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평화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입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은 피폭 전후 히로시마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원자폭탄이 가져온 참상에 대해 호소하고 있는 기념관입니다.
(사진: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입구와 실내)
현재 평화기념자료관은 피폭자의 유품 및 피폭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전시함으로써 히로시마의 피폭 전후 모습과 핵 시대의 현황과 미래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통과 슬픔, 분노가 교차하는 그날의 흔적
자료관은 본관과 동관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본관은 2006년 7월에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요, 이곳에 들어서면 피폭자들의 유품 및 피폭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히로미사 원폭 투하 당시에, 히로시마 거리의 모든 것이 순식간에 파괴되고 수많은 생명을 잃었습니다. 원폭의 위력은 매우 강력하여, 시신은커녕 유골조차 찾을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현장엔 피폭의 흔적이 남은 유품들만이 남아, 히로시마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사진: 히로시마 피폭 당시 유품들)
본관에서는 바로 이런 유품들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유품들은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시신을 찾으러 다니다가 길거리에서 발견한 것을 기증한 것으로, 유품 하나하나에 희생자들의 슬픔과 분노가 배어있었습니다. 말 없는 유품을 넌지시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고통과 분노 그리고 슬픔이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상황을 말해주는 유품들로는 '검은 비의 흔적이 남은 흰 벽', '폭풍에 의해 뒤틀린 철문', '사람그림자가 박힌 돌' 등이 있습니다. 그 당시 히로시마에서는 원폭의 영향으로 인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검은 비가 내렸다고 전해집니다. 본관에는 바로 검은 비가 그대로 굳어져버린 흰 벽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또 당시 주위의 돌계단 표면은 열선에 의해 하얗게 변색되어버렸지만, 사람이 앉아 있던 부분만은 검은 그림자처럼 남아있는데요, 바로 이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사진: 피폭 당시 모습을 표현한 모형과 설명문구)
히로시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동관은 1층과 2~3층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주제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1층에서는 피폭 전 히로시마의 상황과 원자폭탄이 개발되어 투하되기까지, 히로시마의 피폭 전후 전반에 관해 사진과 영상, 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피폭 전 히로시마는 에도시대에는 성을 중심으로 번영하였고 메이지시대 이후에는 고등사범학교가 개교한 학원도시로서 동시에 육군시설이 집중된 군사도시로서 기능하였습니다. 이곳에 전시된 사진만 봐도 히로시마가 얼마나 큰 공업도시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의 평화와 번영은 그 시간을 기점으로 멈췄습니다.
이곳에는 원폭이 투하되는 순간인 8시 15분에 멈춰버린 시계가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사진: 엄청난 규모의 공업도시였던 히로시마 모형도)
이곳에는 원폭이 투하되는 순간인 8시 15분에 멈춰버린 시계가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사진: 피폭 당시 시간에 멈춰져 있는 시계와 피폭 당시 상황을 찍은 사진)
이번엔 2~3층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2~3층에서는 히로시마의 현재와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즉, 피폭 이후 붕괴된 히로시마를 재건하기 위한 히로시마 시민들의 노력과, 그 결과 다시 평화와 번영을 누리게 된 지금의 히로시마,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없어야 함을 다짐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강력한 핵무기로 상대국을 위협함으로써, 상대방의 공격을 저지한다는 핵 억제론은 핵을 보유한 강대국의 논리입니다. 미국, 러시아를 비롯하여 핵을 보유한 국가는 핵무기의 위력을 크게 강화시키고, 미사일 등의 운반수단 및 전자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핵 군축이 진전된 현재도 수많은 핵무기가 존재하여, 또 다시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인류는 파멸의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Tip]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과정과 히로시마 투하계획
1. 어떻게 개발되었나?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39년, 미국은 원자폭탄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1942년 8월, 「맨해튼계획」으로 명명된 원자폭탄제조계획에 착수하여, 1945년 7월 16일 원자폭탄실험에 성공하였다.
2. 왜 일본에 투하하기로 결정하였나?
당시 미국과 일본은 한창 전쟁 중이었다. 일본의 전황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미국은 전쟁종결의 수단으로 '한국광복군 국내진공작전', '일본본토상륙작전', '소련에 대한 대일참전요청', '천황제 존속의 보증', '원자폭탄의 사용' 등 여러 선택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 종결 후 소련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전쟁을 끝내야만 했고, 막대한 비용을 들인 원자폭탄 실험에 대한 정당화를 위해 결국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하였다. 일본의 수많은 도시 중에서도 히로시마를 투하지점으로 선택한 것은 목표도시 중 유일하게 연합군포로수용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함께 둘러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평화로웠던 히로시마가 원자폭탄 하나로 인해 끔찍하게 변해버린 참상을 보며 많은 분들이 놀라움과 분노, 슬픔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핵무기의 위험을 온몸으로 느껴야만 했던 히로시마 시민들은 '더 이상 핵무기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그 염원의 상징으로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들의 노력으로 히로시마는 이제 원폭투하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다시 평화로운 도시로 발전하였습니다.
(사진: 평화를 되찾은 히로시마. 그러나 그 뒤로 원폭 돔의 흔적이 보인다)
평화를 노래했던 히로시마 시민들과,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조성된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남북분단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남북분단의 상징인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일환으로 DMZ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바로 한반도에서 가장 긴장이 심한 DMZ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여, 그곳에 흐르는 긴장을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며,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노래하는 관광지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DMZ가 위치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하는 박근혜 대통령 - 출처: 청와대)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어 언제나 긴장이 흐르는 그곳,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곳은 '평화'로운 곳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못하는 그곳에서 이미 멸종된 생태계의 많은 희귀생물들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DMZ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된다면 바로 이러한 작은 평화가 남북분단의 해소와 통일이라는 큰 평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원폭에 의해 무너졌던 히로시마에 세워진 평화기념공원이 핵무기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세계평화를 노래하는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난 것처럼, 남북분단의 상징인 DMZ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된다면 전세계 분쟁지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세계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진: DMZ 세계평화공원 벨트 구상안 - 출처: 경기일보(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698704))
평화를 위한 북한의 결단과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DMZ를 가운데 두고 대치하고 있는 북한의 공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북한은 1993년 3월 12일, 핵무기 보유를 제한하기 위해 마련한 국제조약인 '핵확산금지조약(Non-Proliferation Treaty, NPT)'의 탈퇴를 선언하고 2006년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2차 핵실험에 이어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여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사진: 북한의 영변 원자로 냉각탑 - 출처: 통일 미래의 꿈(http://blog.unikorea.go.kr/2622))
북한의 이러한 핵실험 도발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지금 당장은 핵실험을 통해 눈 앞에 보이는 이권은 챙길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인 도발은 결국 국제사회가 북한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들고, 북한 스스로 고립되는 지경에까지 이를 것입니다.
북한은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핵으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지구 상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북한은 이제 더 이상의 무모한 핵실험 도발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큰 결단과 노력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 시작이 바로 'DMZ 세계평화공원'입니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고, 그곳에서 흐르는 긴장의 해소가 한반도 전체의 긴장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과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상으로 5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김경준 기자였습니다.
[출처 및 참고문헌]
1. 네이버 백과사전
2. 통일부 공식 블로그 <통일 미래의 꿈>
3.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팜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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