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의 대세 '정대세'
정대세 선수의 어린시절이 담긴 '재일동포 꼬마축구대회'를 가다.
정대세의 직업은 '외국축구선수'?
-'외국인축구선수'가 아닌게 다행..
정대세 선수는 이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진 유명인이다. 지난 2월 20일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와 3월 26일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예선 때문이다. 이 대회는 남북한의 축구 경기였다.남북한의 축구 대결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특히 정 선수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그 날 경기를 본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은 그가 한국 국적에서 조선적으로 바꾼 배경과 왜 북한 대표 선수가 되었느냐에 쏠려 있었다. 그가 재일 동포인으로서 조총련계 민족학교를 다니며 살아온 지난 24년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의 축구 스타 '정대세' 그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인물검색을 해 보았다. 정 선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정대세라는 한국식 이름에 '외국축구선수'라고 써 있는 그의 직업란이 궁금하게 느껴질 것이다. 외국이라고 하면, 과연 어떤 나라를 말하는 것일까? 정확한 나라 이름이 나오지 않아 모르겠지만, 경력사항을 읽어보면 '북한'이나 '일본'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게에 '북한'이 외국이라는 사실이 새삼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제 30회 재일조선초급학교 꼬마중앙축구대회' 현장에서
- 제2의 정대세를 꿈꾸는 아이들을 만나다.
2008년 8월 7일부터 3일간 일본 효고현에서 열린 ‘제 30차 재일조선초급학교중앙축구대회’를 찾아갔다. 우리학교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이 대회는 1979년에 시작해 올해 30년째를 맞이했다. 일본에 있는 민족학교 중 축구팀을 가진 초급학교가 거의 참가한 규모 있는 대회였다. 학부모회에서 음식을 만들며 아이들을 응원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시골 운동회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현재 북한 대표선수인 정대세, K리그에서 활동 중인 안영학 선수 모두 이 대회로부터 자랐다. 너무 습하고 더운 날씨 탓에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뜨거운 잔디밭에서 이루어졌던 응원은 힘들었다. 그러나 진지한 눈빛과 자세로 열심히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꼬마 축구선수들을 보면 내가 겪는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대세 선수의 눈빛이 바로 이 대회에서부터 길러진 게 아닐까?
함께 응원했던 우리학교 아이들 대회 시작 전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장 모습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정대세 선수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멋진 사람입니다." 라고 일제히 말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누구보다 정대세 선수를 닮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인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민족학교의 많은 축구부들이 정대세 선수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기쁜 소식이었다.특히나 재일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본에서 겪었던 차별과 어려움을 딛고 J리그에서 활약중인 정 선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재일동포인들에게 희망의 존재였다.
인상적이었던 각 학교들의 응원 현수막
잔디밭을 누비는 꼬마 선수들의 모습 경기를 마치고 응원석에 인사 하는 꼬마 선수들
고민 많은 청년 ‘정대세’ 그에게 조국의 의미는?
‘스포츠로 통일의 한걸음이 되고 싶다는 바람 털어놔..’
옆의 사진은 재일조선초급학교 중앙 축구대회에 출전한 꼬마 축구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정대세 선수가 직접 쓴 친필 싸인 이다. ‘민족의 넋’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그에게 민족은 어떤 의미일까? 어느 인터뷰에서 ‘조국이 어떤 의미냐'라는 질문에 머뭇거림 없이 "조국은 나를 키워준 나라"라며 "자신을 키워준 일본, 한국, 조선은 모두 조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대회를 위해 서울을 방문했던 지난 6월 "서울에서 묵는 동안 삼엄한 경비와 단절된 남북관계에서 아직도 통일까지는 멀다는 생각에 슬펐다"며 "스포츠로 통일의 한걸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서울과 평양 그리고 일본을 오가며 분단된 조국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꼈을 그. 그의 바람대로 남과 북이 통일이 되어 월드컵 대회를 나간다면 축구 최강국이 되지 않을까?
글,사진-상생기자단 1기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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