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애니메이션은 뭐가 다른데?
북한의 만화에는 독특하게도 상업 만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화는 북한 어린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재로 주로 사용되는데, 공산주의 교육부터 단순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 전쟁영웅을 부각시켜 소년들의 영웅을 그린 전쟁만화가 가장 많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는 북한 주체주의 사상의 문화예술정책이 공산주의 수호를 위한 혁명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맥이 같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애니메이션이 폐쇄적인 것은 아닙니다. 1990년대에는 해외수출목적으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제작하였고, 1997년에는 조선중앙TV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인 닥터슬럼프를 상영하기도 하면서 교류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북한은 애니메이션 하청공장?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수준은 예상 외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989년 외국과의 만화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여 프랑스-이탈리아와 합작계약을 체결하였고, 우리들이 잘 알고있는 애니메이션 '라이언킹'부터 '레미제라블', '포카혼타스'등의 만화를 수주받아 제작하였습니다.
<사진출처: 뽀로로 공식 홈페이지>
특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어린이의 대통령 '뽀로로' 역시 남북합작 애니메이션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북한이 맡아 제작된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고급 기술력과 3D 애니메이션 구현의 발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북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놀라운 애니메이션 제작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북한의 사상의 틀에 갇힌 스토리구현으로 인하여 애니메이션 수주를 받아 생산하기만 하는 하청공장으로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콘텐츠 제작력은 있는데 콘텐츠가 없는 모습입니다.
북한이 애니메이션 강국, 가능성이 있을까?
최근 북한 애니메이션 기업과 협력한 경험이 있는 중국 기업의 관계자들은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이 매우 우수하다"라고 밝혔으나, "북한 애니메이션 기술력과 저렴한 노동력을 감안해 기업과 접촉했으나 여러 복잡한 문제 때문에 협력이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는 합작사업 추진에 있어서 소통문제 및 여러 이념 문제 등으로 인하여 이 또한 순탄치 않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하지만 최근 북-중 애니메이션 아웃소싱기지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되고 북한 애니메이션 전문 기술인력을 이곳에 유치해 중국과 합작을 진행하고 애니메이션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북한이 국제적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할 기회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진정한 애니메이션 강국으로서, 콘텐츠를 가진 콘텐츠 생산국이 되기위해서는 그들만의 스토리로 세상을 감동시켜야하는 과제가 존재하겠지요. 기술적인 측면만을 개발하고 성장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애니메이션 속에 담을 이야기를 보고 듣고 그들만의 것으로 재창조하여 북한이 세상을 가슴으로 울리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애니메이션 강국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참고자료
[논문]북한 애니메이션 영상문화의 동향분석. 박윤성. 2004
[기사]북-중 동북3성...애니메이션 협력활발. 안윤석기자.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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