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학입시 박람회 현장을 찾아서

2012년 6월 11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공릉사회복지관, 무지개청소년센터 등 6개 기관의 공동노력으로, 탈북청소년을 위한 2013학년도 대학입시 박람회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행사가 열린 이삼봉홀은 학업의 열의가 충만한 탈북청소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 대학입시박람회를 찾은 학생들

박람회는 사회자의 개막사에 이어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김일주 이사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는데요, 이사장은 먼저 오늘날 탈북민들을 위해서 노력에 노력을 다해가고 있는 여러 기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부모가 없는 이들에게는 우리가 부모가 되고 자식이 없는 이들에게는 자식이 되어주며 형제자매가 없는 이들에게는 기꺼이 형제자매가 되어 통일이 오는 그날까지 더불어 같이 가자고 전했습니다. 또한 어려운 학업의 길을 선택한 탈북청소년들에게 결코 순탄치 않았던 본인의 경험과 더불어 훌륭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오늘이 정말 견디기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오고야 말 통일한국의 시대에서 훌륭한 지도자의 역할을 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축사를 마쳤습니다. 

계속해서 여러기관 대표들의 환영사가 이어졌는데요, 모두들 하나같이 남북통일의 지름길은 여러분 탈북청소년들에게 있다고 하면서 "오늘은 비록 황무지에 떨어진 하나의 씨앗에 비할 수 있지만, 탈북청소년들이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이를 위해 땀을 흘린다면 결과는 그 땀과 노력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탈북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끝으로 탈북청소년들이 통일한국의 큰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환영사를 마쳤습니다. 

▲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무지개청소년센터 윤상석 부소장

이어 하나원에서부터 오랜 기간동안 탈북민들과 함께 했던 무지개청소년센터 윤상석 부소장이 입시 설명을 맡았습니다. 이 시간에는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에 대한 설명에 이어 자유로운 질의응답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모인 탈북 청소년들은 서로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갔는데요,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서 감출 수 없는 설렘이 보였습니다.  

▲ 각 학교별 부스에서 일대일로 입시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들

입시 박람회에는 전체 36개 대학과 진로적성검사를 위한 상담사들도 참석을 했는데요, 입시 설명이 끝나고 탈북청소년들은 자유롭게 각 대학 부스를 다니며 상담사들과 함께 선발기준, 입학 후 학교생활 등 많은 것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 박람회에 참가한 탈북청소년들과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대 초반의 신 모씨는 박람회를 통해 "자신이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어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하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내가 원했던 대학교들이 참석하지 않아 접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로를 묻는 질문에는 "간호학과를 선택했다"며 대학교 진학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는데,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 현실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게 뭘까? 하고 생각하다가 '통일 이후 병자와 사회 약자를 위해 일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려면 좀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진학을 결심하게 됐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신 씨는 탈북청소년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지금이 힘들더라도 모두가 꿈을 가지고 학업의 길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신 씨와의 인터뷰 후에도 계속해서 여러 탈북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모두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땀을 바쳐가겠다'고 말해 취재하는 기자단도 함께 설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박람회장 한편에서 무료로 진행된 진로·진학 적성검사를 받고있는 모습

여기는 진로적성을 검사하는 곳이었는데요, 모두들 진지하게 자신들을 알아가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상담사들 역시 각 탈북청소년들이 작성한 적성검사 결과에 그치지 않고 여러가지 질문을 하며 아직 학과를 정하지 못한 탈북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적성의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상담사분들 모두가 스스로를 이미 탈북청소년들의 부모이자 형제자매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아 큰 감동이었습니다.

▲ 진로·진학 적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들과 일대일 진로·진학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들

마지막으로 저희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곳이 있었는데요, 그곳은 탈북청소년들에게 진로진학에 대한 상담을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오고가는 이야기속이 궁금하여 오랜 기다림 끝에 현재 여명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신 상담사 한 분과 인터뷰를 해 보았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이 주로 무엇에 대한 상담을 원하는지를 묻자 "주로 학업능력이 부족한 자신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 똑같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큰 근심을 가지고 있다"며 또한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거나 혹은 나이가 비슷하다고 해도 탈북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한국 대학생들과 어울리기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고 답했습니다. 상담사들 모두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역시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북한이탈주민 24,000명 시대에서 '학업의 길'을 선택하는 탈북청소년들을 적극 응원해주고, 개선된 교육정책을 마련하여 탈북청소년들이 걱정 없이 학업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다가올 통일을 위한 지름길이며, 그런 투자가 바로 미래 통일한국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업을 준비하는 탈북 청소년들에게 우리 모두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