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보 통신과 남북한 정보 통신 용어의 차이

최근 우리는 북한에서도 대한민국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한류가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남북한 간의 교류가 이제는 ‘실물’을 넘어, ‘가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가상’이라는 수단이 남북한 간의 교류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요소로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가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 통신’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정보 통신’은 크게 방송(TV, 라디오), PC 통신, 휴대전화 3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방송분야

1) 북한의 방송용어를 왜 알아야 할까?

북한 사회에서 방송은 ‘혁명의 선전물’로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방송매체들은 조선로동당의 지도를 받아 제작되어서 북한 당국이 원하지 않거나 불필요하다 여기는 정보는 검열을 통해 왜곡, 삭제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단히 객관적이지 못하고 사상 중심적이며 당 중심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로동당의 강력한 지도를 받는 만큼 방송매체들은 북한당국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북한 사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방송매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방송매체 용어를 통해 북한 방송 매체를 알아봄으로써 멀게만 느껴졌던 북한 사회의 단면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출처: 퍼머 머리 선보인 북한 女아나운서 눈길

2) 북한 방송매체의 종류

⓵ 텔레비전

북한의 텔레비전은 국가소유로 대내방송인 조선중앙TV(북한 전역에 송출하는 대표적인 종합채널), 만수대TV(평양시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프로그램 전문방송), 룡남산TV(조선교육문화TV, 외국어와 기초교육, 과학지식과 일반상식, 사회문화생활, 국내외 스포츠 소식 등) 등과 대남방송인 개성TV(현재 방송중단, 대남/대외용 이원 방송체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⓶ 라디오

북한은 텔레비전 수상기의 보급률이 낮아서 조선중앙TV를 제외한 나머지 방송의 경우 평양이나 개성만이 시청가능권역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라디오방송이 텔레비전방송보다 파급력이 더욱 크며 텔레비전과 마찬가지로 선전/선동을 목적으로 대내방송, 대외방송, 대남방송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북한의 라디오 방송국으로는 조선 중앙방송(대내용), 평양방송(대외/대남용), 평양FM방송(대남 청소년용), 구국의 소리 방송(대남흑색방송), 유선라디오방송(집단청취를 통한 선전선동용) 등이 존재합니다.

 

3) 방송을 통해 본 북한의 언어

⓵ 스포츠  

용어	북한식 용어	용어	북한식 용어
번트(Bunt)	살짝치기	골키퍼(Goal Keeper)	문지기
투수(Pitcher)	넣는사람	슛(Shoot)	차넣기, 차기
내야수(Infielder)	안마당지기	멀티플레이어	팔방돌이
주자	진격수	개인기	공 다루기
수비수(Defender)	자리지기	가슴을 이용한 패스	가슴연락
베이스(Base)	진	골든골(Golden Goal)	금골
타자(hitter)	차기수	센터포워드	가운데몰이꾼
볼(Ball)	부정확한골	핸들링(Handling)	손다치기
스트라이크(Strike)	정확한공	승부차기	11미터차기
아웃(Out)	실격	옐로카드	경고표
더블플레이	이중실격	헤딩(Heading)	머리받기
야간경기	등불게임	감독	책임감독/책임지도원
플라이 볼	공중볼	코치(Coach)	감독/지도원

 

⓶ 북한의 과격한 욕설 사용

장성택 처형 당시 “개만도 못한 추악한 인간쓰레기", “갈기갈기 찢어서 역사의 오물장에 내동댕이쳐야” 라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는 "인간의 초보적인 체모도 갖추지 못한 불망나니에 도덕적 미숙아”라고 비방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에 왜 이런 욕설이 나오는 것일까요? 계급투쟁으로 인해 언어가 오염되어 정치적 색채를 띠고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북한기자가 기상천외한 욕을 사용할수록 ‘글이 좋다’고 칭찬한다고 합니다.

 

2-1. PC 통신 분야- 전산분야

"최근 지능범죄자(해커)가 학습장형 콤퓨타(노트북PC)로 평양 시내 국부망(랜)을 통해 김일성종합대학 전산센터에 몰래 들어간 사건이 벌어졌다. 이 범죄자는 망유람(인터넷 검색)에서 내리적재(다운로드)하는 망시민(네티즌)의 정보를 빼내 회수통(휴지통)에 버렸다. 다른 나라의 유일 자원지시기(인터넷 주소)를 이용하고, 직결유희(온라인 게임)의 봉사기(서버)를 거치기 때문에 추적도 어렵다."

위의 글은 북한식 PC용어를 기반으로 작성된 기사문의 일부입니다. 괄호의 도움없이는 무슨 내용인지 감조차 잡기 힘든 수준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남한과 북한의 전사 용어 중 58%가 다르다.’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남북한 PC용어의 이질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2) 서로 다른 남북한 전산용어

남 한	북 한
화면캡쳐	화면얻기
바탕화면	탁상화면
프로그램	프로그람
아이콘	단추
스크롤바	흘림띠
키보드	건반
더블클릭	두 번 누르기
백신	왁찐
가상메모리	가상기억기
컬러 프린터	천연색인쇄기
바탕화면	탁상화면, 마당화면
USB 포트	유에쓰비 포구
다중 매체, 멀티미디어	다매체
백업	예비복사
메뉴	안내
폴더	서류철
드라이브	구동기
데이터베이스	자료기지
아날로그컴퓨터	상사형계산기
디지털컴퓨터	수자형계산기

전산 분야에 있어서 이질화 극복 대안은 하루 빨리 나와야합니다. 통일이 되었을 때 이 분야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3) 전산용어에 있어서 남북한 언어 이질화의 원인

먼저 남한과 북한에 기술을 제공한 국가들이 다릅니다. 남한은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래서 기술용어의 대부분이 영어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하여 러시아어로 된 기술용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초기 기술도서를 일본에서 수입해 와서 일본어의 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남한과 북한의 언어정책이 다릅니다. 컴퓨터 용어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려는 남한과 한글화하려는 북한에서 오는 차이입니다.

 

2-2. PC 통신 분야 – 네트워크 분야

1)  북한에도 인터넷이 존재할까?

출처: 인터넷 검색하는 북한 군인을 지켜보는 구글 회장 일행

북한의 인터넷은 외국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유치하여 제법 괜찮은 수준의 인프라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자국 내에서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 ‘광명망’이라는 국가 규모의 ‘인트라넷’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인트라넷의 가장 큰 차이점은 외부와의 연결 및 공개 여부입니다. 인터넷은 외부 세계와 연결되어 공개된 통신망이지만, 인트라넷은 특정 조직 안에서만 이용하는 비공개 통신망이여서 비록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을 그대로 쓴다고 하지만 인터넷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북한 내부의 인트라넷에 외부 사람이 접속할 수 없고, 반대로 북한 사람들도 한국을 비롯한 외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 또한 북한의 인트라넷은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컨텐츠를 올리는 것이 제한됩니다. 오로지 당만 직접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유저는 당이 제공하는 컨텐츠를 소비할 수만 있습니다. 이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중의 의견을 최대한 억압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독재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서로 다른 남북한 네트워크 용어

남 한	북 한
가상현실	가상현실
사이버공간	컴퓨터가상공간
웹	웨브
웹로그파일	웨브일지파일
웹 페이지	웹페지
로그온	가입등록
암호, 비밀번호, 패스워드	통과암호
소스	원천
원격제어	원격조종
사이트	싸이트
IP(인터넷프로토콜)	인터네트통신규약
호스팅	대여봉사
브라우저	열람프로그람
인터넷 결제	인터넷 직결방식
인터넷익스플로러	인터네트탐사기
인터넷뱅킹	인터네트은행업무
이메일	인터네트우편
인터넷서비스	인터네트봉사
인터넷 주소	인터네트 주소
버그, 오류	오유
바이러스	비루스
업로드	올려보내다

 

3. 휴대전화 분야

북한의 휴대전화 보급량이 250만대를 넘었다고 합니다. 인구 2400여만 명의 폐쇄 국가에서 인구 10명당 한 명꼴의 휴대전화 소유는 놀라운 일입니다. 13년 1월 ‘국가 안전 및 대외 부문 일꾼 협의회’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탁자 위에 스마트폰 형태의 검은색 휴대전화를 올려놓은 장면이 포착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조사 결과 타이완 업체인 HTC사의 최신형 스마트폰인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출처: 北 김정은 스마트폰 사용 장면 포착 "기종 살펴보니…"

1) 북한의 스마트폰

북한은 14년 들어 스마트폰과 유사한 신형 휴대폰을 출시해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음성팟기’로 불리는 신형 휴대폰은 국제인터넷 접속 기능을 제외한 TV 시청, 음성 인식, 터치펜, 게임, 외국어 사전 등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북한주민들이 한국산 휴대전화를 구입하여 북-중 국경지역에서 사용했을 경우 문자, 사진, 영상뿐만 아니라 카카오톡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한국산 휴대폰에 중국 계정 칩을 집어넣어 사용하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출처: 北김정은, 스마트폰 공장 시찰

출처: 북한이 만든 스마트폰 '아리랑'

얼마 전 인터넷과 주요 TV 뉴스 등을 통해서 북한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리랑 스마트폰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북한 아리랑 AS1202 스마트폰은 중국의 UNISCOPE 회사에서 제조된 제품을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입니다. 14년 4월 북한의 조선신보에는 북한의 두 번째 스마트폰인 평양-터치가 평양시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2) 서로 다른 남북한 휴대전화 용어  

남 한	북 한
핸드폰, 휴대전화	손전화
문자 메시지	통보문
대포폰	가짜전화
슬라이드형 핸드폰	밀기식 손전화
폴더형 핸드폰	접이식 손전화
터치형 핸드폰	화면접촉수감식 손전화

이 밖에 특이한 점은 북한 휴대전화 번호입니다. 북한 휴대전화 번호는 기본적으로 ‘1912’로 시작되는데 이는 김일성이 태어난 연도를 의미합니다.

 

이상으로 북한의 정보 통신과 남북한 정보 통신 용어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핸드폰의 명칭부터 시작해서 정보 통신 분야에 있어 언어의 이질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남한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들도 정보 통신 용어 때문에 적응에 있어서 힘들다고 합니다. 특정 집단이 쓰는 법률 용어, 전문 용어 등과는 달리 정보 통신 용어는 일반 시민들이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쓸 수 있어야하는 용어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IT 산업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인 만큼, 조속히 남북한 간의 용어 정리가 이루어져서 이 분야에 있어서 남북한의 발전 가능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북한학 입문 / 2001년 / 들녘(고유환 외)

- 남북한 IT 용어 비교 / 2005년 / 통일교육원

- 북한의 이중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 / 2012년 / 류현정

- 북한 방송 용어 조사 연구 / 2002년 / 전수태, 국립국어연구원

- 북한방송의 실태와 방송언어 / 1995년 / 박현우

- 북한 IT의 현재와 미래 / 2009년 / 최창원

사진 출처

- 北김정은, 스마트폰 공장 시찰

-인터넷 검색하는 북한 군인을 지켜보는 구글 회장 일행

-北 김정은 스마트폰 사용 장면 포착 "기종 살펴보니…"

-북한이 만든 스마트폰 '아리랑' 

-퍼머 머리 선보인 북한 女아나운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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