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본인만이 구사 가능한 최고난이도의 기술로 금메달을 거머쥔 대한민국의 양학선 선수
2012년 8월 런던올림픽에서 남자체조 도마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비인기종목이었던 체조에 대한 관심과 전 국민에 감동을 선사했던 ‘양학선’선수. 당시 도마 기술 중 최고난이도를 자랑하는 본인만의 기술을 구사하며 세계 속의 한국 체조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습니다. 이후 ‘양학선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세계 남자 체조의 이슈메이커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에 양학선이 있다면 북한엔 ‘리세광’이 있습니다. 리세광(28)은 북한의 체조 영웅으로 체조선수로는 노장 축에 속하지만 지난해 10월 아시아 선수권과 올해 3월 도하 챌린지컵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양학선 또한 “리세광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뛰는 영상을 봤는데 예전보다 착지가 많이 좋아졌다”며 “리세광이 현재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양학선과 리세광의 맞대결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리세광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이 최고 난이도 기술로 인정받고 있기에 세계의 체조 팬들은 이들의 대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부터 리세광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북한 스포츠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14차 아시아마라톤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금옥 선수를 비롯하여,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013년 세계청소년역도선수권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은 7개의 금메달과 4개의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아시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박영미 선수, 황룡학 선수가 각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6차 국제체조연맹 도하 챌린지컵에서 성과를 거둔 리세광,김진혁선수 기자들과 회견(출처: 조선중앙통신)
덩달아 북한은 스포츠 선수들을 내세워 국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김일성경기장에서 국제경기의 우수 성과자들을 소개하거나 내각에서 별도로 선수들을 위해 옥류관에서 연회도 개최하는 등 공식 체육행사와 각종 공연행사에 체육 영웅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경기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을 만나 격려를 해주는 김정은(출처: 조선중앙통신)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위원장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앉히고 '체육강국 건설'을 목표로 체육발전에 힘을 쏟는 것과 방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중앙통신은 올해 4월 29일 기사에서 “온 나라에 체육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켜주시는 김정은원수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주체의 체육 강국건설에 헌신해갈 불타는 결의에 충만되여있었다.” 며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사회의 체육활동에 대한 관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북한의 적극적인 체육활동 지원은 핵실험, 한반도 긴장 고조 등으로 국제적 제재가 심화되고 고립에 직면한 상황과 맞물려 추락한 국가 위상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경기에서의 입상 소식은 그 이면의 정치적 도구로의 의혹은 미뤄두고 박수 받아 마땅합니다.
타 선진 체육 강국과 비교해 본다면 북한의 체육 시설과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스포츠과학’이 학문의 영역으로 인정받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 스포츠의 흐름 속에서 북한 선수들은 과학적인 시스템의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각종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고 우수한 성적들을 거두고 있기에 북한 선수들의 땀과 성과는 더욱 값지게 평가 받아야합니다.
북한은 역도와 유도, 체조, 탁구 등의 종목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며 수준급의 선수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그 저력을 세계만방에 드러냈습니다. 한국 또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얻으며 한반도의 남북 모두 스포츠 강국임을 유감없이 보였습니다.
스포츠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북한은 지난해 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일부 사람들은 1991년의 ‘한반도기’를 다시금 떠올리기도 했었지만 그 행복한 상상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정치적 냉각기로 인해 ‘공상’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9월 세계선수권에서 만날지도 모를 한반도 체조 라이벌 ‘양학선’과 ‘리세광’의 대결이 남북간 건전한 스포츠 교류의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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