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저는 현재 교환학생 신분으로 미국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제가 공부하고 있는 코네티컷에서 두 시간도 채 떨어지지 않은 뉴욕의 한 호텔에서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에게 그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준 것은 뉴스 보도가 아니라 같은 반 친구 Paul(이하 '폴')의 페이스북 포스팅이었습니다.
▲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기쁨을 담은 Paul의 페이스북 포스팅 ▲ Paul은 작년 2학기 한국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후 북한인권 이슈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폴은 2013년 2학기에 제가 몸담고 있는 경찰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함께 생활한 적이 있었는데, 미국에 돌아온 뒤에도 북한 인권 관련 대학생 단체의 소식을 공유하는 등 한국과 관련된 이슈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인권에 대한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하고 있습니다. 서로 그 계기는 다르지만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같은 반 친구로서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폴이 직접 참관했다는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는 어떤 회의였을까요?
▲ 북한 인권에 대해 첫 국제 고위급 회의가 개최되었다.(출처:MBC)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는 유엔총회 기간인 9월 23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주재한 회의로,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특히 북한인권에 대해 의논한 첫 국제 고위급 회의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깊습니다. 북한인권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이번 회의는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높이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관심국과 유엔인권최고대표, 시민단체 등이 참가하여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의논하였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함께 주요 의제로 거론될 것이라고 천명하였습니다. 그는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벌어지는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를 거론하며 특히 정치범 수용소 폐지를 강조하였습니다.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남북간 '북한 인권 대화'를 제의했다.(출처:MBC)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남북간 '북한 인권 대화'를 제의했다.(출처:MBC)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북한이 인권 대화에 대한 의지를 비친 점을 밝히며 남북 간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총회에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이례적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공화국 정부는 평등한 기초 위에서 인권대화와 협력을 해나갈 용의가 있다”며 “유엔을 비롯한 해당 국제기구들과 인권 분야에서 기술적 협조와 접촉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분위기에 맞추어 북한도 이 사안을 새로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폴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진 학생으로서 이러한 뜻 깊은 회의에 참관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에 참관한 폴이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 궁금해졌고, 북한 인권이라는 문제와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에 대한 생각을 알려달라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 폴은 미국 뉴헤이븐대(University of New Haven) 4학년생이다. ▲ 전공 과목인 Criminal Justice 단과대학 앞에서 폴이 웃고 있다.
Q.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다녀가기 전부터 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인지도 알려주세요.
A. 한국에 가기 이전부터 북한 인권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Escape from Camp 14(국내제목:14호 수용소 탈출)'라는 책을 읽은 것이 그 계기입니다. 오래 전이라 책을 읽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까먹었지만, 14호 수용소를 탈출한 신동혁의 이야기를 읽으며 깨닫는 점이 많았었다고 기억합니다. 아직도 북한이라는 나라에서는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국제사회에서 아직 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한국과 북한에 대해 더 알기 위해 관련 도서를 여러 권 구입했고, 지금은 한국의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가기 이전에 시작되었지만, 북한 인권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지속적으로 관련 활동을 하게 된 까닭은 한국에 교환학생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당시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경찰대학에서 범죄학 수업뿐만 아니라 한국어 또한 배울 수 있었고, 학교 측에서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바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이라는 나라에 큰 매력을 느꼈고, 미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계속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더 나은 한국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LiNK(Liberty in North Korea)라는 미국 학생 동아리에 가입해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를 참관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산하 기관에서 인턴십을 하는 와중에 LiNK 활동에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폴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Q.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소감은 어떤가요?
A. 제 기억에 따르면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는 존 케리 국무장관의 연설, 신동혁의 연설, 각국 외교부 장관의 연설과 UNHCHR(UN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 발언 순으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태까지 북한 이슈를 다룰 때에는 '하이폴리틱스(High Politics)'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정치, 경제, 핵 문제 등만 거론하고 북한 인권문제 등은 소홀히 다룰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이러한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 인권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에게 그 관심을 돌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북한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국제사회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제가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지도록 감동을 주었던 책 'Escape from Camp 14"의 주인공 신동혁이 회의 중에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는 때였습니다. 북한에 있는 여러 곳의 수용소에서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는 점을 직접 들으면서 앞으로 이러한 이슈에 더 주목하고,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폴과 인터뷰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느 한국 사람들보다 더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친구가 한국을 좋게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한데, 이를 넘어서 더 나은 한국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은 놀랍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으로서 저와 주변의 친구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외국인인 폴보다 오히려 관심이 없고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하기도 하였습니다.
폴은 조만간 제가 다니고 있는 뉴헤이븐대(University of New Haven)에 북한 인권을 옹호하는 미국 학생 동아리 LiNK 학생단이 방문하여 세미나를 열고 북한 인권에 대해 알릴 것이라는 소식 또한 전해주었습니다. LiNK 동아리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할 예정이었는데, 이에 더하여 더욱 다채로운 미국 소식을 전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미국에서도 한결같이 통일을 염원하는 대학생 기자 임혜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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