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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도 강남스타일을 안다고? 북한에서의 한류 열풍 현황

<英 UK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강남스타일> 출처 : 싸이 ‘강남스타일’ 영국 UK 싱글차트 1위, 뉴스타운 (2012년 10월 1일)


 진정한 의미의 한류(韓流)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래, 강남스타일!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코믹한 ‘말 춤’과 신나는 멜로디로 무장한 이 노래는 10월 초를 기준으로 하여 미국 빌보드차트 2위, 영국 UK싱글차트 1위, 유튜브 조회수 3억에 이르는 엄청난 흥행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야말로 지구상 어디를 가나 ‘오빤 강남스타일!’을 외치는 한류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전 세계가 강남스타일이 일으킨 한류열풍의 밧줄에 묶이게 된 지금. 과연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어있는 체제인 북한에서도 '오빤 강남스타일!'의 외침이 전파되었을까?

 사실 북한은 소위 한류열풍의 가장 큰 영향권 아래에 있어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된 지 오래이다. 북한의 시장인 장마당에서 드라마는 물론이거니와 ‘무한도전’이나 ‘1박2일’과 같은 인기예능프로그램들까지 방영된 지 1주일 만에 유통이 된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오래 전에 공공연한 비밀로 밝혀졌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북한의 최고집권층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망한 김정일 역시 한류열풍의 ‘열혈 팬’이었는데 그는 2001년에 일본에서의 원조한류스타인 엔카(演歌)의 여왕, 김연자를 공식적으로 평양에 초청할 만큼 우리 가요의 애청자였다.

 뿐만 아니라 몇 해 전 세계를 강타한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이영애를 두고 연기를 우아하게 한다면서 극찬을 하였을 만큼 우리의 대중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연자(오른쪽)와 이영애(왼쪽)> 김연자 출처 : 일본 아마존 / 이영애 출처 : 이병훈 감독 "<대장금2> 제작? 이영애 손에 달렸다", 오마이스타 (2012년 9월 24일)

 이처럼 북한에서의 한류열풍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근래에 이르러서는 단순히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서 상당한 파급효과들을 창출해내는 방향으로까지 진화하기 시작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 파격적인 무대로 많은 이목을 끌었던 ‘모란봉악단’의 공연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은 누가 보아도 우리의 걸 그룹의 무대와 전혀 다름이 없는 모습이었다.

 또한 주민들의 실제 일상생활에서의 패션에서 일고 있는 한류열풍의 파급효과 역시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는데 실제로 이에 대하여 북한이탈주민 출신 예술인 박성진씨는 한 뉴스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에서 보면 젊은 아가씨들이 가방끈을 길게 엉덩이 쪽으로 늘어뜨리고 다녔는데, 평양에서 대학생들이 그걸 따라하고 다녔어요.”라고 증언하였다.


 <모란봉악단 여성 보컬 5인조>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무대는 한류열풍으로 인한 파급효과로 볼 수 있다. 출처 : 스포츠서울, 북한판 걸 그룹 등장, 모란봉악단 미니원피스·킬힐 눈길 (2012년 7월 11일)

 그렇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맨 처음 나온 물음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과연 북한에서도 '오빤 강남스타일!'의 외침이 전파되었을까?

 얼마 전 북한은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 이목을 끌게 하는 한 게시물을 올렸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한 대선후보에 대한 반대의사의 표명을 위한 선전자료였는데 놀라운 것은 그 후보가 강남스타일에서 등장하는 ‘말 춤’의 동작을 취하고 있는 이미지로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강남스타일이 대남선전에까지 쓰일 정도로 북한에서도 역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지난날 김연자와 이영애로부터 오늘날 싸이에 이르기까지 북한에서 일고 있는 한류열풍의 거센 바람은 북한체제가 펼치고 있는 나름대로의 규제 속에서도 여러 분야에서의 파급효과를 낳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이는 지난날 동독에서 서독의 매체문화가 크게 유행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동독으로의 서독매체문화유입이 마침내 통일독일을 이끌어내었듯 북한에서의 한류열풍 역시 미래의 통일한국을 마침내 이끌어낼 것이다.

 북한에서의 한류열풍이 더욱 거세져 하루 빨리 평양의 광장에서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강남스타일의 ‘말 춤’을 추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정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