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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도산통일연구소 창립식 및 특별통일포럼

지난 번 소개해드렸던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흥민통)를 기억하시나요? 흥민통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공존공영과 통합사상을 계승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고 있는 시민단체인데요, 이번에 흥민통에서 산하에 '도산통일연구소'를 창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발빠른 상생기자단이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지난 29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혜화동 흥사단 강당에서는 도산통일연구소 창립식 및 특별통일포럼이 열렸습니다.


도산통일연구소는(이하 도통연) 내년 흥사단 창립 100주년(1913년 창립)을 맞이하여 도산 안창호 선생의 평화공존 사상을 계승한 통일이념 정립과 통일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흥민통의 산하 조직으로 출범한 단체입니다.


특별통일포럼

본격적인 창립식에 앞서 도통연 창립 기념 특별통일포럼이 열렸습니다. 오늘 포럼의 주제는 <남북관계 정상화 및 민간통일운동의 활성화 방안 모색>으로 도통연 초대 소장을 맡게 된 이봉조 前 통일부 차관이 좌장을 맡았고, '기조발제'와 '분야별 토론'이 있었습니다.

먼저 최완규 북한대학원 대학교 총장의 '남북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발제가 있었습니다. 최 총장은 "남북한 관계를 국가 대 국가(Two Korea)로 이해할 것인지, 민족 내부의 특수 관계(One Korea)로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구분이 중요하다."며, 지난 분단 반세기 동안 우리가 전개해 온 통일 정책을 살펴보면서, "작금의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한 통일 방안의 최대치는 공동 시장을 통한 국가연합 정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그는 경제교류로부터 시작된 경제공동체 구성->다원적 안보공동체 구성->국가연합->단일국가체제 수립(통일)으로 나아가야한다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김상근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 '바람직한 민간통일운동의 방향'이라는 주제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하늘이 준 시간을 카이로스라고 한다. 우리가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통일운동을 하며 통일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다보면 언젠가 반드시 카이로스가 올 것이다."라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민간통일운동을 주도하게 될 도통연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실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1. 국민 모두가 바른 시대정신, 바른 철학을 공유하도록 돕기
2. 통일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노력
3. 정전체제 마감과 평화협정 체결의 길 모색

김 대표의 바람대로 도통연이 앞으로 민간통일운동을 주도하며,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면, 통일 후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든든해졌습니다.


기조발제가 끝난 뒤, 곧바로 분야별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각각 정치, 평화외교안보, 교류협력, 사회통합의 4가지 분야에서 토론이 이루어졌는데요, 먼저 정치 파트는 이기종 흥민통 공동대표가, 평화외교안보는 서주석 도통연 부소장이, 교류협력은 김영윤 도통연 부소장이, 마지막으로 사회통합 파트는 정용상 도통연 부소장이 맡았습니다.

그럼 어떤 내용으로 토론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정치분과 토론] - '정치, 경제, 문화적 힘에 기반을 둔 대북통일정책'

-> 정치, 경제, 문화적 힘에 기반을 둔 대북통일정책과 전략적 상호주의가 요구됨. 핵을 가진 북한을 상대함에 있어 독일 모델보다 더 차원 높은 대북 협상력, 정치력이 필요함. 정경분리와 정경연계의 전략적 탄력성이 요구되며 전략적 대북접근정책이 펼쳐져야 함.

[평화외교안보분과 토론] - '남북관계 정상화 및 민간통일운동 활성화'

-> 당국간 대화와 접촉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라도 형성해나가는 것이 필요. 만남을 통해 상황 관리의 기초를 확보한 가운데 관련 의제의 집중적 토의와 가능한 수준의 합의, 그리고 지속적 이행을 통해 "약속은 이행된다."는 관례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함.

-> 시민사회에서도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 이를 위한 사회적 여론 환기 필요.

[교류협력분과 토론] - '대북한 교류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

-> 첫째, 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실천해 나가야 함.

둘째, 남북한 충돌 가능성이 높은 서해지역에서의 군사적 신뢰구축이 필요함.

셋째, 남북관계가 정치적, 군사적 관계로 인해 악화되어도 민간 차원의 남북 경협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법과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함.

[사회통합분과 토론] - '남북한 사회통합의 밑그림을 그리는 도통연'

-> 성공적인 통일을 위해서는 '사회통합'이 우선이 되어야 함. 우선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이 겪게 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남한 내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함. 그리고 이어질 남북한 사회통합을 위한 조건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음.

첫째, 문화/정서적인 측면에서 남북한 주민들 간의 동류의식과 연대감을 형성케 해야함.

둘째, 출신 지역에 의한 차별 없는 형평한 기회를 제공하여, 생활 기회의 형평성을 증대하고, 기본적/사회적 시민권을 보장해야 함.

셋째, 이러한 사회가치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력을 가진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사회 통합을 실현하려는 정부의 강력하면서도 효과적인 정책노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체계적, 복합적 접근이 필요함.


도산통일연구소 창립식

특별통일포럼이 끝난 뒤에는 드디어 도통연 창립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도통연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수많은 인사들이 흥사단을 방문했는데요, 특히 김천식 통일부 차관 역시 흥사단을 방문하여 "도산통일연구소 창립이 민간통일운동을 주도하며, 통일에 대한 담론 형성을 넘어 통일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도산통일연구소가 항상 미래를 예측하며 국가의 장래를 대비하고자 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통일을 대비하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는 격려사를 남겼습니다.


아울러 김천식 차관은 "정부 역시 통일에 대한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통일항아리'를 만드는 등 통일 준비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도통연 초대 소장으로 취임하게 된 이봉조 前 통일부 차관의 취임사가 있었습니다.

도산통일연구소 이봉조 소장 취임사

(상략) 도산 선생이 독립을 위해 강조한 것이 바로 '대공주의'였습니다. 대공주의는 민족의 대동단결을 위해 개인보다 공공을,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고, 분파주의를 버리고 사소한 이해관계나 편견, 지역 등을 따지지 않고,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는 사상입니다.

분단된 오늘의 현실과 도산은 우리에게 그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도산 사상은 아직 살아 있으며, 그런 도산의 정신을 도산통일연구소가 계승하고자 합니다.

도산통일연구소는 도산의 대공주의를 계승하여 '연구를 통한 연대', '연대를 통한 연구'를 지향해 나갈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공동 연구를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 시민단체, 연구기관 등과 광범위하게 연대하여 범국민적 통일운동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의 실질적인 주체이자 수혜자인 국민이 통일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제도화하는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민간의 창의력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결합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통일논의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도산통일연구소는 민간통일운동 진영의 총의를 모아 시민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대중통일운동의 시대를 열어 나가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하략)


도산통일연구소 창립식을 지켜보며, 가슴 한 구석이 든든해짐을 느낀 것은 저 혼자 뿐일까요? 사실 이봉조 소장이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통일의 실질적인 주체이자 수혜자는 바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통일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국민을 배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요. 그동안 통일을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랑은 상관 없는 문제다."라며 회피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도통연의 창립이 그러한 생각을 불식시키고, 민간통일운동의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치 통일이 한 발짝 우리 곁에 다가선 듯 설렘과 두근거림을 느낍니다.

도통연의 민간통일운동을 바탕으로 한 대중들의 통일 의지 형성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어우려져 한반도의 통일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원하며 이상으로 상생기자단 5기 김경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