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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80년, 7만리' 김현식 교수 출판기념회 : 북한이 변할까?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 외출하기가 많이 부담스러우시지요? 얼마전에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 시민들의 우려도 높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아주 뜻 깊은 출판기념회가 있다기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가보았습니다.

바로 시월의 마지막날이자 가을의 풍취가 절로 느껴지던 지난 10월 31일, 서울 도곡동 엠플러스컨벤션홀에서 개최된 김현식 교수의 출판기념회입니다. 북한인권과 민주화 실천운동연합(이하 북민실)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2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하였는데, 이중에는 현재 역점사업으로 평양말성경을 집필중인 PBI팀을 비롯해 북한 관련 유명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어있어 김현식 교수의 쌓아온 명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80년, 7만리'는 북한을 연구하는 김현식 교수(81)의 두 번째 자서전으로, 북한의 평양사범대학(현 김형직사범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해 동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였고, 북한의 교육체제를 세우는 핵심 간부이자 당시 어린 학생이었던 김정일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 파견교수 시절인 1992년에 남한 정부로 망명하였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판된 자신의 자서전을 비롯해 개인의 종교적 과제로 삼고 있는 평양말성경 번역사업을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첫 번째 자서전으로는 지난 2006년 발간된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이 있습니다.

 

내 고향 이북에서는 개인의 출판기념회라는 것도 없습니다.

때문에 오늘 이렇게 출판기념회가 열린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한 사람의 자서전 출판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김현식 교수가 걸어온 인생에 이념의 시대를 관통하는 생생한 현장과 변화를 갈망하는 한국인으로서의 염원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강단에 올라 하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거듭 전하는 김 교수의 모습에서, 주름 잡힌 노인의 것이라곤 말할 수 없는 뜨거운 열기와 거대한 비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객들에겐 김현식 교수의 친필 서명과 함께

자서전과 대역성경이 선물로 주어졌다.

우리는 김 교수의 자서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반 세기 전 일어난 사회의 분열과 집단적인 광기. 폐허를 재건하기 위해 서로 다른 노선을 걷게 되면서 나타난 이질감과 성과. 그리고 이 모든 일 현장에서 지켜보았던 한 인물이 지금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는 간단합니다. 기성세대와 같은 시행착오는 한 번으로 족하다는 것입니다. 과거를 교훈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하라는 이전 세대의 메아리에 우리 통일부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겠나요? 또 다시 반 세기가 지난 후에 우리는 후손들에게 어떤 얘기를 전해주고 있을까요? 정말 끝까지 살고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