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동아시아 지역협력과 아세안’이라는 주제로 한-아세아센터 정해문 사무총장을 초청한 강연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가 주최하였습니다. 강의는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80여 명의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해문 사무총장은 아세안과 동아시아의 협력 및 한-아세안관계의 중요성을 전달하였습니다.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1981년 개소한 이래 동아시아를 전공, 연구, 학습하는 여러 학자들과 학생들이 지역 정세와 학문적 연구쟁점들을 토론하고 발표하는 명실상부한 동아시아 지역연구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를 전공하는 51명의 교수진으로 연구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소장을 포함한 지역전문 연구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아래 <동아시아연구단>, <동남아선거연구단>, <중국모델연구단>을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2009년부터는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사업 중형연구소로 선정되어 HK 동남아연구단이 구성되어 세계적으로 저명한 외국과 국내의 동남아학 학자들과 매년 연구클러스터를 구성해 동남아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 정해문 사무총장
- 2012.03~한 아세안 센터 제 2대 사무총장
- 2008.09~2011 주 태국대사관 대사
- 2007.01~2008 부산광역시 국제관계 자문대사
- 2004.03~2007 주 그리스 대사관 대사
- 1999-2000 지역통상국 심의관, 주 미국대사관 참사관, 주 태국대사관 참사관, 주 나이지리아대사관 참사관, 외교부 동남아과장을 비롯해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아시아 태평양 연구부 선임연구원(1999년) 및 경제통상연구부 선임연구원(2003년) 등
한-아세안 센터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수립 20주년을 맞은 지난 2009년 3월,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10개 회원국 간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입니다. 사업 기획부터 종료까지 아세안 회원국 정부들이 깊게 참여하여 책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2007년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 11차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센터 설립 양해각서'가 서명되었고 이후 2008년 11월, 한국을 포함한 아세안 등 11개 전 회원국이 비준 절차를 마침으로써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간 협력을 제도화한 새로운 협력관계의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의 교역증대, 투자촉진, 관광 및 문화교류 활성화를 통한 상호이해와 협력 증진을 추구하고, 인적교류를 활성화하여 양 지역 국민 간의 이해와 우호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합니다. 회원국으로는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11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해문 사무총장은 강의에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아세안의 파워와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현재 아세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구는 전 세계의 약 30%로 무려 21억 명이나 됩니다. 교역액 역시 약 8조 8천억 달러로 전 세계의 25%에 해당하고, GDP는 16조 달러로서 전 세계의 24%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정해문 사무총장은 위와 같이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아세안과 세계 2위인 중국, 3위인 일본, 그리고 15위인 한국으로 구성된 동북아시아와의 협력이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 동아시아 협력체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여러 단체들을 소개했습니다.
- 아세안+3 : 1997년 12월 제1차 ASEAN+3 정상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ASEAN+3 체제가 발족되었습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의 구분 없이 동아시아의 큰 틀 속에서 공동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입니다. ASEAN+3 회원국은 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등으로서 2009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는 21억 470만 명, 국내총생산(GDP)은 11조 6663억 달러, 교역 규모는 5조 5821억 달러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2005년 6월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 체제로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입니다. 2006년 1월까지 회원국간 관세의 90%를 철폐하고, 2015년까지 모든 무역 장벽을 철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 동아시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협상(RCEP) : ASEAN 10개 나라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6개 나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지향하며 개방수준이 WTO보다 높은 단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미국 중심으로 흘러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부터 아세안의 주도권을 획득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 동아시아 정상회의(EAST ASIA SUMMIT) :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 및 경제적 번영 도모 그리고 개방적, 포괄적이며 투명하고 외부 지향적 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2002년 11월 제6차 ASEAN+3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해 동아시아연구그룹(EASG)이 권고한 26개 협력사업의 하나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추진에 합의했었습니다. 2005년 12월 14일에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되었으며 「쿠알라룸푸르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 : 유일한 정부 간 다자 보안협의체로서 1994년 출범하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의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18개국(ADDM Plus) : 크게 4가지 기능을 하는데 우선 단일시장, 단일생산기지 구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경쟁력이 높은 경제지대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균형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세계 경제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 동아시아경제공동체(EAEC) : 동아시아 국가 간 경제협력의 연계 강화 및 세계 자유무역 체제 비전을 목표로 지난 1990년 12월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수상에 의하여 주창되었습니다. 아세안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을 포함하는 경제협력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동아시아 자유무역체제 구축(ASEAN + 1 FTA)을 통해 아세안 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 역내 금융협력강화를 위해 통화 스왑협정으로 2006년 다자화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18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전략적, 정치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각각 전체 비용의 32%, 32%, 16%를 부담하고, 나머지 20%는 ASEAN이 부담합니다.
위 단체들은 현재 아세안과 동북아시아의 긴밀하고 효율적인 협력을 위해 활동 중입니다. 동아시아 국가들간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우선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가 G20 체제의 핵심국가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2050년엔 아시아가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경제적으로도 전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한중일 FTA가 성사된다면 인구 15억(21.8%), 무역액 6.6조 달러(17.9%) 그리고 GDP 14.3조(20.5%)에 육박하는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입장차, 센카쿠 제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경색국면, 쿠릴열도에 대한 러시아와 일본의 분쟁 등 여러 정치적, 지리적 문제들이 여전히 동아시아 국가들의 지역협력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해문 사무총장은 특히 아세안과의 협력이 한국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선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협상지역(12%)으로서 2012년 한 해에만 교역액이 1,311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아세안에 대한 투자는 43억 달러로서 투자대상지역 중 투자금액이 무려 1위입니다. 건설수주액 역시 110억 달러로서 아세안이 한국의 제2위 해외건설수주지역임을 증명했습니다. 2012년 인적교류 부문에서는 아세안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이 430만, 한국을 방문하는 아세안 국민이 약 140만 명으로 총 570만 명의 교류가 이뤄졌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한국 관광객들의 제1위 해외방문지역으로서 총 한국 해외 관광객의 약 30%가 아세안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세안 국민 역시 약 33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외에도 필리핀과 태국 등 다수의 국가가 과거 6.25 전쟁에 참여했던 우방국이라는 사실도 아세안과의 관계에 각별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는 한류의 주요 전파지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율이 급증하고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화장품, 식료품 등의 수출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ASEAN 출범 당시의 경제적 롤 모델이 바로 한국 경제였던 점은 그만큼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가 오래전부터 중요했단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은 한반도 평화의 문제가 남과 북, 두 국가만의 문제로 치부되던 현 상황에서 벗어나 아시아에서의 북한의 지위와 역할을 생각하게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아시아를 거론할 때 북한이 포함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정해문 사무총장 또한 강연 내내 북한이 아세안과 동아시아의 협력과정에 참여한다면 대북문제나 한중일 문제를 좀 더 수월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북한의 문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평화에 관련된 사안입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성원으로 참여할 때, 남북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평화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아세안 각국의 적극적 지지와 협력이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북한이 아세안의 많은 나라들과의 경제협력을 체결함으로써 그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측면에서도 남북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세안과 동북아시아의 협력, 그리고 신뢰회복이 선순환적인 구도 속에서 계속 진전하기 위해 한국의 외교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올바르고 현명한 외교를 통해 수준 높은 동아시아 통합을 이끌어냄은 물론 북한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한반도가 앞으로 동아시아 협의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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