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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2014 북한민주화운동본부 학술세미나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체제 전망'

 북한 정권의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이 숙청된지도 어느 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들려온 장성택 실각 소식에 이어 이전과는 다르게 신속히 진행된 숙청 과정이 공개적으로 전해지면서, 북한 내부 상황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에 북한 내부 상황을 진단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북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1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체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교수, 연구원, 국회의원, 학생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여러분, 장성택 사건 이후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온갖 추측으로 혼란스러운 지금, 전문가들이 분석한 '북한의 현황과 김정은 체제 전망'에 대해 매우 궁금하시죠? 저희가 학술세미나 현장을 낱낱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학술세미나 포스터   ▲ 학술세미나 책자

 

 이날 세미나는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 강철환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강철환 대표는 “2013년 말 북한에서 반인류적 범죄 행위가 벌어졌다. 설마 장성택까지 숙청할까 생각했는데, 이는 상상하기 힘든 잔인한 사건이었으며, 오늘 세미나를 통해 장성택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앞으로 북한의 전망에 대해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의 대북 정책과 북한 민주화 정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 모임’ 소속의 김태훈 변호사가 축사를 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우리는 포용하는 자세를 취하여 폭넓은 대응을 해야 하며, 김정은 일당만을 고립시키고 북한 주민들은 보호해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으며, 김태훈 변호사는 장성택 숙청과 관련하여 "북한의 인권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북한인권법을 만들고, 북한인권개선위원회를 개설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 강철환 대표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세미나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데일리NK 통일전략연구소 손광주 소장의 사회로 주제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곽인수 연구위원과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홍성필 교수가 각각 '북한의 시기별 숙청사건과 김정은 체제 전망', '장성택 처형과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인권법적 해석'이란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3대 세습으로 이어진 북한의 정권별 숙청사건들에 대해 설명한 곽인수 연구위원은 "김일성 시대에는 권력투쟁을, 김정일 시대에는 권력안정화를, 그리고 현재 김정은 시대에는 다시 권력투쟁을 위해 숙청이 진행되었다."라고 분석하며, "장성택 숙청은 북한 내부의 경제난 악화로 인해 작아진 파이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다 벌어진 일이다. 앞으로 리영호, 장성택 숙청과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는 확실한 2인자로 자리매김한 최룡해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아닌 '불안정'이 시작되었으므로,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제언했습니다. 다음으로 발제한 홍성필 교수는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은 여러 매체를 통해 주민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장성택 처형을 정당화하는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장성택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잔혹한 처형과 가혹행위는 북한 내부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에 총체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하며, "북한 체제 자체에 극단적인 인권침해 특성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향후 통합시 이를 고려하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 1부: (왼쪽부터)곽인수 연구위원, 손광주 소장, 홍성필 교수

 

 잠깐의 휴식 시간 후, 2부에서는 지정 및 종합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경민대학교 강명도(북한학) 교수는 "2인자인 장성택을 처형했는데, 누가 김정은을 믿고 의지하겠는가? 장성택이든 김정은이든 기득권을 가진 세력은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으며, 망명북한펜센터 장해성 이사장은 "장성택 숙청의 배경으로는 김정은의 정치적 미숙성, 장성택 세력의 거대화 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토론발표한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위원은 "북한 체제는 감시와 억압이 매우 강하며, 이는 공포 수준에 달한다. 장성택 숙청은 독재정권에서 흔히 나타나는 사건이며, 김정은의 1인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 하지만 숙청 이전에도 북한 체제는 불안정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라고 분석했으며, 마지막으로 이정철 전 북한중앙기관 간부는 "장성택 숙청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토론발표에 이어서 앞서 1부에서 발표한 발제자와 2부의 토론자 전원이 종합토론을 했으며, 세미나 참석자들의 질문시간이 있었습니다. 북한 문제에 관심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 만큼,  날카로운 질문들과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답변들이 이어졌습니다.   

 

▲ 2부: 각계 북한 전문가들의 토론 모습

 

 장성택 숙청 사건이 북한 뉴스를 통해 공개적으로 보도되었지만, 사건의 전말과 그 후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유례없이 잔인한 반인도적 숙청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현 상황에서, 이번 세미나는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함께 북한 체제의 미래를 전망해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장성택 숙청 사건이 가져올 북한 내부 상황의 변화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정치적 접근 방식도 중요하지만, 인권의 차원에서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숙청 사건은 단순히 권력투쟁의 과정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인권침해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두 번 다시 북한 땅에서 이러한 극단적인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적인 협조와 협력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6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한솔, 안수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