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제 취미이자 관심사인 문화 관련 소식을 전달한 적이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공연 문화를 즐기면서 통일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저의 가장 큰 관심사가 실은 맛집 탐방인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북한 맛집에 대해 알아보는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유럽에서 북한음식을 맛볼 수 있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북한 음식점에서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북한에 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중국과 유럽 등지에도 북한 음식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북한은 중국과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수십 개의 식당을 운영하여 외화를 벌고 북한의 음식과 식당 문화를 전파해 왔습니다. 북한은 해외 음식점 운영을 통하여 정보수집과 대외선전 등의 민간외교 활동 효과까지도 노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서방세계에서 식당을 개업한 것은 네덜란드의 '해당화 식당'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 유럽 최초의 북한식당 '해당화식당'의 개업 당시 모습(출처 : SBS뉴스)
해당화 식당은 네덜란드인 사장이 사업면허를 등록하였지만, 북한 당국이 파견한 운영 책임자 한명희 씨와 주방인력 4명 등 모두 9명인 종업원은 북한 사람들로 구성되는 등 실질적으로는 북한과 합작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식당 벽에는 북한 미술품들을 전시되어 있고, 작은 피아노와 함께 북한 가요 가사가 흐르는 TV화면이 북한 식당으로서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고 하네요. 중국 베이징 해당화 식당 분점이 300석의 규모를 자랑하는 것에 비하여 네덜란드 분점은 유럽인의 수요가 적은 것을 감안하여 24석 규모의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해당화 식당은 여느 북한 식당과 마찬가지로 여성 종업원이 음식 시중을 들면서 북한 가요도 부르는 등 여흥을 돋우고, 피아노로 서양 클래식 음악이나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 등을 연주하는 등 유럽인에게 어필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해당화 식당은 개업 당시 손님이 많지 않아 점심시간에는 열지 않았고, 예약제로 저녁에만 운영하며 9단계의 코스 메뉴 하나만을 내걸었습니다. 메뉴에는 오골탕, 불고기, 칠색나물, 고등어구이 등 한식과 함께 초밥이나 회가 포함되었고, 감자튀김 샐러드와 귤 그라탕 등 서양식 요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들쭉술' 등 북한 술이 아닌 `하이네켄' 등 현지 술과 음료들만 취급하였습니다. 그 가격은 1인당 79유로(약 10여 만 원)로 현지의 웬만한 고급 코스요리보다 높게 책정되었습니다.
▲ 9단계 코스요리 중 첫번째 음식인 감자튀김샐러드와 칠색나물(출처 : 연합뉴스)
▲ 해당화식당의 손님들(출처 : 연합뉴스)
북한은 '조선평양해당화식품회사'라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하여 해당화 식당의 경영 전략, 조선음식문화, 예술 공연과 상품 등의 정보를 알리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북한 또한 북한 음식점을 잘 관리하고자 하는 의욕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 해당화식당의 홈페이지(출처 : 연합뉴스)
당시 네덜란드인 식당 책임자 반 달 씨는 해당화 식당이 강연과 영화 상영, 미술품 전시와 판매, 북한 관광 홍보 등을 통해 북한과 서방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닫힌 나라의 작은 대외창구(opening)'로서 그 역할을 다하겠다는 처음의 포부와는 달리 해당화 식당은 개업 8개월 만에 폐업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네덜란드인 업주와 북한인 종업원들간 불화가 폐업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네덜란드의 ‘데 텔레그라프’ 신문 등 현지 언론은 종업원들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10만 유로(약 14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한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네덜란드인 업주는 당시에 "(종업원들에게) 숙식과 보험료, 비자수속비 등을 제공했으며 임금은 네덜란드 고용법에 근거해 지불했다. 북한이 거액의 손해배상을 받아 다른 식당을 개업하거나 자신의 식당을 대가없이 넘겨받으려는 술수에 자신이 휘말린 것 같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참고로 북한 음식점의 종업원 임금과 관련하여, 임금의 50~70%가 파견기관 상납과 운영비, 당비, 충성자금 등 각종 납부금 명목으로 공제되어 종업원들이 실제로 받는 임금은 매우 적다고 합니다.
▲ 해당화식당이 1년 반 만에 재개업했다(출처 : SBS뉴스)
▲ 북한은 중국에서도 두 곳의 해당화식당을 운영하고 있다(출처 : SBS뉴스)
해당화 식당은 올해 초에 종전보다 시내와 더 가깝고 더 큰 규모로 다시 개업하였습니다. 해당화 식당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유럽 최초의 북한식당', '북한 요리와 문화, 두 분야의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해당화 식당은 장성택의 측근 장수길이 싱가포르에서 비자금을 관리하는 데에 연관되어 장성택 숙청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등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해당화 식당이 별 탈 없이 잘 운영되어 북한의 음식문화를 알리겠다는 당초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유럽 여행을 하게 된다면 네덜란드에 들렀을 때 해당화 식당에서 한 끼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유럽의 북한 음식점 해당화 식당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린 맛집을 찾는 대학생 기자, 임혜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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