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북한에게 제안하는 싱가포르 경제발전 모델

1인당 국민소득 506달러, 2011년 경제성장률 0.8%, 2008년 수출액 약 10억 달러. 바로 북한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기본적인 수치만 보더라도 북한의 경제상황은 전형적인 후진국과 같습니다. 사실 북한은 경제 개혁을 위한 몇 가지 시도를 해왔습니다. 신의주 경제특구,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 화폐개혁 등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급기야는 남한과의 유일한 경제교류 창구인 개성공단을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북한의 경제는 정말 답이 없는 것일까요?


싱가포르 야경 (출처 : http://kr.wallpapersus.com/wallpapers/2012/09/World-%EB%A7%88%EB%A6%AC%EB%82%98-%EB%B2%A0%EC%9D%B4-%EC%83%8C%EC%A6%88-%EB%82%98%EC%9D%B4%ED%8A%B8-%EC%8B%B1%EA%B0%80%ED%8F%AC%EB%A5%B4-400x600.jpg)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국가입니다. 싱가포르는 인구 약 460만 명에 면적은 697㎡로 서울보다 약간 큰 크기의 도시국가입니다. 하지만 1인당 GDP는 5만 달러가 넘어 세계 11위의 대표적인 부국(富國)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다국적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습니다. 


다른 듯 같은 북한과 싱가포르?


북한과 싱가포르는 일면 매우 다른 나라처럼 보이지만 몇 가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어 북한에게 매력적인 경제발전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 안보의 위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인구 2천만의 말레이시아, 2억 5천만의 인도네시아 등에 둘러싸여 안보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 역시 탈냉전 이후 동아시아로부터 고립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위치 (출처 : http://cfs12.tistory.com/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YmxvZzMxMjI0OEBmczEyLnRpc3RvcnkuY29tOi9hdHRhY2gvMi8yMzguanBn)


둘째로 싱가포르는 국가가 경제 전반을 주도한다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정부의 힘이 매우 강력합니다. 또한 처음부터 국가가 경제에 강력하게 개입하는 경제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 관료들이 기업을 경영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강력한 정부의 배경에는 리콴유(李光耀)라는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있었고, 지금은 그의 아들인 리센룽이 싱가포르의 총리를 맡고 있습니다. 북한은 공산국가라는 특징 때문에 당이 모든 경제를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싱가포르는 여당인 인민행동당(People’s Action Party)이 40년 넘게 집권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과 비슷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싱가포르를 따라가려면...?


싱가포르 경제의 성공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습니다. 하나는 개방적인 경제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우수한 관료입니다. 싱가포르는 적극적으로 외국 자본을 유치해왔습니다. 그리하여 현재는 7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있고,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30%가량이나 됩니다. 북한도 그동안 경제 특구를 건설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긴 했지만, 정치적으로도 더욱 개방적인 자세를 갖지 않으면 경제를 개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에게 정치적으로도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모습 (출처 : http://www.uhak114.com/data/cheditor4/1207/pDiHBG2dYjvNVZIGQspjqV.jpg)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는 아시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유학을 장려해왔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와 서구 명문대의 유학과정을 거친 인재들이 싱가포르의 관료가 되어 싱가포르의 정치·경제·사회를 움직인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싱가포르를 움직인다는 자부심과 명예로 인하여 높은 청렴성까지 갖추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힘이 그렇게 강력한데도 청렴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싱가포르의 카리스마적 지도자 리콴유 (출처 : http://3.bp.blogspot.com/_8_eNkQ6RvNQ/S92FBMh_4kI/AAAAAAAABJ8/ItQ7MALUaOQ/s1600/20100502_01.jpg)


객관적 수치는 없지만, 북한의 부정부패가 심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러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경제정책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관료를 선발해야 합니다. 북한은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학생의 수가 미미하고, 유학을 가서도 감시와 통제된 환경 속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같은 우수한 관료를 얻기 위해서 북한은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유학 보내야 합니다. 


싱가포르와 같은 방식으로 북한의 경제가 안정되고, 세계와의 접촉이 증가하는 것은 통일을 더욱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통일비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젊은 층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모델처럼 북한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통일비용을 남한이 모두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세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북한의 폐쇄적이고 호전적인 태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일어날 때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 더욱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여당의 40년 집권, 강력한 국가의 통치. 이러한 싱가포르의 모습은 북한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입니다. 그것은 아주 큰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서도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제 개방과 유학을 장려해야한다는 처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 북한에게는 기존의 폐쇄성을 버리고 국제사회 속으로 적극적으로 나오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mejunate@nate.com

구희상




[참고자료]

Ezra F. Vogel. The Four little Dragons: The Spread of Industrialization in East Asia. Harvard University Press, 1993.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61&newsid=01466166602681984&DCD=A00106&OutLnkChk=Y

http://www.voakorea.com/content/article/1644323.html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164145&mobile&categoryId=20000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