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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벚꽃나무 아래서 박 기자와 함께 책을~

저는 현재 동국대학교에서 북한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을 공부할 때 넘을 수 없는 벽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정보'입니다.

북한은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국내에서 1차 자료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위치한 북한자료센터에 방문하면 사전, 교과서와 신문 등 여러 자료가 있지만 그마저도 한정적입니다. 때문에 북한을 공부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은 2차로 가공된 자료를 보게 되는데, 몇몇 자료는 객관적인 시선을 벗어나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책이 딱딱한 학술적인 말투이기 때문에 책갈피는 ⅔지점에서 멈춰있는 경우가 대다수이죠.

그렇지만 모든 책들이 다 지루하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하여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몇 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 (고미 요지)

일본 도쿄신문 고미 요지 기자는 우연한 계기를 통하여 공항에서 김정남과 친분을 쌓게 됩니다. 이후 이메일을 통하여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은 그는 이메일 내용과 단독인터뷰, 자신의 생각을 총 집결하여 책을 발간합니다. 이것이 바로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입니다. 이메일을 주고 받았던 내용을 중심으로 책을 집필하였기 때문에 마치 '키다리 아저씨'를 읽을 때와 같은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김정남의 이메일을 통하여 여러 가지 북한의 실상을 알 수도 있으며 이따금 등장하는 인터넷 용어로 인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2. 신동삼 컬렉션 -독일인이 본 전후 복구기의 북한- (신동삼)

처음에 이 책을 펴봤을 때에는 참으로 당황했습니다. 글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죠. 대부분이 사진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북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무리 없이 읽히는 책입니다.  북한이란 곳은 접근하기 어려운데다가 자료마저 제한적이기 때문에 유일한 사진 컬렉션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휴전 이후 폐허가 되어버린 북한에서 진행된 전후복구 작업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사진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하나씩 볼 때마다 우리 모습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김정일.JPG -이미지의 독점- (변영옥)

많은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이미지' 관리를 통하여 대중의 지지도를 확립해왔습니다. 이 책의 지은이, 동아일보 변영욱 사진기자는 노동신문에 실린 김일성, 김정일의 사진을 통하여 그들이 어떠한 정치적 효과를 얻고자 했는지 자세하게 분석을 하였습니다. 사진의 크기와 각도, 연출 기법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부터 김일성·김정일의 자세 등 정치적 함의까지 사진과 설명을 통해 쉽고 흥미롭게 북한 지도자를 말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북한의 신문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의 신문을 읽을 때도 "이 사진은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이렇게 찍혔겠구나."라고 약간이나마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4. 한류 통일의 바람 (강동완, 박정란)

You are my destiny~♬ 한창 유행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북한사람들은 알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알려줄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자부하는 한류현상이 북한에선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말해줍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모아 통계로 작성하고 그들이 말한 에피소드 중 흥미로운 것들을 모아놓음으로써 지루하지 않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무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 (김동식), 「두개의 한국」 (Don Oberdorfer), 「북핵롤러코스터」 (마이크 치노이), 「핵무기 스캔들」 (핵문제연구회 취재, 지식활동가그룹21 엮음), 「북핵을 넘어 통일로」 (김태우) 등도 한 번 쯤 읽어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꽃이 만개한 공원에서 위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