 중,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입시정보를 얻은 기회가 더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늘 안타깝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이번 입시 박람회는 각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이 직접 오셔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입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했습니다. 학생들을 걱정하던 선생님의 근심도 조금은 덜어졌겠죠?
박람회장을 취재하는 동안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스태프 목걸이를 달고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던 학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박람회 스탭으로 자원봉사를 하던 대학생들이었는데요. 처음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인지 원하는 대학의 부스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 때마다 먼저 다가가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직접 안내해주던 스태프들과도 짧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박람회 스태프를 하게 되었다는 성균관대 광현지 학생과 박민영 학생은 박람회 스태프 봉사를 위해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스태프 사전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스태프 사전교육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남북한의 언어차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사전교육을 통해 박람회에서 만날 학생들을 위해 미리 알아야할 정보들을 접하고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스태프는 오늘 온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이나 과가 있는 부스로 안내해주며 누구보다 바쁘게 뛰어 다녔습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박람회 내내 즐거워 보이던 두 학생들을 보며 북한과 남한이 아닌 청소년이라는 하나의 울타리에 안에 속해있는 우리네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남북한 할 것 없이 모두가 꿈꿀 수 있는 세상,
그 꿈을 이루리라 누구나 기대할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 아래 북한이탈청소년들을 위한 박람회는
계속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박람회장을 나서며 맞았던 따스한 햇살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북한이탈청소년들의 가슴에도,
모든 수험생들의 얼굴에도 따스한 햇살같은 미소가 늘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바랍니다.
*참고*
박람회에서 무지개 청소년 센터 윤상석 팀장님과 함께한
북한이탈청소년 대학입시에 대한 Q&A입니다.
Q. 면접 때는 어떤 질문을 하나요? |
A.
어떤 질문을 한다고 일반화 하기는 어렵지만, 공통적인 질문은 있습니다. '왜 이 대학에 입학하려고 하는지', 대학 지원 동기 를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몇몇 대학에서는 공부역량평가를 위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 시사문제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요령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질문에 대해 정확히 모를 때에는 확실히 모른다고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어설픈 대답보다는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둘째, 아는 질문이라고 해도 너무 장황한 설명은 금물입니다. 가급적 육하원칙에 따라 간결하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떨지 말고 차분하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분명하고 자신 있는 의사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Q. 전문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4년제에 재입학하는 경우에도 학비 지원이 되나요? |
A.
2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4년제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4년제 대학을 새로 입학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학비는 한 사람에게 8학기에 한해서 제한됩니다. 따라서 2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4년제 대학에 진학할 경우에는 초반 2년은 학비 지원이 되지만 나머지 2년은 자비로 내야 합니다. |
Q. 외국인 전형으로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
A. 외국인 전형은 정원 외 입학이므로 정원과 상관없이 추가입학이 가능합니다. 지원 시 필요한 서류는 보통 북한이탈주민 확인서, 학력 관련 증명서, 학교가 요구하는 서류(특히 자기소개서인 경우가 많습니다)입니다. 만일 북한이탈주민끼리 경쟁을 하는 상황이 온다면, 다른 서류는 모두 기본적으로 갖추기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이전에 합격한 학생들의 사례를 볼 때, 몇 가지 공통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 이 대학에 지원하는 동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 강조해 왔듯이 왜 이 대학에 지원하는지, 왜 자신이 이 대학에 입학해야 하는지 확실한 소신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동안 이 대학 진학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밝혀주십시오. 원하는 학과 진학을 위한 자격증 획득이나 학교 외 공부 경력 등이 있다면 자신의 노력을 증명할 좋은 자료가 됩니다.
셋째, 학교 외 활동을 진학 분야와 연결하여 밝히십시오. 요즘은 학교 활동 외에도 외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적극성이 중요합니다. 단, 활동에 대한 과장이나 거짓은 금물입니다.
끝으로, 탈북과정, 북한에서의 생활 묘사는 가능한 간략하게 서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장황하고 자세한 묘사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에서의 생활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한 자신의 노력과 동기에 더 치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Q. 약대를 준비하는 학생입니다. 타 학과를 졸업하고 약대 대학원에 진학하면 학비 지원이 되나요? |
A.
앞서 밝혔던 8학기 학비 지원은 일반 학과에 대한 지원입니다. 만일 의대, 한의대 등 특수과(6년제 등)일 경우 6년, 즉 12학기 지원이 가능합니다(단, 기준 점수 이상의 학점을 받을 경우에 한합니다.). 그렇지 않고, 일반 4년제 학과를 졸업한 후에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이미 8학기에 한한 정부 지원 학비를 모두 받았기 때문에 대학원 학비는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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