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 주민의 하루 일과는?

 

 

 안녕하세요? 상생 기자단에서 외모를 담당하고 있는 꽃미남 두희기자 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할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북한 주민의 하루 일과>입니다. 내 가족, 내 친구들 하루 일과도 제대로 모르는데 북한 주민들의 하루 일과를 알아서 무엇 하겠느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북한 주민의 하루 일과도 알아보고 가족, 친지, 친구, 내 지인들 모두의 하루 일과도 알아보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부족한 제 글 하나 읽고 부모님의 스케줄에 맞춰 안부 전화 드리는 효자효녀 되신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서 북한 사회와 우리 사회가 어떤 점을 지향해야 하고 어떤 점은 지양해야 할지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출바알~!

 

 북한 주민의 통상적 하루 일과는 연령과 직업 등 집단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는 계층에 따라 다른데 대부분의 일반 주민은 잡곡밥이나 강냉이밥을 주식으로 먹습니다. 나물국, 배추김치, 무생채가 일반적인 반찬이며 계란 프라이나 소시지를 곁들이는 주민은 생활 형편이 나은 경우에 속합니다.

 

 북한 주민은 직장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보통 7시까지 출근합니다. 출근은 평양시 등 대도시에서는 지하철이나 무궤도 전차 등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며, 지방에서는 30~40분씩 걸어서 출근하는 주민도 많습니다. 출근을 하면 독보회(비교적 적은 사람들 앞에서 신문 따위의 교양 자료를 소리 내어 읽으면서 정책과 시사 문제 따위를 해설하는 간단한 모임) 및 당 지시사항 전달, 그리고 강연회 등 당 정치 사업을 합니다. 독보회는 약 30분간 진행합니다.

 

 

 정규 작업은 8시에서 12시까지 4시간, 그리고 14시에서 18시까지 4시간을 합해 모두 8시간입니다. 작업은 일반 노동자의 경우 50분 노동에 10분 휴식을, 농민의 경우 100분 노동에 20분 휴식을 원칙으로 합니다. 12시에 오전 작업이 끝나면 점심시간입니다. 점심은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직장에 인접한 동료 집에서도 먹습니다. 물론 집이 가까우면 집에 가서 먹기도 합니다. 주로 잡곡밥이나 강냉이밥을 먹으며 여유가 있는 집안은 김밥에 감자볶음, 소시지를 먹기도 합니다. 상당수의 주민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에 가서 떡, 두부밥, 빵, 꽈배기, 밀주 등 장마당에 내다 팔 음식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농촌 지역의 경우, 집으로 가는 도중 바구니에 나물, 돼지풀, 채소 등을 채취하고 집에 도착하면 집짐승(개, 돼지, 닭, 염소, 토끼, 오리 등)에게 먹이를 주며 농장에 나가기 전까지 텃밭에서 잔일을 합니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13시에서 14시까지 오침시간을 가지며 오후 일과는 14시에 시작하여 18시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농장원의 경우 일의 특성상 규정된 시간에 퇴근하기보다는 하던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야 퇴근합니다.

 

 북한 노동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하루 8시간 노동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용지물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전투적으로 일하고 긴장하게 생활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이 노동법의 ‘8시간 노동제’보다 앞섭니다. ‘당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전투적 기풍’에 노동법이 밀리고 있는 셈입니다. 북한의 모든 부분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특히 농업부문에서는 ‘8시간 노동제’가 심각하게 무시되고 있습니다. 협동농장 농장원들은 농사철 비수기인 1~2월을 제외하고는 봄, 여름, 가을을 들판에서 살다시피 해야 합니다.

 

 기타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상황도 농민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오후 작업이 끝나면 작업총화 시간이며 일주일에 한 번씩 생활총화를 합니다. 생활총화 시간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자아비판’과 동료들의 과오를 지적하는 ‘호상비판’(상호비판)을 하는데 비판의 기준으로 김일성 교시나 김정일의 말씀을 인용해야 합니다. 이후에도 추가 노동을 하거나 정치 학습회, 정치 강연회, 김정일 말씀 및 방침 전달, 기술학습 등 각종 학습을 개최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평일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실질적인 일과는 많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공장 가동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노동자들은 잡담을 하는 등 특별한 노동 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일찍 퇴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근부에 도장만 찍고 오전에 퇴근하여 장사를 하기도 합니다. 일과 후 잔업도 유명무실해졌고 학습회도 정기적으로 개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활총화를 오전에 하는 조직도 생겨났습니다.

 

 퇴근하면 개인 시간을 갖는데 전기 사정이 나쁘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저녁을 먹습니다. 저녁 식사는 아침 식사와 비슷하지만 때로는 국수, 감자, 고구마 등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저녁을 먹고 난 이후는 개인적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남자의 경우 집 수선을 하고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며 여자의 경우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한 후 장사를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장원들의 경우 텃밭에 가서 김을 매기도 하고 산에 가서 땔감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번 북한 주민의 하루 일과를 통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하루 일과를 법, 제도 등을 통해 규정 및 제도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노동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국가 특징답게 사회주의 노동법을 제정해 ▲1일 8시간 근로 ▲유해·위험작업 및 소년 근로(14~16세)는 1일 7시간 및 6시간 근로 ▲14세 미만 근로 금지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법률로서 일찍부터 보호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당의 방침이 법보다 위에 있는 모순적 상황이 현재는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법보다 센 것은 주먹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죠? 북한의 노동자들은 어느새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사회적 약자가 되어 당의 방침대로 활동하게 되었는데요. 좋은 취지의 법률일수록 실제 사회에서는 그 법률의 효력이 미미하며, 이로 인해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개인 생활마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노동자를 우대해야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은 비판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거주하는 일반 민중들의 하루생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입니다. 즉 남북한 사람들을 표현하는 다른 말로 가장 적합한 것은 '노동자' 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법률과 제도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남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합니다.

 

 

 

 

〈참고자료〉

데일리NK 2010년 4월 18일자 「北 노동법 '8시간제'…'당 방침' 때문 '유명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