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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먼저 온 통일 미래, 북한이탈주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먼저 온 통일 미래,

북한이탈주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공동체적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형성치 못하고 겉도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크게 ①정체성 및 가치관의 차이, ②사회·문화적 이질성과 그로 인한 심리적 불안을 들 수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적응 방향성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적응과정은 주로 한국 사회에 적응해야만하는 일방향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에 미치는 파장의 정도가 아직까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장기적 관점에서 더 나은 사회적 통합을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북한이탈주민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북한이탈주민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가치관과 정체성의 혼란

 

인성과 가치관은 개인적 특성인 동시에 사회구조와 체제의 영향을 받은 사회화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의 삶에서 연원한 인성과 가치관이 그들의 내면 깊숙이 체화되었기에 이 점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내면적 전이과정으로의 지지를 형성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현재 남한사회에 유입된 북한이탈주민이 거치는 정체성과 가치관의 형성은 아직까지 내면의 가치관의 변화를 유도하기 보다는 단순 주입식 교육에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인성 및 가치관은 북한사회의 집단주의적이고 동시에 획일화된 울타리 안에서 체면과 자존심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자존감을 표현하곤 했으나, 위의 과정만으로는 남한사회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적응과정과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자본주의의 경쟁체제 속으로 섣불리 발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당국이 책임지던 배급체계에서 벗어나 모든 의사결정과 책임귀속이 자신에게 발생함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응하기보다는 오히려 대한민국은 무정부주의적이고 돈이 최고라는 물질만능주의로 비춰지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의 방황이 발생했다고 어느 북한이탈주민은 기자에게 말한 바 있습니다. 

 

정치권의 당파와 정쟁, 집단이기주의의 극렬한 발현, 다양한 사회단체들 간의 의견대립과 시위 등은 북한이탈주민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하며 특히 대북문제와 같은 중요사안에 대한 정치투쟁의 일상화는 무정부(anarchy)적 인식마저 들게한다고 하였습니다.

 

 심리적 불안 

 

북한이탈주민과의 사회통합 방안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그들이 2010년의 천안함 사태에서 어떠한 형태의 감정을 지녔을지를 고민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를 간접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신문사설이 <北은 北, 탈북자 감싸안아야 : 2010년 4월 24일자 동아일보 사설>라는 제목으로 언론지에 게재되었고, 또한 <남북관계 경색에 고통 받는 탈북자들: 2010년 6월 28일자 Heyman>기사와 <천안함 정국에 웬 탈북여성 공천?>이라는 인터뷰기사도 눈에 뜨입니다. 특히 마지막 기사는 “후보는 특히 천안함 사건 발생 후 북한이탈주민들을 대하는 남한 주민들의 시선이 더욱 냉랭해진 점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자신이 공천된 사실이 알려지자 ‘왜 하필 이런 정국에 북한사람에게 구의원 뺏지를 달아주려고 하냐’며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고 기사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머리기사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남북관계가 긴장국면에 돌입할수록 남한사회에 정착하려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심리적 두려움과 공포감을 느낀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의 수용자가 느끼는 상처와 아픔의 트라우마가 자신에게로 전이되는 현상을 간접적이나마 경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신경의 바닥에 웅크린 내면화된 의식들을 바로보지 않은 각종의 대책들은 그 효용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북한이탈주민의 내면현상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4,700만 사회에서 차지하는 약 2만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2만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직까지 북한이탈주민이 우리에게 적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엔 다릅니다! 통일 직후 또는 통일된 이후에 우리 사회로 유입하게될 대규모의 북한 사람은 우선 그 수치에 있어 남한 사회와 거의 동률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때의 북한 사람은 보다 조직적인 움직임의 형성이 용이하기에 반드시 한국 사회에 동화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따라서 문화적응에 대해 반발하고 오히려 주류문화를 변화시키려는 반동(reaction)현상이 발생할 개연성이 훨씬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사회적 갈등과 반목은 결코 되돌릴 수 없을 후유증과 부담을 우리의 역사에 새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기억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 속에서 60년을 지내온 상이한 두 집단이 하나의 통일한국으로 융화되기 위해서는 양방향의 동질화과정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똘레랑스(tolérance)정신은 관용을 의미하며 영어로 Tolerance로 번역되는데요. Tolerance의 원뜻은 ‘인내’라는 의미기도 합니다. 나와 다른 남을 존중하고 귀 기울이는 관용의 첫 단계는 ‘서로 다름을 참고 인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다소 답답하고 더딜 수 있어도 그들에게 관용하는 마음의 태도를 취하고 또한 그들의 현실과 내면을 제대로 살필 줄 안다면 북한이탈주민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진정한 통합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의 미래를 꿈꾸며 기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