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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너무나 잔인했던 그날의 기억, 겨울나비

 올해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북 관계에 더욱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남북 관계가 비단 양국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 중국 등 국제 관계의 영향을 받는 글로벌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련국들은 서로의 외교활동에 집중하고 있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이에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얼핏 생각해보면, 북한과의 최소한의 교류가 끊어진 마당에, 국민들이 통일을 지나치게 외교문제로만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화통일’을 주제로 포스터를 그리고 표어를 쓰던 어릴 적 그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저는 영화 ‘겨울나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겨울나비 포스터

{겨울나비의 줄거리는?}
이 영화는 김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소연, 정승원이 출연했습니다. ‘겨울나비’는 어머니와 아들 진호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진호는 요리사였던 아버지가 죽은 후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습니다. 둘은 힘든 가정형편에도 오순도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어머니와 진호는 죽은 나무를 주워다 팔며 겨우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 성호와 다투고 난 뒤, 홀로 산에서 나무를 하다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치고 맙니다. 이후 어머니는 몇 날 며칠동안 산을 헤매며 진호를 찾으러 나섰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진호를 끔찍하게 사랑하던 어머니는 매일 밤 진호만 생각하다 밥도 안 챙겨먹고, 자식에 대한 걱정과 배고픔에 서서히 미쳐갑니다. 결국 진호는 다친 다리를 이끌고 집에 도착하지만 지친 몸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이미 어머니는 너무나 배가 고파 사진을 찢어 먹는 등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있었고, 급기야 진호를 들개로 착각한 나머지 자신의 아들을 죽여 탕을 끓이고 맙니다. 극적인 반전을 몰고 온 이 영화는 이후 모자가 닭을 잡아 요리하면서 행복해 하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겨울나비의 감독, 김규민}
‘겨울나비’를 제작한 김규민 감독은 1974년 북한 황해북도에서 출생하여 북한에서 인민학교(초등학교)와 고등중학교(중학교+고등학교), 리계순사리원제1사범대학 등을 다니다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1999년 북한을 탈출하여 2001년 대한민국에 입국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김규민 감독은 북한에서부터 줄곧 꿈꾸었던, 배우가 되기 위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연극영화과에 입학 후, 교수님의 조언과 본인의 짧은 경험을 통해 진로의 방향을 배우에서 감독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리하여 김규민 감독은 단편영화 <착각>, <모닝콜> 등을 연출하고 2011년 <겨울나비>로 첫 장편 데뷔를 하였습니다. 김규민 감독은 ‘겨울나비’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제 3자가 아닌 우리 민족의 핏줄이요 형제요 동포임을 각인해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애정과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겨울나비’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네,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북한 주민들의 궁핍한 삶과 비참한 생활양상을 보여줍니다. 더군다나 민주주의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정부의 탄압은 그야말로 비상식적입니다. 이 이야기는 김규민 감독이 어린 시절 직접 목격한 사건이라고 합니다. 주민신고로 체포된 어머니는 경관들에게 진호에게 개고기탕을 줘야 한다며 호소했다고 합니다. 북한 정부가 조금이라도 인권에 신경썼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직도 비참한 북한주민들의 생활상   ▲북한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동포임을 인식해야 할것이다.

 

{왜 지금 이 시점에 겨울나비라는 영화를 추천하는가?}
2011년에 개봉한 ‘겨울나비’를 지금 다시 추천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점점 통일을 외교문제로 치부해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광산 관광은 물론 개성공단 마저 폐쇄해버린 북한의 태도로 인해 이제 통일을 향한 마지막 끈은 오로지 국가 간의 외교 밖에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통일은 단순히 양국 지도부의 외교 성과로 행해질 것이 아닙니다. 같은 민족이 자의가 아니라 외세에 의해 강제로 갈라졌고 지금도 통일은 미국, 일본, 중국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얽혀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인권탄압에 맞서기 위해선 하루 빨리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지금도 북한주민들은 기근에 허덕이며 독재정부의 정치싸움에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삶이 너무나도 괴로운 나머지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통일은 단순히 외교관계를 뛰어넘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사안입니다. 지금도 탈북민들은 구원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같은 동포, 핏줄로서 대한민국이 이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심각한 북한의 인권탄압

 

▲진호와 어머니의 모습은 북한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