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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은 ‘150일 전투’를 했다는데, 그 결과는?


최근 북한은 ‘150일 전투’를 했다는데, 그 결과는?

 

북한은 4월 20일부터 9월 16일까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명분하에 ‘전당적인 총공격전, 전국가전인 총동원전, 전인민적인 총결사전’이라는「150일 전투」를 실시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금속·전력·석탄·철도운수 등 이른바 4대 선행부문을 비롯한 각 경제부문의 생산성과와 ‘투쟁’ 소식을 소개하면서 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의 노력투쟁을 촉구했으며, 김정일 위원장은 현지지도를 강화하는 등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150일 전투」는 과거의 대중동원을 통한 경제건설 방식을 재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50~’60년대의 ‘천리마 운동’, ‘90년대의 ’성강의 봉화‘와 같이 모범의 창출과 대중적 노력경쟁의 촉구를 통해 목표의 조기달성과 초과수행을 유도하는 것이다.

 

북한이 이와같은「150일 전투」를 전개한 것은 기본적으로 핵실험·장거리 로켓발사 등으로 야기된 국제사회의 제재와 인도적 지원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내부동원 극대화를 통한 자력갱생 방식의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으로는 현재 북한당국이 내세우는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위한 경제회생의 의도와 함께 경제난 지속에 따른 체제불안요인 증대, 외부사조 유입에 따른 사회기강 해이 등에 대응하여 사상 재무장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150일 전투」를 종료하는 시점에 접어들어 북한은 그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공업부문에서 전투계획을 112%로 넘쳐 수행했으며 금속·전력·석탄·건설 등의 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캠패인식 경제건설은 특정부문에만 자원이 집중되도록 함으로써 다른 부문에서의 자원부족을 초래하여 경제 전체적으로는 자원배분의 왜곡과 비효율성을 야기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북한이 농업부문은 당국의 집중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료·농약 등 영농자재의 부족 등으로 인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이 추진한 ‘전투’가 주민들의 노동력 동원 측면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나 북한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인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근로자들의 경우 노동시간 연장, 노동강도 강화 등에 따라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는 점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결국「150일 전투」와 같은 경제건설 방식의 지속은 비우선순위 부문의 침체를 가속화하고 주민들의 피로감을 누적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100일 전투」라는 또 다른 노력동원을 추진하고 있다.

 

어쩌면 북한 당국자들은 북한경제가 외부의 지원 없이는 회생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경제재건을 원한다면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한편 경제의 개혁·개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외부 자본과 선진기술이 도입되어야만 북한경제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경제의 회생을 위한 최선의 길은 주민동원을 통한 ‘전투’가 아닌 이러한 국제사회와의 ‘협조’이며, 이러한 협조는 북한의 핵포기 결단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