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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44년만에 개최되는 북한 '당대표자회'란 무엇일까?

 

북한의 정세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요즘 북한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읽으셨을 것입니다.

 

북한에서 당대표자회를 개최한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이해관계가 긴밀히 얽혀 있는 나라들에서는

도대체 언제! 북한에서 당대표자회가 개최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었습니다.

  

6월 26일 아침 조선 노동당 중앙 위원회 정치국은

<조선 중앙 통신>을 통해 결정서를 공표하였습니다.

 

핵심 대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 중앙 위원회 정치국은 주체혁명 위업,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 위업 수행에서 결정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과 혁명 발전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하여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 노동당 대표자회를 주체 99(2010)년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

 

 

이 발표 이후 국내에서는 북한에서 말하는 '9월 상순'의 의미를 두고도 여러 해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당대표자회"가 갖는 의미가 무엇이길래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당대표자회는 당 중앙 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열리는 것입니다.

당 규약 30조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 되어있습니다.

 

<당대표자회는 당의 노선과 정책 및 전략, 전술에 관한 긴급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며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당 중앙 위원회 위원, 후보 위원 또는 준후보 위원을 제명하고 그 결원을 보선한다>

 

 따라서 이번 달에 개최되는 당대표자회의에서는 150여명의 중앙위원과 100여명의 후보위원이

선출되며 이어지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정치국과 비서국을 구성하게 됩니다.

 

또한 각 부문의 당비서와 검열위원회, 군사위원회를 조직하게 되는데

노동당 조직부 제 1부부장 이제강이 지난 6월 2일 교통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누가 맡을 것인가 역시 큰 관심거리입니다.

 

한편 북한에서 당대표자회 소집은 44년 만에 이루어진 매우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당대표자회는 북한의 지난 50년 역사상 지금까지 모두 두 차례 밖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1차 회의는 1958년 3월에 열렸는데

이는 1956년 연안파와 소련파를 제거하게 되는 종파사건과 장평산 쿠데타 등으로

흐트러졌던 당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개최되었습니다.

김일성은 1차 회의의 개최를 통해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하면서 1인 독재체제의 기반을 다지게 됩니다.

 

이후 2차 당대표자회는 1966년 10월에 열리게 되는데 이 때는 중국의 문화 대혁명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불안을 해소하고 당조직을 개편하기 위해서 개최되었습니다.

중국과 소련의 분쟁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자주 노선'과 한국과 일본의 수교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국방 병진 노선'의 재확인과 강화가 공식 천명 되었지요.

 

 

이와 같이 당대표자회는 북한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마다 개최되며

체제 변화의 전환점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왜 북한은 44년만에 당대표자회를 개최하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우선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후계구도 준비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것과

현재 북한이 처한 정치, 경제적 혼란과 후계 구도의 불안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당의 체제 정비용으로 보는 것입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됐든 이번 당대표자회는 북한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당대표자회의 향방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북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