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통 베스트

남북 합작 만화, 그게 뭔데?

 

 

 

‘뽀로로’도 남북 합작이었어? 

 

  린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는 단연 만화 영화(애니메이션)다. 그러나 사실 만화 영화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 가까운 매체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남북 사이의 큰 소통의 도구로 떠오른 것도 바로 이 만화 영화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남북이 하나로 힘을 합쳐서 만든 만화 영화들에 대해서 함께 알아볼까 한다. 이에 앞서서 의외의 사실 하나는,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뽀로로’라는 귀여운 펭귄 캐릭터도 남북한이 합작을 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는 것이다.

  

남북 합작의 첫 시도, ‘게으른 고양이 딩가’

 

 

 

  작고 통통하게 생긴 오른쪽의 캐릭터가 바로 최초로 3D 애니메이션으로 남북이 합작한 ‘게으른 고양이 딩가’의 주인공 딩가다. 2001년에 탄생한 딩가는 남한의 하나로 텔레콤(구 하나로통신)과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공동 개발한 작품이다. ‘게으른 고양이 딩가’는 남한의 FACE사가 캐릭터 기획을 맡았고, 북한은 이외의 실질적인 제작 업무를 담당했다.

  딩가는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귀여운 외모에 엉뚱한 행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또한, 딩가를 통해 우리는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이 꽤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 만화의 제작진도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은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다만, 그 제작 시간이나 과정이 오래 걸리는 게 문제라고 한다.

  이 만화 영화는 최초 남북 합작의 만화라는 칭호뿐 아니라 대한민국 최초의 웹 기반 Full 3D Spot 애니메이션이라는 꼬리표도 달고 있다. 딩가는 현재에도 쿠션이나 열쇠고리 등 다양한 상품들로 제작되어서 판매되고 있다.

 

   

이번엔 TV 시리즈다! ‘뽀롱 뽀롱 뽀로로’

 

 

  귀엽고 깜찍한 제목의 만화다. ‘뽀롱 뽀롱 뽀로로’라니. 이 만화는 호기심이 많은 꼬마 펭귄인 '뽀로로’가 주인공이고, 뽀로로가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려 낸 재밌는 어린이 만화 영화이다. 이 만화는 이번에도 하나로 텔레콤이 EBS, 북한의 삼천리총회사 등과 함께 제작했다. 또한 ‘뽀로로’는 2005년에 EBS에서 방영 되면서 최초의 지상파 남북 합작 만화 영화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국내에서만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81개국에 수출되어서도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TV 시리즈물로 2기와 특별판이 제작되었고, 최근에는 핸드폰 게임으로도 나와서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한국문화진흥원의 집계 결과, 뽀로로는 키티(4000억 원)와 푸우(3400억 원)에 맞먹는 3700억 원의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고 귀엽게 생긴 ‘뽀로로’라는 캐릭터가 어떤 이유에서 인기를 끄는지를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많은 관심을 받을 만큼 이 캐릭터와 만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확실하다. 현재까지도 ‘뽀롱뽀롱 뽀로로’는 다양한 상품으로 활용되어서 판매되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7분짜리 짧은 만화임에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그 귀여움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남북 합작 만화이면서 큰 인기를 끈 ‘뽀롱뽀롱 뽀로로’)

  

 

최초의 남북 합작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왕후 심청’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남북 합작의 만화 영화들에서 한국적인 소재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리는 그것을 2005년에 개봉한 ‘왕후 심청’이라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 찾을 수 있다. ‘심청전’을 나름 판타지로 각색해서 만든 이 만화 영화는 최초 남북 공동 제작의 극장용 첫 애니메이션만이라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매우 컸다. 하지만, 거기에다가 광복절(8월 15일)에 남북이 영화를 동시 개봉까지 했으니, 진정 이 만화 하나로 남북이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실제로 남한에서는 3일 이른 12일에 개봉하게 되었지만, 그 의미가 퇴색될 정도는 아니다.)

 

 ‘왕후 심청’은 기획과 후반 작업은 서울에서, 그리고 원작 동화를 그리는 작업은 북한의 4·26 아동영화촬영소에서 맡았다. 이 만화에서 우리가 북한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만화 자체에서만이 아니다. ‘왕후 심청’의 OST는 북한의 대규모 음악단인 ‘평양 영화 방송 및 음악단’ 소속의 작곡가 성동환씨가 작곡하고, 김윤미씨 등이 노래를 불렀다. 때문에 스토리에 맞는 고풍스럽고 듣기 좋은 고전 음악을, 여러분은 들을 수 있을 것이다. 7년간의 긴 준비와 제작 과정을 거친 ‘왕후 심청’은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진정 이 영화가 의미 있는 것은 영화를 통해서 이룬 남북 간의 화합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이 영화의 감독이고 재미교포이면서 고향이 황해도 평산인 넬슨 신 감독에게는 넬슨 신에게 ‘왕후 심청’의 제작은 큰 기쁨이 아닐 수가 없다고 한다.

  

문화를 통한 남북의 화합

 

 

  남북이 합작해서 만드는 애니메이션은 이 세 작품이 끝이 아니다. 민족네트워크의 대표이신 이정씨는 지난 2006년 6월에 최초의 남북합작 단편만화영화 '새'를 선보였다. 남북 이산가족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소재를 다룬 이 작품은 조류학자 원병오 박사가 철새인 ‘댕기머리새’를 통해서 6·25 전쟁 때 헤어졌던 평양 부모의 생사를 확인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정씨는 최초의 남북합작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예문동화설계중심'을 중국에 개설하기도 했다. 현재 ‘왕후 심청’의 감독을 맡으신 넬슨 신 감독은 차기작으로, 고구려의 이야기를 다룬 ‘고구려 사람들(가제)’이라는 TV 시리즈를 제작 중에 있다. 또한,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동명대와 북한 킹스타 애니메이션제작소가 공동 제작한 '아티와 필리'는 2006년 4월에 부산 동명대에서 열린 시연회를 통해 일부 소개됐다.

  현재까지 모든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안타까웠던 점은 직접적으로 그 교류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중국이라는 제3국을 거쳐서 의견이 교류되는 등 힘든 여건 속에서 제작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애니메이션이라는 문화 컨텐츠를 통해서라도 남과 북이 힘을 합쳐서 제작하고 이를 상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애니메이션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더 많은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통일부 상생 기자단

김강산 기자

dizichara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