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북한학과연합포럼 "고동통통: 고려대 동국대 통일로 통하다" 식순
제5회 북한학과연합포럼 "고동통통: 고려대 동국대 통일로 통하다" 2세션 내용
제5회 북한학과 연합포럼 연재기획 ①새내기의 열정 ☞클릭 ②조선노동당 7차 당대회 이후 남북관계 전망 ☞클릭 ③북한학도에게 북한이란? (현재 페이지) |
북한학도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연합포럼의 마지막은 2세션 "함께 말하는 나의 북한학"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세션은 단순히 북한, 통일문제의 이슈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북한학도로서 보다 깊은 철학적, 학술적 논의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가령 통일문제에 대해 단순히 통일의 이유나 당위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의 학술적 근거나 조심해야할 점 등을 논의했습니다. 동국대, 고려대 각 학교에서 4명씩 패널을 맡아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에는 플로어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2세션 토론은 주제가 특이했던 만큼, 진행 방식도 특이했습니다. 먼저, 각 학교는 포럼 한 달 전 미리 서로의 가치관을 소개하는 '소개서'를 교환했습니다. 소개서는 ①통일관, ②대북관, ③북한학관, ④지향가치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개서 교환을 통해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서 공부한 뒤, 포럼 2주일 전에는 서로에게 묻고 싶은 것을 정리해 '질의서'를 교환했습니다. 이렇게 먼저 교환한 소개서와 질의서를 바탕으로 최종 발제문을 완성하고, 포럼 당일에는 발제문을 토대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럼 먼저 동국대와 고려대의 발제문 내용을 살펴볼까요?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학술동맹 ①통일관: 우리는 '평화공존론'을 추구해야 합니다. 통일은 꼭 해야하지만, 그저 무조건 해야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북한을 100% 부정하고 남한에게만 이익이 되는 통일을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파괴적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는 만큼 평화가 더 중요하며, 남북이 평화적인 공존을 추구할 때 통일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②대북관: 남북은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동반자입니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 일차적으로 그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북한을 분석해보면 자신만의 생존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이러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정책도 무효합니다. ③북한학관: 북한학은 여러 문화권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한 학문인 지역학의 일부입니다. 앞서 통일관과 대북관에서 살펴본 것들을 연구하는 학문이기도 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한국학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북한에 대한 객관적 연구를 위해 내재적(비판적) 접근법이나 북한 일상생활연구방법 등이 이용되며, 분단과 통일을 동시에 바라보기 때문에 남한 사회에 대한 공부도 병행합니다. ④지향가치: 학술동맹은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서 분단체제의 모순과 폭력성을 명확히 인식하는 가운데 평화통일을 지향합니다. 이분법적 진영논리나 레드 컴플렉스를 부정하고, 남북 어느 쪽의 입장에 매몰되지 않도록 분단체제에 거리를 두고 둘을 동시에 바라봅니다. 나아가 세계적 차원에서 한반도 주민으로서의 인식 지평을 넓히고자 합니다. |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UNIS 고려대학교 북한학회 UNIS 엠블럼 ①통일관: 통일은 훼손된 민족적 정체성을 회복하여 민족공동체를 재건설하기 위해 반드시 이룩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분단구조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하며, 경제적 통일편익을 극대화하여, 이를 통해 남북 구성원 모두 자유와 인권과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②대북관: 북한은 우리와 정치, 군사적으로 대결상태에 있는 경계의 대상인 동시에, 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해 협력해 나아가야 할 공존의 대상입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을 공존의 대상으로 파악해야 하지만, 현재와 같이 북한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한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③북한학관: 북한학은 북한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학문이며, 북한 신문이나 매체를 통해 북한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나 북한 주민의 현 상황을 분석하며 북한에 대한 올바를 이해를 쌓는 학문입니다. 통일 이후 주민 간 통합에 북한학 전공자들이 큰 역할을 하는 것도 기대됩니다. 단, 북한은 남한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으므로 북한학도는 북한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④지향가치: UNIS는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서,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북한을 균형있게 이해하여 체제의 이중성을 인식하여야 하고, 북한을 객관적 현실에 기초해서 이해해야 하며, 또한 북한을 보편적 가치 기준에 비추어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북관계에서 2007년 남북 정삼회담과 같은 분위기를 도출해야 합니다. |
(왼쪽부터)고려대학교 김세경, 정원진, 김민성, 최병열 학생,사회를 맡은 동국대학교 추재훈 학생, 동국대학교 정두호, 노숙경, 남민경, 정은진 학생.
양 측이 각 5분씩 발제를 끝낸 뒤에는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서 뜨거운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비정상성, 제국주의, 보편적 가치, 이렇게 듣기만 해도 어려운 주제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두 학교 간에 어떤 질문과 어떤 답변이 오갔는지 주제별로 정리해봤습니다(편의상 동국대학교 학술동맹을 '동대'로, 고려대학교 UNIS를 '고대'로 기입하고, 평어체로 서술합니다).
동국대가 말하는 평화공존론이 뭔가요?
고대(최병열) : 발제문에서 '통일론으로써 장기적 평화 공존 과정'과 '평화공존론'은 다른 개념이라고 하셨다. 각각에 대해 정의와 설명을 명확히 해주셨으면 한다.
동대(정두호) : 통일론은 통일을 위한 논리다. 이에 반해 평화공존론은 평화를 추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통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핵심은 통일이 안되더라도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평화공존론에서 통일은 부수적인 것이다.
고대(정원진) : 통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는데, 통일을 하지 않고 평화공존할 때 통일보다 더 이익이 있는가?
동대(정두호) : 통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통일론이다. 그런데 통일론은 제국주의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어느 한 쪽이 자기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위계적으로 상대방을 통합시키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화공존하는 한반도가 갈등 상황이 적다.
동대(남민경) : 통일론은 제국주의적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향한 과정이 평화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화로 가는 과정도 평화로워야 한다는 우리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고대(정원진) : 평화는 당연히 좋은 가치다. 하지만 북한이 평화를 위협하고 있지 않나.
고대(김민성) : 평화공존론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핵무기 등 북한의 살상무기까지 받아들여야 하는가?
동대(남민경) : 핵무기는 용납할 수 없다. 6자회담 등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즉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발제를 맡은 동국대학교 학술동맹의 정두호 학생
북한은 예측가능한 나라일까요?
고대(최병열) : 동대는 북한을 비정상적으로 보는 단편적 인식을 거부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봤다는 근거가 있나? 우리는 인권문제 등 북한의 비윤리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기본 권리가 제한되는 북한의 상황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동대(정은진) : 우리가 그렇게 말한 것은 북한은 예측 가능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가령 남한에 대통령 선거와 같은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고대가 북한을 인권탄압과 도발을 무작정 하는 국가라고 일컬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고대(김민성) : 북한은 아직까지 핵실험을 계속하고 대남도발을 일삼고 있으며, 36년만에 당대회를 개최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나라다. 왜 예측 가능한 나라라고 생각하는지, 예측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동대(노숙경) : 그들이 당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을 때 우리는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무력도발을 저지를 수 있다고 예측했고, 북한은 실제로 그랬다. 과거 사례와 북한 구조를 분석하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동대(정두호) : 우리가 비정상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의 체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행동할지, 북한 시스템이 어떤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북한을 비정상적인 국가라서 그렇다'라고 단편적으로 인식하는 지점에서의 비정상성을 언급한 것이다. 비정상성에 대한 고대와 우리의 인식이 조금 다른 것같다.
발제를 맡은 고려대학교 UNIS의 최병열 학생
북한문제에서 보편적 가치란 무엇일까요?
동대(정은진) : 북한을 대하면서 보편적 가치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지, 보편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우리는 선이고 북한은 악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고대(김세경) : 보편적 가치를 말씀드린 것은, 인간의 역사적 투쟁에서 보장하고자 했던 인간의 가치를 말하기 위함이었다. 보편적 가치는 최소한의 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동대(정은진) : 고대 측에서 말씀하신 사례를 보면 발제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 기준으로 설정하셨는데, 자유민주주의만을 보편적 가치 기준으로 설정하고 북한의 상황을 보면 도덕적 제국주의의 우려가 있다.
동대(노숙경) : 자유민주주의가 세계 다수 국가의 체제인 것은 맞지만 이것만이 무조건 옳은 체제라고 생각할 수 없다.
고대(김민성) : 자유민주주의란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체제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말살할 때 분노하고 일제강점기 당시의 분노도 도덕적 제국주의로 인한 분노인가? 자유민주주의보다 더 나은 체제가 있는가? 우리가 보기엔 자유민주주의가 최선이다.
동대(노숙경) : 자유나 인권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것이 좋으니까 너희도 하라는 식으로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것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부정적이다.
(왼쪽부터)동국대학교 학술동맹 노숙경, 남민경, 정은진 학생
고대(김세경) : 보편적 가치 기준 말씀을 하시는데, 우리 입장은 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동대(정두호) : 자유민주주의는 보편적이고 고정적인 개념이 아니며, 그 때 그 때 사회의 입장에 따라 개념이 바뀌는 것이다. 그보다는 민주주의라고 말씀하시는 편이 타당해보인다. 우리나라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강조된 것은 유신정권 독재에 대한 대응책이다.
동대(남민경) : 제국주의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통일 비용보다 편익이 더 클 것이라거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거나,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한다는 식의 사고방식 자체가 제국주의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고대(김민성) : 통일편익은 인센티브의 개념이며, 통일의 목적이 아니다. 통일에 따라 추가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통일의 결정적 목적은 훼손된 민족 정체성을 회복하여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고 민족 공동체를 결성하는 것이다. 통일을 통해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통일을 통해 무언가를 바란다고 해서 도덕적 제국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바라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어떻게 통일을 말할 수 있나?
동대(정두호) : 말씀하신 인센티브에 대해서 조금 더 추가설명을 부탁드린다.
고대(김민성) : 인센티브란 당근과 채찍 중 당근이다. 민족적 통일만 이야기한다면 통일에 쉽게 공감이 안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UNIS 김세경, 정원진, 김민성 학생
대북제재는 효과적인 대북정책일까요?
동대(노숙경) : 고대가 말하는 대북제재로 북한의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북한이 제재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가?
고대(김세경) : 대북제재를 통일의 방안으로 보는 것은 아니고,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끊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다. 북한을 어떤 방향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은 아니다. 현 상황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하기 때문에 제재를 하는 것이고, 북한과의 대화 창구는 열어두되 북한이 대화 조건에 응한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
동대(정두호) : 대북제재보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6자회담과 같은 국제사회 외교적 대화의 장이 열려야 한다. 북한이 대외 전략을 마음대로 짜는 것은 제재 때문이다. 중국을 보면, 오늘날 중국은 G2라는 책임감에 마냥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고 나와 책임감을 지게 하는 것이 낫다.
동대(남민경) : 발제문에 '교류 가능한 채널이 모두 막힌 현재 상황에서는 대북제재가 유일한 대응책일 수밖에 없다'고 하셨는데, 대화 채널이나 교류를 제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가 교류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게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
고대(김민성) : 우리 또한 대북제재로 밀고 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을 경계의 대상인 동시에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건전한 안보관을 갖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6자회담은 이미 몇 번이나 시도해봤지만 실효성이 없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편입시킬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있는가? 우리는 대화 창구를 열어둔 채 제재를 취하는 이중적 전략을 취자하는 것이다.
동대(정두호) : 북한을 국제사회로 유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령 북미 수교의 초기단계로써 평화협정 체결도 있을 것이다.
고대(최병열) : 제재를 통해 전쟁 발생 가능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과 차별화된 방법으로 전쟁 발생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지, 다른 방안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다.
동대(노숙경) : 평화공존론은 그 자체가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의 방법이며, 구체적인 형태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평화공존론 자체가 전쟁을 막기 위한 대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동대(정두호) : 우리가 먼저 평화를 제시하고 평화를 유지해간다면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들과 함께 평화를 유지한다면 그 자체가 전쟁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UNIS 패널들
북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동대(노숙경) : 그 전에 고대측 발제문을 보면 '북한은 경계의 대상이자 협력의 대상'이라고 하셨는데 뒤에는 '이중적 태도로 북한을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모순적인 말씀을 하셨다. 확실한 입장 표명을 부탁드린다.
고대(김세경) : 북한은 경계의 대상이자 협력의 대상인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제문 뒷부분에 추가적으로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중점적으로 봐야하는 것은 상황이다. 지금은 경계의 대상으로 봐야한다.
동대(정은진) : 북한의 핵개발, 식량난 등을 인권적 측면의 보편 가치를 통해 파악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근본적 원인들은 북한 체제의 작동원리를 파악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보편적 가치를 통해 그들을 바라본다면 가치판단만 가능할 뿐, 북한이 왜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 수 없다.
동대(정두호) : 우리는 북한을 내재적으로 분석하고 북한의 작동 원리를 파악해야 핵개발 등의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보편적 가치로 북한을 파악할 수 있나?
동국대학교 학술동맹 학생들
고대(김세경) : 동대는 북한을 내재적 접근법, 그리고 일상생활연구방법을 통해 이해한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북한의 객관적인 실체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 거짓된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봐야 한다. 탈북자의 수기 등을 통해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대(김민성) : 내재적 시각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히틀러의 나치 독일, 일본의 제국주의도 내재적 시각으로 보면 분석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다.
동대(남민경) : 내재적 연구방법은 북한을 옹호하거나 그들에게 동감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북한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방법이다.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을 통해 북한의 실체를 파악한다고 하셨는데, 탈북자의 수기로 파악하는 것도 단편적인 것이다.
동대(정은진) : 우리가 내재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회과학도로서 북한을 관찰하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함이며, 이것은 정당성을 논하는 것과 다른 문제다. 내재적 접근법을 이용함으로써 북한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있고, 해결책은 다른 부분에서 파악해야 하는 다른 맥락의 문제다.
플로어 질의응답
Q. 동대에 묻고 싶다. 북한과 평화 공존이 가능한가? 북한은 믿을 수 있는 나라인가? 북한은 과거 다른 나라에게 돈을 빌리고 디폴트 선언을 하거나, 국제협정을 파기하는 등 국제적 신뢰도가 바닥인 나라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온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그들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북한이 순수하게 평화를 원해서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A.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왔을 때 도발이 자행된다면 북한을 제재할 명분이 더 생기는 것이다. 북한의 행동 스펙트럼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가 북한의 순수성이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화공존의 가능성을 닫아둔다면 지금 상황이 지속되기만 할 뿐이다. 김정일 시대였다면 평화공존이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번 7차 당대회를 보면 북한이 중국이든 러시아든 외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국대 측에 질문하는 고려대 학생
Q. 고대에 묻고 싶다. 북한의 핵도발을 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는 이중적으로 보인다. 이는 강경책이 아니라 유화책이다. 우리가 대북제재라는 말을 하는 것이 북한을 자극하는게 아닌지, 선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이 북한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나?
A. 우리도 평화를 추구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며, 반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비핵화를 하지 않을 시 북한이 우리를 위계적으로 통합하려고 하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핵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Q. 동대에 묻고 싶다. 제국주의를 말씀하셨는데, 제국주의를 정의하고 계시는지 묻고 싶다.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이 제국주의라면 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하면 안되는 것인가?
A. 통일의 주체인 남북이 동등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북한을 그저 편익을 위한 존재로 보는 것이 제국주의적이라는 것이다.
고려대 측에 질문하는 동국대 학생
Q. 고대에 묻고 싶다. 고대 발제문을 보면 통일은 반드시 해야하고, 반드시 긍정적인 것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이런 통일지상주의를 배격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
A. 통일이 필수적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과의 평화공존보다 통일을 통한 이익이 비교우위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통일과 교류, 협력을 통해 통일지상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Q. 동대에 묻고 싶다. 분단된지 60년이 흘렀기 때문에 민족 정체성 회복의 정당성이 희석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역할이 이 정당성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고 싶다.
A. 민족주의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근대적 과제다. 분단 때문에 한민족은 훼손된 정체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우리는 민족 문제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시민성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단 문제 뿐만 아니라 일본 과거사 문제 등의 민족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Q. 고대에 묻고 싶다. 건전한 안보관을 말씀하셨는데, 이는 새로운 방안이 아니며, 남북기본합의서 등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이 이미 도출되었다. 우리가 선택한 압박이라는 정책과 건전한 안보관이라는 생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하던 것으로, 이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A. 건전한 안보관이 기존에 있던 방안이라는 점은 공감한다.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기본이 제대로 잡혀 있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옛날에 새로 시행하고자 했던 방안도 기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꼭 새로워야만 하는가에 대해 되묻고 싶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존의 기조를 제대로 유지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떠셨나요? 돌이켜봐도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2세션 논의였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와 고려대 북한학과가 단순히 서로를 생각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면밀히 짚어보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북한학도가 아니라도, 북한에 관심이 있는누구나 흥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던 2세션이었습니다.
동국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학생들
제5회 북한학과 연합포럼은 2세션까지 진행된 이후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양교 북한학과 학생들은 근처 술집으로 이동해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다고 합니다. 본 포럼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점이 있거나, 발제문 및 자료집을 직접 읽어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추재훈 기자의 명함에 기재된 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연합포럼 3부 연재를 마치겠습니다.
추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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