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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한반도 통일연방국가 연구' 세미나, 분단과 통일의 '과정'에 대한 재고!

 지난 1210일 목요일 오후 1230, 동국대학교 사회과학관 M307에서 한반도 통일연방국가 연구에 관한 최양근 박사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최양근 박사는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북한학 박사로, 전(前) 통일부 통일정책실에서 근무했던 북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날, 최양근 박사는 한반도 통일연방국가 연구, 동북아를 넘어 유라시아로라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통일 헌법의 기본적 내용부터 경제 통합 모델까지 다양한 내용을 아우르는 매우 흥미로운 강연이었는데요.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한반도 통일연방국가 연구 책한반도 통일연방국가 연구 책

  최양근 박사는 강연의 시작에 앞서, 본인이 분단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했습니다. 우선, ‘분단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정의 혹은 범위를 다시 정리했습니다.

1. 1945년 지역분단 (1중 분단)

2. 1948년 정치적 분단 (2중 분단)

3. 1953727일 이후의 민족적 분단 (3중 분단)

4.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국제적 분단 (4중 분단)

  최양근 박사는 한반도 통일연방국가 연구라는 책에서 1,2,3번까지의 분단 상황까지를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왜냐하면 1,2,3번의 분단 형태에서는 통일의 변수가 남북한의 의지로 국한될 수 있으나, 4번이 포함되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분단'을 나누어 설명하는 최양근 박사'분단'을 나누어 설명하는 최양근 박사

  물론, 4번도 중요한 변수이지만, 이를 '주요' 변수로 삼을 때에는 통일의 문이 훨씬 좁아지며, 한반도가 독립 변수가 아닌 종속 변수가 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4번 변수를 빼놓고 한반도 통일 문제를 얘기할 수는 없으며, 그렇기에 남북한 문제를 고려할 때 동북아 국제 정세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여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남북한을 통일의 주체로 볼 것이냐, 객체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남북한 모두 각자의 통일론 안에서 서로를 통일의 객체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예를 들어, 북한이 남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북한이 내세우는 민주기지론, 고려연방제 등을 보면 남한을 통일의 객체로 보고 있다는 것인데요. 한편, 남한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등을 볼 때, 남한이 북한을 통일의 객체로 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양근 박사는 이러한 시각이 깔려있는 한 상대방을 객체로 보려하는 속성 때문에, 남북대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단되기 마련이라고 안타까워하며 말했습니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대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지름길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요. 최양근 박사는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정리하며,통일의 주체 대 통일의 주체라는 시각이 정립되어야만 남북대화가 유의미해지고, 이를 통해 신뢰가 확보되어 근본적인 한민족, 한반도의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그는 삼중 분단의 상태에서, 통일의 주체끼리의 대화가 중요하고 필수적임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흡수통일 혹은 무력통일을 배제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남북한 통일 헌법으로 주제가 옮겨졌는데요. 그는 헌법이란, 그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질서를 포함하고 있는 최고의 근본적인 법이라며,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헌법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최양근 박사헌법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최양근 박사

  그러나 남북한이 통일된 상황을 생각했을 때, 남한의 헌법 혹은 북한의 헌법 어느 하나만을 그대로 통일 한반도에 적용시키기는 어려운데요. 따라서 최양근 박사는 새로운 형태의 헌법 즉, 통일 헌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통일 헌법은 단계적, 점진적 형태로 만들어져야 하며, 다음과 같은 단계로 나뉘어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 연합형 연방제 (1단계) - )유럽 연합

2. 연방제 (2단계)

3. 세부화된 연방제 (3단계) - 환율정책과 재정정책을 쓸 수 있는 단계

  그는 경제학자 ‘벨라 발라사(Bela Balassa)의 경제통합 모델을 인용하며, 남북한 경제 통합과 통일 헌법 둘 다에 관통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제통합 5단계경제통합 5단계/([WEEKEND 매경] 끼리끼리 동맹 경제블록…시장선점 긴박한 세계, 2011.11.18 매일경제)

<‘발라사의 경제통합 모델>

1. 자유무역지대

2. 관세동맹

3. 공동시장

4. 화폐동맹

5. 완전한 경제 통합

  최양근 박사는 연합형 연방제인 1단계에서 공동시장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공동시장의 경우, 노동력에 있어서 합의된 부분에서의 이동만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기에서, 남북한은 세 개의 화폐를 쓰게 되는데, 남북한 각각의 기존 화폐가 존재하되, 연방 화폐를 따로 만들어 쓰는 형태를 말합니다. 이에 대해 최양근 박사는 유럽의 유로화를 언급하며, 화폐통합의 성공적 사례를 들어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연방화폐를 만들 때, 남북한 경제 격차에 의해 야기될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국제 가격을 따라 진행하면 갈등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은 국내 가격과 국제 가격으로 나뉘는데, 현재도 남북이 경제 교류를 진행할 때 남한의 국내가격도 아니고, 북한의 국내가격도 아닌 국제 가격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헌법은 국가의 질서를 설명하는 도구 중의 하나이며, 그 질서 중 경제 질서는 혼합경제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측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강연을 통해, 분단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보는 다양한 시각과 더불어 남북한 통일 연방 국가를 위해 필요한 헌법적 재정리와 경제통합의 몇몇 부분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분단이 단 하나의 사건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걸쳐 나타난 사건들의 총체적 과정임을 알게 되었는데요. 분단이 과정으로 우리에게 나타났던 것처럼, ‘통일역시 과정으로서 일련의 행위들을 통해 차곡차곡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분단통일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고, 새로운 한반도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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