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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제19기 통일교육위원 출범식에 가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나 싶더니, 어느새 완연한 봄의 한가운데입니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던 지난 4월 2일, 저희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통일교육위원협의회 출범식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19번째로 전국에서 선정된 통일교육위원협의회 출범을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중앙협의회 이배용 의장을 비롯한 16개 시·도 지역협의회장 및 교육위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이인제, 정문헌, 이재익 의원 등 주요인사 20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제19기 통일교육위원 973명은 2014년 4월 1일부터 임기 기간 2년 동안 해당 지역사회에서 통일교육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통일교육위원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담당할까요?

   통일교육위원이란 통일교육활동을 통하여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1980년 '통일교육전문요원'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통일전도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6년 통일교육전문요원에서 통일교육전문위원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1987년 제1기 통일교육 전문위원들이 위촉되었습니다.

 2005년 통일교육 전문위원에서 명칭이 지금과 같은 통일교육위원으로 변경되었으며, 2014년 현재 제19기가 출범할 정도로 오랜 전통을 가졌습니다.

 위촉된 통일교육위원들은 시·도 지역협의회 등에 소속되어 각종 학술행사에 참여하거나 초·중·고등학교 등에서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이배용 중앙협의회의장, ㄹ길재 통일부장관, 정종옥 통일교육위원 협의회 중앙의장


 1부의 기념사에서 통일부 류길재 장관은 통일이라는 것은 우리에겐 숙명이고 당면한 과제이지만, 우리사회는 통일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서 냉소와 비판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통일교육위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한다면 이러한 상황들을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통일교육위원회가 이끌어갈 통일교육이 젊은 통일교육, 즐거운 통일교육, 모이는 통일교육이 되었으면 한다는 세 가지 당부도 덧붙였습니다.

 축사를 맡은 이배용 중앙협의회의장은 통일은 우리의 역사적 책무이자 현실적 과제이지만, 통일은 정치권의 일로만 느껴졌던 것이 현실이다. 달라진 우리민족의 마음을 모으고, 통일을 나의 일로 여기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일교육이 해야 할 일이라며, 이러한 통일교육을 위해 통일교육위원이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 발언 등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교육위원이 위촉되는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 시점에서 통일교육위원의 역할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교육위원의 다양한 활동으로 청소년들이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통일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진 2부에서는 대구 예술대의 D.A.U밴드, 탈북예술가인 박성진, 뮤지컬 배우 이태원의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올바른 통일교육을 통해 진정한 통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공연자 모두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소해금을 연주하는 탈북예술가 박성진▲ 멋진 공연을 보여준 뮤지컬배우 이태원


 이날 위촉된국내통일교육위원(867명)은 16개 시·도 지역협의회에 소속되며, 통일교육위원 지역협의회는 지역통일교육센터로 지정되어 통일문화축제, 열린통일 아카데미, 체험학습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해외 통일교육위원(106명)은 미·중·일·러 4개국 7개 거점도시(워싱턴, 뉴욕, LA, 북경, 선양, 모스크바, 도쿄)에서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통일교육 확산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합니다.


▲ 출범식에 참석한 주요내빈 (출처: 통일교육위원 협의회 홈페이지)


 이번 통일교육위원 출범식은 우리 기자단들에게도 통일교육과 통일교육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해주었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된 한반도에 살아온 우리는 분단의 아픔을 진단하고, 아픔이 낫기 쉽도록 준비해 왔던 것이 아니라 꽁꽁 싸매고 지루한 통일이야기만 반복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통일에 대해 흥미를 잃은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통일의 당위성만 외치는 것만큼 지루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통일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잃은 관심을 다시 가지게 하는 것이고 통일이 즐거운 것임을 알게 하는 것이며 통일을 해야 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찾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통일에 대해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통일교육이 즐거워야 합니다. 통일교육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흥미롭게 녹아있다면 모두가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편 통일교육은 통일에 대한 관심을 되찾아 줄 뿐 아니라 '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통일의 의미 찾기도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방적이고 편향된 통일교육 환경 속에서는 다양한 관점과 생각이 오갈 수 없습니다. 각자가 자신만의 통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특정한 이념이나 사상을 주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논쟁을 투명하게 드러내며 이러한 논쟁과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과 사상을 갖게 한다는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Beutelsbach Konsens)'와 같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마다의 통일 이유를 찾을 때 통일은 먼 미래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국내외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내실 있는 통일교육이 통일의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자리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새로운, 더 가까운, 더 재미있는 통일교육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참고: 통일교육위원 중앙협의회 홈페이지 (http://www.unikoredu.org/)
사진: 박일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