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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 국제회의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


2014년 6월 9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외교부와 동아시아연구원 공동주최로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한국어 동시통역이 제공되었는데요.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의 환영사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기조연설로 회의가 시작했습니다.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윤병세 통일부 장관


  긴장이 고조되는 세계화 정세 속, 한국의 위치와 방향은?

이 원장은 회의발표자와 내빈 및 참석자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기조연설에서 윤 장관은 긴장이 고조되는 세계정세를 지적하며 동아시아의 갈등이 격화되는 현실을 특별히 염려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정세는 경제성장에도 큰 방해요인이 될 수 있음을 말하며 동아시아 관련국들이 서로를 경쟁국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더욱이 북한도 평화와 공존의 길을 선택한 미얀마나 베트남과 같은 길을 선택해야 할 때라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으로는 동아시아 공동 안보 문제의 상호 책임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평화적인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 중 한국의 균형 잡힌 외교정책의 필요성을 말하며 동아시아와 대북 관계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한반도신뢰구축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하며 인도주의와 공동번영 통합 어젠다(agenda)를 강조하는 드레스덴 선언과 우호적 환경 조성을 통한 통일로의 방향을 언급했습니다. 다만 통일로의 난관으로 북핵을 지적했으며 미얀마가 개혁 개방과 국제사회 핵 저지를 수용했다는 점을 들어 북한도 이에 동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회의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좌측부터 피터 벡(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알렉산더 페데로브스키(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 교수), 전재성(동아시아연구원 아시아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 교수), 신봉길(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소장), 한스 귄터 힐퍼트(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부국장), 다나카 히토시(전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진찬롱(중국 런민대 교수), 신성호(서울대 교수)


  1부 드레스덴 선언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 한국의 통일정책 비전

1부는 드레스덴 선언과 한국의 통일외교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있었습니다. 1부의 사회는 신봉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소장이 보았으며 전재성 동아시아연구원 아시아안보연구센터 소장∙서울대 교수와 한스 귄터 힐퍼트(Hanns Guenther HILPERT) 독일 국제안보문제 연구소 부국장이 각각 “한국의 통일한반도 외교전략”,”신뢰정책: 독일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발표에 이어지는 토론 참석자로는 다나카 히토시(TANAKA Hitoshi) 전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피터 벡(Peter BECK) 아시아 재단 한국지부 대표, 신성호 서울대교수, 진찬롱(JIN Canrong) 중국 런민대 교수, 알렉산더 페도로프스키(Alexander FEDOROVSKIY) 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 교수가 있었습니다. 사회자 신봉길 소장은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북한의 불쾌한 입장을 말하며 드레스덴 선언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 한국 통일 정책 비전에 대한 토론의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좌측부터 전재성(동아시아연구원 아시아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 교수), 피터 벡(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진찬롱(중국 런민대 교수), 하영선(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다나카 히토시(전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알렉산더 페데로브스키(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 교수), 한스 귄터 힐퍼트(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부국장), 이정민(국가안보문제담당대사, 연세대 교수)

첫 번째 발표자 전재성 교수는 “한국의 통일한반도 외교전략”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통일 및 동북아 지역 전략과 통일 한국의 외교 비전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통일과 동북아 지역 전략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통일 기반 확대를 강조한 국정과제 설정 및 통일 편익 강조를 긍정적 흐름으로 판단하며 어떠한 통일을 이루는가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통일을 이루는가는 통일 한반도 외교 전략의 방향을 결정하고 시사 하게 될 것임을 말했습니다. 나아가 동아시아 정세는 여전히 강대국 정치와 세력 균형 및 세력전 등의 요소에 의해 결정되고 있기 때문에 통일 과정에서 다자 협력 기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함을 말했습니다. 통일 전략 설정을 위해서는 통일 외교의 목적과 주요 영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음을 말했습니다.

통일 한국의 외교 비전에 관하여는 분단에서 비롯된 북핵문제 및 북한문제는 동북아 강대국 세력균형 정치에서 한국의 전략적 난관을 유예하는 효과를 가졌으며 한국의 지역전략 목적은 동아시아 체제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의 통일은 동북아 국제정치의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논리를 고려해볼 수 있으며 통일된 한반도가 동북아 강대국 정치의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는 규범적 견해를 확립할 필요가 있음을 말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 한스 귄터 힐퍼트 부국장은 드레스덴 선언의 의미로 통일은 신뢰정책의 궁극적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음을 말했습니다. 신뢰정책의 등장과 드레스덴 선언의 의미, 신뢰정책의 미결 과제 등을 말하며 독일을 사례로 한반도 상황과 유사점과 차이점을 말했습니다. 유사점 보다는 차이점에 강조를 두며 냉전이 지속된 한반도와 냉전이 종식된 유럽의 안보환경을 시작으로 양측의 경제 규모 차이 및 지역 통합 정도의 차이, 북한의 극단적 행태 등을 차이로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향후 예상되는 난관을 북한과 한국에 나눠 제시했는데 북한의 경우 체제안정과 안전보장을 요구할 것이며 북미협상을 남북대화보다 중시한다는 점, 문화적 침습에 대한 두려움과 독일식 통일 모델에 대한 두려움 등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난관으로는 북 지도부에 대한 통 큰 제안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부족하며 국가보안법과 같은 법률적 제약 등을 지적했습니다. 독일 통일의 함의로 동독은 북한과 다르게 예측 및 계산 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했다는 예비적 고찰과 독일의 경험을 ‘교훈(lesson)’보다 통일에 대한 ‘영감(inspirations)’으로 제시했습니다.


  2부 통일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미래 

오찬 후 진행된 2부는 ‘통일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2부의 사회는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이 보았으며 1부 토론자로 참여했던 피터 벡 대표와 진찬롱 교수, 다나카 히토시 이사장, 알렉산더 페도로프스키 교수가 발표를 했습니다. 토론자로는 이정민 국가안보문제담당대사∙연세대 교수, 전재성 교수, 한스 귄터 힐퍼트 부국장이 참여했습니다.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좌측부터 전재성(동아시아연구원 아시아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 교수), 피터 벡(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진찬롱(중국 런민대 교수), 하영선(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다나카 히토시(전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알렉산더 페데로브스키(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 교수), 한스 귄터 힐퍼트(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부국장), 이정민(국가안보문제담당대사, 연세대 교수)

첫 번째 발표자 피터 벡 대표는 “통일한국을 향하여: 미국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 옵션을 ‘의도적 무시’, ‘봉쇄정책(Containment)’, ‘응징 또는 선제타격’, ‘관여정책(Engagement)’ 이상의 네 가지로 제시하며 견제와 관여의 복합적 접근법인 ‘봉쇄적 개입(“Congagement”)’이 절실함을 말했습니다. 6자회담에 대한 평가와 참가주체인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각자의 상이한 우선순위를 말하며 협력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한미일 3자 공조의 중요성을 말하며 북미 간 합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한반도의 통일과정이 선호하는 형태인 독일식으로 이뤄질 것인지, 선호하지 않는 형태인 베트남이나 예멘식으로 이루어질 것인지는 모르지만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홍콩식 통일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08년 남북한의 경제규모와 1989년 동서독의 경제규모를 비교하며 통일비용의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피터 벡(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발표 사진

두 번째 발표자 진찬롱 교수는 “통일한반도의 미래: 중국의 시각”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인 “평화롭고 독립적인 통일을 지지함”이라는 말의 의미를 두 가지로 해석했는데 우선 통일 과정이 재난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와 통일 과정이 특정 강대국에 의해 주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말했습니다. 중국의 여론은 한반도 통일은 여전히 미래에 일어날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한국정부가 이러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다만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는 북한을 포함하여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말했습니다. 

“평화롭고 독립적인 통일”의 핵심으로 남북한 정치적 신뢰를 말하며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이 표방하는 정신에 중국이 지지한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기대로는 안정적 지역 정세와 예측 가능한 한국과 경제협력 증진에 따른 중국 북동지역이 누릴 혜택을 들었습니다. 반대로 중국의 우려로 미군이 여전히 한반도에 주둔할지 여부와 특히 38도선 이북으로 미군을 배치할지에 대한 점, 통일 한국과 중국 간의 영토분쟁의 가능성을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기조로는 한반도 통일은 가까운 미래 발생할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결국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중국은 통일 과정에서 누릴 혜택을 기대하며 어려움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통일외교의 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다나카 히토시(전 외무성 외무심의관,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발표사진

세 번째 발표자 다나카 히토시 이사장은 한반도 통일의 문제는 한국 뿐 아니라 동아시아지역 차원에서 오랫동안 추진된 과업으로 지역 차원의 고려가 반드시 요구되는 문제임을 강조하며 관련국들 관계를 고려했을 때 통일이 전개되는 과정에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을 말하며 이상적 한반도 통일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지역 모두가 안정과 번영을 담보 받을 수 있는 형태의 것이어야 함을 역설했습니다. 먼저 통일의 시나리오를 점진적 통합, 급변사태, 독일식 흡수통일로 나누어 각 시나리오 별 예상 전개 과정과 가능성, 바람직한지 여부를 말했습니다. 이어 통일 후 한국이 직면할 주요 과제로 새로운 국가 정체성의 수립, 새로운 안보 태세 구축, 새로 형성되는 경제적 기회와 국제사회의 지원 조화를 통한 통일비용 만회로 들어 각각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마지막 발표자 알렉산더 페도로프스키 교수는 한반도의 통일전망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어 보고 동아시아 정치안보 환경의 시나리오를 두 가지로 나누어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지역 강대국 간의 갈등과 정치적 대립이며 이에 대한 대안적 접근으로 두 번째 시나리오인 각 국가들이 실용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기반 하여 통일 한국의 외교비전을 두 가지로 제시했는데 한미일 삼각동맹의 일원으로서 ‘완충국(buffer state)’이 되는 것과 지역 강대국들 간 정치적 대화 및 경제통합 상황에서 ‘중재국(mediator)’이 되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의 결과로 어떤 외교비전을 가져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 따른다면 통일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한 편으로 하는 진영과 중국과 러시아를 한 편으로 하는 진영 간의 긴박한 정치적 대립과 경쟁에 개입될 것이라 보았습니다. 반면 두 번째 대안적 접근에 따른 시나리오에서는 통일 한국이 경제중심지이자 지역안보체제의 핵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여 통일 한국이 주체적으로 주변국들 사이 균형 있는 외교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이어 한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제시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두 가지 정치적 계획인 유라시아정책과 신뢰외교정책이 국제사회에 관심 있게 조명되고 있음을 말하며 유라시아 정책을 통해 한국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섬나라 정서에서 대륙형 정서로 전환될 것이 관찰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은 북방 이웃국가인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을 증진시켜나갈 것이라 보며 이러한 정책이 한미동맹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통일한국과 러시아 간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제시했습니다.

 3시간여 진행된 발표와 토론 이후 청중석으로부터 전달받은 질문 몇 가지에 참석자들의 답변시간이 있었으며 하영선 동아시아 연구원 이사장의 폐회사를 마지막으로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 국제회의가 마쳤습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진행되는 회의라 길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통일문제에 있어 한국의 외교적 위치와 방향, 세계적 정세와 각 국가 외교전문가들의 견해와 국가적 입장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으며 흥미로웠습니다. 지금까지 다 함께할 함(咸)선주 기자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