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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휴전 그리고 대한민국 60년」특별전을 가다

40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라는 말이 실감날만큼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그러나 9월에 들어서면서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정말 가을이 왔나봅니다. 그동안 무더위 때문에 외출하기 힘들었다면, 이제 야외로 나들이를 가보면 어떨까요? 그래서 이번에 가을을 맞아 상생기자단이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 다녀오면 좋은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소개하려 합니다.


「휴전 그리고 대한민국 60년(1953~201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민국이 거쳐온 격동의 근현대사를 소개하는 이 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하여 상생기자단이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바로 「휴전 그리고 대한민국 60년(1953~2013)」특별전입니다.

 

(사진: 휴전 그리고 대한민국 60년 특별전 포스터)

1950년 6월 25일, 우리 민족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을 겪어야 했습니다. 전쟁의 참화 속에 소중한 가족들을 잃고, 전 국토는 폐허가 되어버린 가슴 아픈 전쟁. 모두에게 악몽 같았던 그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마침내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맺어지며 중단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가 바로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꼭 60주년 되는 해인데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자유 수호의 의지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기억하기 위해 이번 특별전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그럼 과연 어떤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실까요?

(사진: 특별전 전시내용)

아픔의 기록

이번 특별전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야외의 역사마당과 역사가로에서 열리는데요,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첫 번째 코너의 주제는 '아픔의 기억'. 이 코너에서는 6·25전쟁의 경과를 시간순으로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김성칠의 6·25 일기'였습니다. 전쟁 발발 당시 서울대학교 사학과 김성칠 교수는 전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서있는 민중의 입장에서 전쟁 당시 느낀 점을 고스란히 일기로 기록해두었는데요, 이 일기들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관람객들이 날짜별로 읽어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사학자 김성칠 교수의 일기)

이 일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때,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물감으로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를 그리며 그 모양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전전긍긍하다가 스스로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는 구절이었습니다. 그 구절을 읽으며 전쟁의 한 가운데 떨어진 일반 민중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해 안타까웠습니다.

이 코너의 말미에서는 정전협정에 대해 다루고 있었습니다. 유엔 측과 북한 측이 판문점에 나란히 앉아 정전협정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벽화로 전시해놓고, 그 앞에 그 당시 실제 정전협정서 복사본을 테이블 위에 놓고 관람객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종이 한 장일 뿐인데, 한반도의 허리를 제멋대로 끊어버린 그 한 장의 종이가, 글씨가 너무나도 원망스럽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협정에 서명한 각국 영수들의 이름을 보며, 이 땅이 그 몇몇 사람들에 의해 멋대로 농단될 수 있는 것인가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진: 정전협정 당시 사진과 협정서 복사본)

대립, 화해 그리고 평화

출구로 나오면 바로 정면에 '대립, 화해 그리고 평화' 코너가 있는데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이 저지른 무력도발사건들(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과 남북이 화해를 위해 함께 했던 순간(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 등)들을 함께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즉, 대립과 화해의 순간들을 나란히 전시하고 있어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남북관계가 대립과 화해를 반복하며 늘 험난한 길을 걸어왔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남북 간의 대립은 중단되고, 늘 함께 화합하는 순간만 역사에 기록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다음 코너로 이동하였습니다. 

(사진: 대립, 화해 그리고 평화)


휴전, 그 후 60년

마지막 코너인 본 코너에서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폐허가 된 국토를 복구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여 대한민국이 세계에 우뚝 서는 선진국가로 발전하는 지난 60년의 역사를 요약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이 공포된 해이기에, 전쟁을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유엔군에 대한 전시도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유엔으로 대표되는 세계 각국과의 공조를 통해 평화로운 통일 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원해보았습니다.

본 코너의 마지막 전시는 박물관 1층 실내전시실에서 상영 중인 비무장지대(DMZ)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DMZ는 'demilitarized zone'의 약자로, 국제조약에 의해 무장이 금지된 지역을 의미합니다. 현재 한반도 역시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각각 2km씩, 총 4km의 길이로 비무장지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곳이기에 사람의 발자취가 닿지 않아, 자연생태계의 보고로도 불리는 곳입니다.

(사진: DMZ 영상실 - 총을 겨눈 군인과 마음껏 뛰노는 새들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DMZ 영상실에서는 남과 북의 군인들이 서로 총을 겨누며 대치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먼저 보여주면서, DMZ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을 소개하고 분단의 상징인 DMZ의 의미와는 달리,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새로운 생명들이 매일 잉태되는 이곳을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즉, 'demilitarized zone'이 아니라, 'Dream Making Zone(꿈을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활성화 시켜나가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북한에 제의한 'DMZ 평화공원'이 그 예에 해당될 것입니다.

나오며

이번 특별전에 대한 소개를 접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모하다)이라고 했습니다. 기자가 다녀와서 느낀 것과, 또 여러분들이 직접 가서 느끼는 것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올 가을은 친구와, 연인과 그리고 가족과 함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특별전시회를 관람하러 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그곳에서 여러분 각자가 느낀 바를 바탕으로 미래 통일 한국의 청사진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열리며,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ch.go.kr)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이상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상생기자단 5기 김경준 기자였습니다.

 

<출처 및 참고문헌>

1. 대한민국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