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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베스트

통일을 준비하는 북한이탈주민 대학생과의 인터뷰


< 통일을 준비하는 청년,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강원철 씨와의 대화 >

- 상생기자,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기자를 만나다.

 

 

 

2009년 7월 15일, 오후 4시. 맑은 날

신촌 스타벅스에서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강원철 씨를 만났다.

  


첫 인터뷰를 앞둔 나의 심장은 두근두근 콩닥콩닥 !



통일부 상생기자단이 된 후, 하나원을 방문하고, 취재를 나가보고, 기사를 쓰면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직접 만나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득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하나원 1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하나원 수료 후의 북한이탈주민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다.



와아!!! 정말 내가 인터뷰를 하게 되다니!!!! (자자, 마음을 차분히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상생기자에게 통일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대학생 강원철 씨와의 멋진 인터뷰 스토리.

 

 

금부터 시작해본다 !

 

 

 

 

인터뷰를 요청한 내가 먼저 일찍 도착해 있으려고 했는데


긴장 때문인지 허둥지둥하던 나는 4시 5분전에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나는 약속장소인 3층에서 전화를 걸었고,


테이블에 앉아 신문을 읽던 한 청년이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그가 오늘 나와 인터뷰할 대학생 강원철 씨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인터뷰 전에 통화했던 목소리나, 27세라는 나이로 짐작컨대


조금은 어두운 인상이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실제 만난 강원철 씨는 무척 동안(童顔)에, 이지적인 느낌을 주는 젊은이였다.



(아, 오늘 인터뷰 기대된다.)




명함교환과 더불어 짧은 인사가 끝난 후,


약간의 어색함을 무릅쓰고 "자, 그럼 저희 인터뷰 시작해볼까요?" 라는 나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Q1. 저는 통일부 상생기자단에서 기자로 활동 하고 있는 오윤정 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1. 가족 모두가 탈북 하여 하나원 13기를 수료하였고,

 현재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강원철 입니다.

 올해 7월부터 중앙일보 대학생 NGO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7년 전에 하나원을 수료하고 정착해서 현재는 대학교 4학년으로, 신문사 인턴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철 씨는 우리 상생기자단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기자와 기자의 만남인가.
서로 "어떻게 기자활동하게 되셨어요?" 질문하며 이야기를 나누느라 잠시 시간을 보냈다.

 

 

 

 

Q2. 7년전이라 하나원을 수료하신지는 꽤 되셨지만,

그래도 하나원에 대한 기억이나 개인적인 생각이 있으실 것 같아요. 

하나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A2. 저는 13기 수료자이기 때문에 지금의 하나원과 많은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나원에서의 적응교육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이론적인 부분보다는 실제 경험을 통한 교육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는 실제 돈을 사용해보는 것이 빠른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탈북 후 하나원에서 적응교육을 받는 사람들에게 이론적인 부분은 사실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이론적인 설명 보다는 실제로 체험해보고 경험해보는 것이 큰 공부가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최근 하나원의 교육과정은 체험학습시간이 많이 늘었고,

강원철 씨의 그러한 생각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얘기했다.

 


 

 

 

 

 Q3. 하나원을 수료하시고 정착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

 

 

A3. 물론 많았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라면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라고 생각됩니다.

 

저희 가족들도 각자의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무엇이 어려웠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적응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북한이탈주민의 입장에서는 다소 진부한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적응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다는 말.  그리고 너무나 많은 각자의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이기 때문에 

사실 그러한 어려움을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가 애매했던 것이다.  

 

 

 

 

 

 

Q4. 지금 27세의 청년으로서 가지고 있는 소망이 있다면 ?

  

 

A4. 통일이죠.

 

통일이 분명 얼마 남지 않았다고 믿고 있고요.

 

남한에서 일반 회사에 입사해 생계를 위한 벌이를 하고 있다가 통일을 맞이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의 정보의 부재를 생각할 때,

 

정보가 빠르고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직업을 통해

 

통일이 되었을 때 (남과 북의 양면을 다 알고 있는)중간자로서 통일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사실, 질문의 의도는 개인적인 소망에 관한 것이었다.

27세의 보통 청년으로서, 대학생으로서 가지고 있는 소망.

나의 예상 답변은 '취업'이었다.

 

하지만 그의 답변에서는 '중간자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통일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느껴졌다.

우문현답이란 이런 것이겠지.  나는 신념에 찬 그의 답변에 감동을 받았다.

 

 

 

 

 

Q5. 마지막으로 북한과 남한을 모두 겪은 한 청년으로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정말 궁금했다, 두 곳 모두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원철 씨는 질문을 받으시고는 답변 대신 나에게 먼저 질문을 했다.

 

 

 A5. "통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질문에 대해 나는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 같아 사실 두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맞아요, 엄청난 혼란이 생길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물리적 통일이 아닌 이념적 통일이 먼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북에 고향이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의 발전된 남한을 경험하고 있는 입장에서

북한도 남한의 근현대사 속 발전 과정처럼

이념적으로 먼저 민주화가 되고 자본주의가 이루어지게 되면

충분히 지금의 남한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한 뒤에 통일이 이뤄진다면 수월한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해외에서 공부한 탈북자들이나, 남한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우리 탈북자들이

북한에 들어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립을 위해 노력해서 발전을 이룬 뒤의 통일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통일 자체가 어렵고 거대하게 느껴지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세계화'를 생각할 때,

세계화라는 게 뭐겠어요.

내가 다른 나라에 가고 싶으면 여권가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체험하는데 큰 제약을 받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세계화잖아요.

북한은 문을 닫고 이러한 것들이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고요.

아주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러한 세계화에 북한도 함께 동참하는 것.

이런 부분이 실현되면 38선이 사라지는 통일도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철 씨의 '세계화'에 대한 언급은

나에게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었다.

통일에 대해 마냥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는

이제는 친숙한 '세계화'라는 개념을 북한에도 적용하는 일.

그것도 통일을 위한 길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준비한 질문은 여기에서 끝났지만,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했다.

 

 

 

 

+ Q6. 그러기 위해서 통일부 상생기자단이 가야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A6.  대학생들을 만나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북한과 남한이 어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하나같이 말합니다.


하지만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대학생들조차도


정작 깊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북한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들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개선해야할지를 고민하려면


그들이 왜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북한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해소해주는 기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의 생활과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삶을 사는 건지


먼저 아픈 부분부터, 설사 아프고 괴롭더라도 그걸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불쌍하다', '동정심 조장'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죠.


fact고, truth 이니까요.




탈북자들이 하나원에 와서 잘 적응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그들이 왜 탈북을 해야 했고, 탈북 과정이 어떠했으며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아야


적응을 잘 하는 방안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 사회에 정착한 원철 씨의 이야기에는

두 사회를 모두 겪은 사람으로서 통일에 대한 간절함과 진심이 담겨있었다.

원철 씨의 말대로 세계화, 민주화의 흐름 속에 남과 북이 통일하여 상생공영하는 그 날이 오기를

이 땅을 사는 젊은이로서 기도해 본다.

 

 

 

 

 

 

상생기자단 2기 오윤정

amelie_lov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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