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학생 통일 포럼
: 독일 통일 20년, 한반도 통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싱그러운 봄의 끝자락이 보이는가 싶더니 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하며 여름의 도입을 알리는 요즘입니다. 이런 날씨에도 대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 5월 28일 통일부 통일교육원의 주최 하에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대학생 통일 포럼 현장에서도 그 열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였는데요. 푸르른 캠퍼스만큼이나 젊음의 기운이 가득했던 열띤 토론의 현장으로 함께 가 보겠습니다.
포럼은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 전략 대학원장님, 강연서 통일부 통일 교육원 서기관님과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대표’이신 김영일 대표님의 축사로 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김영일 대표님께서는 통일의 당사자는 남·북 모두인 만큼 자국의 입장에서만 통일 문제를 바라보는 것을 지양하고, 일반 국민들이 나서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부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축사에 이은 제 1회의에서는 서울대 통일 평화 연구소의 김병로 교수님께서 ‘독일 통일 20년에 생각하는 한반도 통일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매우 열정적인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니 벌써 통일이 찾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김병로 교수님의 강연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 최대한 교수님의 강연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교수님의 표현을 수정하지 않은 채로 서술하였음을 밝힙니다.
분단이 너무 오래 지속됨으로써 이제 우리는 분단체제에 매우 익숙해졌고, 분단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무감각해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한민국은 분단 체제로 인하여 매년 천문학적인 분단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분단으로 인해 남한은 지리적 밀폐공간으로 전락하였고, 휴전선에 엄청난 병력과 화력을 쏟아 붓는 현재의 분단체제로 인해 경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분단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 간, 국민과 국민 간의 신뢰가 상실된 것은 분단체제가 가져온 최대의 비극입니다.
그렇다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통일 자동차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4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로,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는 성능 좋은 엔진, 즉 주민들의 통일 열망을 제도화할 수 있는 경제협력이나 정치적 선거가 필요합니다.
둘째는, 통일의 방향을 조정해나가는 운전기사 역할의 ‘정치적 리더십’입니다.
셋째, 자동차가 잘 달리기 위해 평탄한 도로사정이 필요하듯 국제상황을 매끄럽게 할 외교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위의 모든 조건들이 갖추어졌더라도 연료가 없으면 자동차가 굴러가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있어 연료란 통일을 하려는 ‘열망’을 의미합니다. 통일의 비전을 높이 세우지 않으면 통일 과정에서 치르게 될 통일 비용에 압도되어 통일의 추진력을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통일에 대한 열망과, 기대를 높이 세워야 할 것입니다.
김병로 교수님의 말은 말미로 갈수록 더욱 와닿았습니다. 가슴속에 아스라이 남아있던 통일에 대한 '희망'을 '열망'으로 바꾸어 놓는 훌륭한 연설이었습니다. 스펙에 목을 매며 서로를 드잡이 하듯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교수님의 순수한 열정은, 분명 젊은 날의 큰 흔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어느 유명 언론인의 수필집에 있는 표현을 잠시 빌려와 응용해보면, 교수님의 열정을 부러워하기만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2010년 5월의 봄바람'이 용서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학생들이 통일에 너무 무관심 한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강연 중 통일에 있어서 중국어와 일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외국어 공부는 꼭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께서는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은, 동북아 삼국의 언어가 유기적으로 소통을 이루는 역동적인 통일을 꿈꾸고 계신 듯 합니다.
김병로 교수님의 강연 뒤에는 성균관대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과거 햇볕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내용과 앞으로 통일 과정상에서 미국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가장 뜨거운 의제로 논의되었습니다.
성균관대 사회학과의 신명찬 학생(좌)은 미국과의 공조에 의지하기보다 실제로 탈북자들이 많이 접하는 동남아지역, 혹은 지리적·정치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함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였고, 이에 대해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미국과 전략적 외교를 잘 구사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되었습니다.
통일 이후 동서독 간 경제적 격차의 심화, 사회 심리적 후유증 등에 대한 내용도 논의되었는데요, 학생들의 발표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대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창의적인 통일 준비 방안이었습니다.
성균관대 사회학과의 김민호 학생(우)은 대학생 정착 도우미를 두어 대학생들이 직접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과정을 돕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한국에 영어 문화 마을은 수없이 많은 반면, 북한 관련 마을은 없다는 것을 예로 들어 북한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북한 민속촌 만들기, 통일 후 이질감 해소를 위한 새터민 대학생들 활동과 정부의 지원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여름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던 대학생들의 토론과 함께, 포럼은 3시간여 만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날 강연을 시작하기 전, 서울대학교 김병로 교수님께서는 독일 통일에 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두 가지 생각을 갖게 된다고 하셨는데요, 마치 군대 가기 전, 군대에 다녀온 선배들의 무용담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과 같은 부러움, 그리고 통일이 현실 역사에서 실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이 그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갈라진 한반도의 땅 안에서 살아온 것이 너무나 익숙한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분단된 두 체제가 하나로 통합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입니다. 북한 주민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같은 언어를 쓰고 있으면서도 ‘통일’이라는 것이 우주의 이방인을 만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도 통일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듯 휴전선의 철책이 사라지는 그 날을 대비해, 우리는 ‘준비’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풀어나갈 젊은이들이 모인 오늘과 같은 시간은 훗날, 이러한 준비 과정의 중요한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채워나갈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들을 기대해봅니다.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
6시가 넘어갈 무렵. 공식 행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모두가 함께 성공적으로 치뤄낸 값진 포럼이었네요.
공식일정은 끝났지만, 그냥 돌아가기 아쉬운 상생 기자단! 그래서 포럼 참가자 중 한분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김영일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학생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신 김영일 대표님에게 드린 질문은 바로!!
Q. "통일부 상생 기자단의 취재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대학생들의 시각이 굉장히 참신합니다. 색깔에 물들지 않았어요. 제일 중요한 것은 취재에 있어 '크로스 체킹' 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관련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그 지역 출신의 북한이탈주민을 최소한 2~3명 정도 취재해야 합니다. 간혹 북한이탈주민들의 얘기가 신빙성이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2~3명을 검증 했더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정리하자면, 지역 북한이탈주민을 인터뷰 하면 비교적 정확한 소식을 알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A.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핵문제 같은 커다란 이슈는 일반 주민이 알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취합해서 기사를 작성하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좋은 말씀까지 해주신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김영일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
얼마동안을 정신없이 달려야 통일이 다가올까요? 잡힐듯 잡히지 않는 아릿아릿한 통일 문제..
역사는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흘러가는 것만이 아니라, 어디선가 모두 기록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2010년을 들춰보겠지요. 그때 그들은 지금의 젊은이들을 무엇이라 기억할까요?
타인의 기억은 내가 만드는 것이기에, 통일부 상생기자단은 통일 한국의 미래상을 그리며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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