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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한국의 대통령&북한의 지도자들은 어떻게 휴가를 보낼까?

대통령 휴가


무더운 여름, 여러분만의 피서 방법이 있으신가요? 가족끼리 휴가를 가는 것만큼 즐거운 연례행사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이 바쁘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렇다면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어떻게 휴가를 보냈을까요? 그리고 북한의 지도자들도 휴가를 떠나는 것일까요?


  대통령도 휴가를 보낼까?

작년에도 박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 참모들도 제대로 쉴 수 없다고 진언하여 당초의 계획이 바뀌었지요.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여름휴가로 경남 거제시 ‘저도’를 찾았습니다. 저도에 있는 모래밭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하였지요. 이는 10대 소녀시절 가족과 함께했던 바캉스를 회상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뒤 첫 주말에 2박 3일 일정으로 휴가를 보냈습니다. 당시 당선자 신분이었던 이 전 대통령은 지인들과 테니스를 치며 휴식을 취했다고 하네요.

이듬해인 2008년, 이 전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독도 영유권 문제, 호우 피해 등 현안이 민감한 상황에서 경제상황까지 좋지 않아 휴가를 갈 것인지 망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작년에 휴가를 갔던 것과 같은 이유로 휴가지로 떠날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휴가를 가야 공무원도 휴가를 가고, 내수진작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떠난 곳은 남해안에 있는 군 휴양시설이었는데,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에서 일명 '청해대'(靑海臺)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이 휴가를 갈 경우 상당수의 수석비서관들도 그 일정에 맞추어 휴가를 떠나고, 몇몇 참모들이 청와대에 남아 국정을 돌본다고 합니다. 실례로, 작년에 박 대통령이 떠난 청와대에서 허태열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등 두 실장을 중심으로 현안을 챙겼던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여름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거 여름휴가(출처:SBS) 박근혜 대통령의 여름휴가▲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여름휴가(출처:헤럴드경제)


  대통령이 휴가 중 읽은 책은?

대 정부는 대부분 대통령의 휴가 구상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휴가 때 읽을 책을 함께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휴가 때마다 처칠 평전인 ‘돌파의 CEO 윈스턴 처칠,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라는 책이나, 설득 기술을 담은 경제 베스트셀러 '넛지(Nudge)'를 주변에 선물하는 등 양서를 소개하고 선물하며 휴가를 떠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또한 작년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이이가 성혼과 주고받은 서신을 정리한 ‘답성호원’, ‘일러스트 카뮈’, ‘유럽의 교육’, 철학상담치료에 관한 책 ‘철학과 마음의 치유’, 정조가 실학자 홍대용과 나눈 문답을 다룬 ‘계방일기’의 완역본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를 구입하였던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국정 운영에 참고가 되기도 하고, '책 읽는 대통령'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 요트▲ 북한 남포의 인공호수인 태성호 부두에 정박 중인 김정일의 요트(출처:세계일보) 김정은▲ 김정은의 모습(출처:노동신문)


  그렇다면, 북한의 지도자도 휴가를 보낼까요?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북한에는 사냥터가 있는 100만평 규모의 천마산 특각(전용별장)을 비롯해 김씨 일가 전용 별장만 40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의 지도자들은 대대로 산은 묘향산, 바다는 원산 배나무골을 선호해왔다고 하네요. 특히 묘향산 특각은 "천연요새"로써, 묘향산 특각을 위해서 평양에서 묘향산까지 고속도로를 닦았을 정도로 공을 들인 별장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묘향산 특각은 평양에서 차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호위사령부의 철통 경호까지 받을 수 있는 여름 휴가지로서 선호 받고 있는 것입니다.

2011년 여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동해에 있는 별장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김정일은 언제나 여름 휴가 시기에 여름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2011년 여름에는 대규모 수해로 북한 주민들이 큰 고통을 입고 있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공식 보고에 따르면 그 해 홍수 피해로 15,860명의 북한 주민이 피해를 입은 바 있었는데, 김정일은 수해 피해 현장에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던 반면 호화 요트를 이용하여 휴가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국제 사회의 시선과 김정일의 휴가 사례를 보며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에 휴가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대통령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김정은 휴가 ▲ 김정은은 휴가 중 발사에 참관한 것으로 보입니다.(출처:채널A) 김정은 별장▲ 김씨 일가의 별장은 40곳이라고 합니다.(출처:채널A)

김정은의 올 해 휴가 또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고 합니다. 김정은은 묘향산 특각에서 이설주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방사포 발사를 지켜보면서, 당 핵심 간부들에게는 백두산 답사 행군을 지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김정은이 군에 이어 당 간부까지 3대 세습을 상징하는 백두산지역을 답사하도록 지시한 것은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 또한 휴가나 휴식이 필요할 경우에 특각에서 머물면서 주위 군부대나 기업소 등을 방문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사실을 보며 휴가 중에도 국가 기반시설에 방문하여 지도자로서 영향력을 과시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휴가 중에도 북한의 최대 현안인 경제문제와 북-중 관계개선, 대-미, 대-남 문제와 관련한 전략 짜기에 고심하였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또한 "휴가"를 떠난 만큼 이전까지의 강행군에 따른 휴식을 취하며 다리부상도 치료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남과 북의 지도자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여름에 어떤 모습으로 휴식시간을 보내셨나요? 미래에는 가족과 함께 저희들 또한 묘향산으로 휴가를 갈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