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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에서 그들의 더 나은 취업을 생각해보다.

  대학생들의 최대 고민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학점, 연애, 인간관계 등등 많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취업만큼 고민인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3만 여명에 가까운 북한이탈주민도 마찬가지로 정착 후, 가장 고민인 것이 취업일 것입니다.

  지난 10월 22일 아주대학교에서 경기도가 주최하고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후원하는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가 열렸습니다. 박람회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의 취업을 위해 열린 것으로 총 48개의 기업(제조업체 24곳, 서비스업 14곳 유통업체 10곳)과 약 600여 명의 탈북민 구직자 및 구직 관심자들이 참가하였습니다.


 (사진: 김시온)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박람회는 그 자리에서 이력서를 작성해서 관심 있는 업체 부스에 찾아가 지원서를 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면접을 보기도 하고 1:1 상담을 진행하는 등 생산적인 구직활동이 실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채용관 뿐 아니라 부대행사나 체험관도 함께 진행되었는데요, 특히나 면접이미지, 메이크업 컨설팅, 네일 아트, 이력서 사진촬영 등에 인파가 몰려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자료 출처: 통일부 홈페이지 ,정착지원과 제공)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는 경기도 뿐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 개최되고 있는데요, 위에 자료를 보면 특히나 경기지역에 가장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는 만큼 더욱 경기 취업 박람회가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사진 : 김시온)


  취업박람회의 개막 행사와 더불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과 부스 내의 인사담당자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더 나은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생각해보기도 했는데요, 먼저 제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 만족스러워…

북한이탈주민 구직자 40대 A 여성은 2015년 5월 7일에 하나원을 수료한 뒤 아직까지 취업의 기회가 없었고 어떻게 취업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박람회에 와보고 직접 면접도 해보니 취직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탈북자의 취직을 많이 도와주려고 하는 것 같다며 세금을 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구직자 50대 후반의 B 여성 은 대한민국에 정착한 지 5년 정도 되었는데 지금까지 식당일을 하다가 다리가 불편해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박람회를 찾았다고 오게 된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박람회에서 어떤 구직 활동을 했냐고 묻자, 요양보호사와 산모도우미 관련 업종 부스를 방문했다며, 형식적으로 박람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일자리가 많아서 오길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고용주, 지원자 대체로 만족스럽지만, 당부의 소리도 이어져…

로스트부코리아 업체의 인사담당자는 이미 회사에 북한이탈주민 한 분이 계시는데 일을 잘해서 북한이탈주민 고용의 긍정적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채용하고 싶어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습니다. 또한 오늘 지원서를 내고 간 5명의 사람에게 모두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료관련 P업체의 사장은 북한이탈주민 취업 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다며 그들의 취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본인 회사에 지원하는 탈북민은 대부분 나이가 많고 증명 가능한 경력이 없었다며, 고용주로서 북한이탈주민들이 일자리 눈을 낮추고 경력을 인정받아 차근차근 진급을 노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자료 출처: 통일부 홈페이지, 정착지원과 제공) 


북한이탈주민 실업률,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위의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북한이탈주민의 실업률은 해를 거듭하며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거시적으로 볼 때 하향 추세이며 고용율도 지속해서 상승하는 것을 보면 북한이탈주민의 취업환경이 좋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전체 실업률은 3.4%이지만 (14년 기준) 북한이탈주민의 실업률은 6.2%로 대한민국 전체의 실업률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아직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위해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취업 환경, 한국보다 외국이 더 좋다?  

한민족이지만 탈북자라는 편견 때문에 조선족으로 속이고 취업하는 게 더 낫다며 북한이탈주민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을 향한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유럽의 탈북민 단체인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와 미국에 본부를 둔 ‘RFA자유아시아 방송’이 공동으로 영국거주 탈북민 600명 중 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영국내 북한이탈주민의 취업률이 70%인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또한 취업 환경 조건이 탈북민들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외국이 나은 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취업 박람회에서 진행된 부대행사 '바뀐 정착지원제도' (남북하나재단 발표)에 따르면 최근 정착지원금이 효율성 있게 운영되는 방식으로 많은 부분이 바뀌어서 대한민국의 북한이탈주민 취업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탈주민 노동 인프라, 고용주에게도 기회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고용주들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딜레마가 있는 우리 사회에서 북한이탈주민 노동력은 기업과 고용주들에게 기회입니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고령자 북한이탈주민이 외국인 근로자의 자리를 대체하여 일하는 것을 볼 때, 성실하고 언어장벽이 없는 그들은 고용주의 노동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들 자신도 노력해야한다. 

더 나은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위해 대한민국 사회가 그들이 잘 취직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와 못지않게 북한이탈주민 스스로의 자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기업과 고용주도 당연히 북한이탈주민에게 취업을 제공하고 싶겠지만, 기업은 이윤추구를 제 1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이 임금만큼의 노동 가치를 제공해야 더 좋은 자리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입니다. 취업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한 고용주는 '그들 자신도 적당히 시간만 보내도 똑같은 대우를 받는 북한 방식을 탈피하고, 자본주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 게시대에서 구직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사진:김시온


  취업박람회의 주목적은 북한이탈주민의 고용 정보 제공이었지만, 박람회장 내부에서는 하나원 동기들이나 반가운 고향 사람들이 함께하는 만남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언니! 오래간만이야! 어떻게 지냈어?' 등의 반가운 이야기들이 들려오기도 했는데요, 가족을 만나기라도 한 듯 안부는 물론이거니와 취업 정보들을 공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한명 한명이 작은 통일인데, 그 작은 통일들이 사회 곳곳 좋은 자리들에 심어져서 큰 통일을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통일부 정착지원과 북한이탈주민 통계자료 

남북하나재단 홈페이지

재유럽조선인 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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