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북한요리 8
식의(食醫)의 정성이 깃든‘개성무찜’
이맘때가 되면 차가운 바람에 기운을 잃은 산의 나무들이 푸른 옷을 벗고 갈색옷으로 갈아입어 쓸쓸함을 더하지만 여름보다 더 푸르러 어머니의 품처럼 우리를 반기는 곳이 있다. 바로 끝없이 펼쳐진 무와 배추밭이다.
어린 시절 학교가 파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가 책가방을 팽개치고 어머니를 찾아 끝없이 펼쳐진 가을 들판을 이리저리 찾아 헤메이던 기억이 난다. 형제 중 막내여서 그런지 유난히 엄마를 따랐던 나는 멀리서 어머니 모습이 보이면 배고픈 것도 잊고 큰 소리로 어머니를 부르며 한걸음에 달려가곤 했다. 그러나 어머니를 찾은 기쁨도 잠시, ‘쪼르륵’ 뱃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어머니는 무밭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무를 뽑아 껍질을 벗겨 손에 들려주셨는데, 팔뚝보다 큰 무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한입 가득 베어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가을 무의 단맛은 그 어떤 과일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고 시원하여 무 하나를 다 먹고 나니 기운도 솟아나는 듯 했다.
우리나라에서 무는 김치나 무침, 국, 조림, 찜 등에 다양하게 이용하여 ‘채소의 왕’이라 불리는데 그중 가장 맛이 좋다는 가을무는 ‘인삼과도 효능이 같다’고 한다. 특히 내고향 개성의 가을무는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만큼 단단하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여 어린시절 고향의 가을을 생각하면 늘씬한 무가 가장 생각이 난다. 개성무찜은 쇠고기외에도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하얗게 살이 오른 가을 무와 밤, 대추, 은행 등의 견과를 듬뿍 넣어 푹 무르도록 익힌 음식으로 맛도 있으려니와육류와 채소의 배합이 뛰어난 영양음식이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병을 다스리는데 약보다 음식을 먼저 생각하였다. ‘식의(食醫)’라 하여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했는데 식의(食醫)의 지혜는 개성무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무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다양한 육류가 많이 들어가는 개성무찜에 무를 듬뿍 넣음으로써 소화가 잘 되게 하고 또한 고기를 자주 먹기 힘든 시절 양을 푸짐하게 하기도 했다. 삼겹살집이나 치킨집에서 초절임 무를 곁들여 내고, 찐고구마를 먹을 때도 동치미와 함께 먹는 것 또한 무가 소화를 돕기 때문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무는 여러 가지 음식 재료 이외에도 소화를 돕고 독을 풀어 준다고 하여 민간요법에서 약으로도 쓰였는데 특히 기침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처에 바르기도 하였다. 『본초강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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