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에서는 북한의 사회상과 예술을 통한 통일 공동체라는 발제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기사는 마지막으로 2 Session의 나머지 발제문을 살펴보고 뒷풀이와 전체 진행을 맡아 주신 여현철 교수에 대한 인터뷰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2 Session의 발제자들. 오른쪽부터 이은형 교수, 김성우 교수가 이번 기사에 해당되는 발제문을 맡았다.>
2 Session의 두번째 발제는 '통일을 위한 공공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의 김성우 교수가 맡았습니다. 김 교수는 '통일을 위한 공공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향후 통일을 위한 공공 서비스의 디자인을 연구하는 것으로써, 통일과 디자인이라는 말을 같이 사용하면 매우 낯선 문장이 되지만, 통일이라는 것은 여러 종합적인 분야 내에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통일이 이루어지기 전과 후에 분명 여러가지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들과 갈등이 발생할 것이고, 이러한 것들을 서비스 디자인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대비를 하는 것이죠. 이 같은 공공 서비스 디자인의 예로, 이를테면 '대기시간을 단축시키는 주민센터 서비스 개발'이라던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심귀가 서비스'와 같이 공공 정책에 서비스적 접근을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같은 민간 부문의 서비스 디자인과는 달리 공공 서비스 디자인은 국민들이 점차 세심하고 효율적으로 디자인된 민간 서비스를 경험하며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복잡하고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된 서비스에 대해 불편을 느낌으로서 촉발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매우 복잡하기도 하지만, 전달체계가 복잡하여 환경 변화에 순발력있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이에 김 교수는 2015년 DMZ 내 유일한 민간인 마을인 대성동 마을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동시에 통일이라는 역사적 키워드를 살리고자 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통일 맞이 첫마을 대성동 프로젝트'를 개설하였습니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대성동에서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통일미래 지향적인 마을 개선을 목표로 삼아 미래의 남북 평화 통일을 맞이하는 첫마을로 재탄생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김 교수는 대성동에서의 '다시 만남'은 아래와 같은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정의하였습니다.
- 분단된 남과 북이 다시 만나 통일 국가를 이루고
- 이웃 마을인 대성동과 기정동 주민이 다시 만나 왕래하고
-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선대와 통일한반도를 살아갈 후대가 다시 만나 역사를 공유하고
- 출입이 통제된 대성동의 주민과 외부인이 다시 만나 대성동의 존재적 가치를 공감하고
- 분단의 과거와 통일된 미래가 다시 만나 한민족의 중흥을 도모하는 → '다시 만남'
여기서 기정동은 대성동과 쌍을 이루는 DMZ내의 북한 내 선전마을입니다. 또한 대성동은 DMZ 내 위치한 군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외부의 출입이 통제되는데, 이런 제약이 대성동 마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이에 김 교수는 통일 화폐를 만들어 통일 후에 한반도 통일 국가에서 쓰일 미래의 화폐를 대성동에서 미리 만나본다는 의미를 지닌 관광 전용 지폐를 제작하였습니다. 또한 통일 날짜를 예상하고 응모하면 통일이 되는 날에 추첨하여 통일이 올 수 있다는 현실감을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이끌고자 통일 로또를, 마지막으로 대성동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 코스를 만들어 대성동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쉼터 및 소통 기회를 제공하는 '하나되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이 같은 '통일을 위한 공공 서비스 디자인'은 처음 들었을 때에는 매우 낯설었지만, 분명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부분임과 동시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통일 이후에는 분명 대한민국의 국민이나 북한의 인민 모두 기존의 체제와는 다르기 때문에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불편을 겪다보면,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재분단이 될 수 있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통일 이전부터 '통일을 위한 공공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분명 통일 과정에 생기는 잡음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대 학생들의 통일 의식 조사 결과 발표'라는 주제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이은형 교수가 발제하였습니다. 국민대학교 2016년 신입생과 재학생 1004명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것입니다. 이 조사를 보면, 남북 통일에 대한 생각은 저학년이나 고학년이나 뚜렷한 차이를 보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남녀 간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어느 정도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남학생이 여성에 비해 통일에 대한 찬성이 높고 반대가 낮았기 때문이죠. 재밌는 것은 저 개인 적으로는 보통 군필자가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통일에 대한 인식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미필자와 군필자 간의 차이는 매우 미미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할 가능성은 신입생이 약 50%이상이 적다고 답변한 반면, 고학년은 50%가 채 되지 않았고, 가능성이 있다라는 답변도 더 높은 것으로 보아, 통일에 대한 가능성은 신입생보다는 고학년이 더 높다고 인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설문조사에 대한 결과를 요약해보면, 대학생들은 대체로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통일에 대한 가능성은 낮게 인식하는 것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학생들은 군대에 다녀오면 통일 관련 인식에서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대학생들 대부분 북한 출신 사람과 동네 이웃, 친구, 직장 동료로 지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출신 이성과 이성교제 및 결혼에 대해 남학생은 더 개방적이며, 군필 남학생은 양극화 현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북한 지역에서의 취업에 대해 남학생, 그리고 고학년생이 더 개방적이었는데, 이는 고학년일수록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많은 학생들이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 각종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은 남한과 북한 사이에 '조정해야 할 현안'이 있다면 북한이 남한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남한의 자유주의 체제가 북한의 사회주의체제에 비해 더 우월하고 입증된 사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이것으로 전체 세션들의 발제가 끝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북한학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으로써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세미나였던 것 같습니다. 전공 수업이나 다른 서적들로부터 얻을 수 없는 현장감있는 북한 정보들을 비롯해서 저의 사고가 매우 편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죠.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의 북한 금강산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는 내빈들>
유익한 발제가 끝나고 난 뒤에는 멋진 그림들과 아름다운 선율로 연주하는 음악회와 함께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는 작은 뷔페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발제를 듣고 마침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된 것을 알고, 한반도 미래 연구원에서 준비한 것이었죠.
<각종 회와 초밥, 디저트 등이 준비되어 있는 뷔페. 정말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면서 금강산 사진을 관람함과 동시에 아리랑과 그리운 금강산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정말 뿌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금강산 그림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시인인 소동파도 “고려국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번 구경하였으면 원이 없겠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금강산의 빼어난 절경은 중국에서도 그 이름이 높았습니다. 저도 그림을 보면서 통일이 되면 금강산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본 세미나의 전체 진행을 맡은 국민대학교 여현철 교수>
음식을 다 먹은 뒤, 저는 이 세미나의 전체 진행과 사회를 맡은 여현철 교수와 어렵게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1. 한반도 미래 연구원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시며, 이 개원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한반도 미래 연구원은 작년 9월부터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3월에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원 목적은 기존의 연구들이 통일 교육 분야, 특히 정치, 사회, 경제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또한 재미 없고 딱딱하다고 여기는 통일에 관련된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20대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을 높임과 동시에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것이 첫 번째 출발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흥'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행' 즉,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존의 통일 정책들을 보면 일대일 멘토링 등이 물론 중요하지만, 북한 이탈 주민들이 항상 낮은 자세를 가지고 우리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는가, 그들도 무엇인가 잘하는 것들, 장점이 있을텐데 왜 그들이 탈북자라는 것을 숨기려하는가 등 이러한 아쉬움들이 드러나는 것을 막고 말 그대로 '감흥'과 '동행' 들이 동반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연구자들이나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그쳐버리는 이야기들, 또는 그들만이 연구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학생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체험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감흥', '동행', '감동' 교육으로 나아가고자 한반도 미래 연구원이 개원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학교들이 안고 가지 못했던 공연 예술, 음악, 미술, 조형 디자인, 체육 등을 통일과 관련해서 융합시키고, 기존의 국민대학교가 강점을 보이던 법, 정치 분야도 같이 병행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한반도 미래 연구원은 일시적인 통일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통일 한반도를 위한 준비과정, 통일 이후에 한반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학제간으로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방법으로 지속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저는 현재 사회학과 겸임교수로 있으며, 한반도 미래 연구원의 실무 담당이라고 하는 간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반도 미래 연구원은 국민대 학장, 처장들이 있으며, 그 어떤 분야의 교수라도 상관없이 아울러서 연구를 진행하고 또 학제간 연구를 더욱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2.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통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신지?
- 우선 국민대학교의 이념이 해공 신익희 선생이 말씀하신 독립운동 정신을 강조하였고, 성고 김성권 선생이 말씀하였던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국민대 학생들이 이런 건국 이념을 새기고 국민대의 강점인 소통과 감동을 서로 교류하여 실천하는 대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이런 대학생이 되기 위한 기초 교육 연구, 체험 실천, 융합 확산 까지 한반도 미래 연구원이 담당해서 나아갈 것입니다.
3.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통일의 최종단계를 위한 목표나 꿈이 무엇인가요?
- 세상에는 수 많은 갈등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한다는 것은 매우 이상적인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 키가 큰 사람과 키가 작은 사람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차이는 존재하되, 차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는 핵심적인 기초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갈등을 통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통하고 동감, 교감, 교류 협력을 계속 진행해야겠죠.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 국민대학교가 나아갈 것이며, 이러한 실천이 더 나아가 통일 한국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갈등을 통합하고 극복해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이처럼 여현철 교수는 국민대학교 한반도 미래 연구원, 더 나아가 통일에 대해 많은 꿈을 가지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인터뷰를 나누면서 저에게도 큰 교훈을 주었는데요. 저 또한 앞으로도 통일을 위한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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