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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남북한 문화외교, 통일로 가는 첫 걸음

북한의 문화, 우리와 얼마나 같고 다를까.

  분단 후 6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반 세기를 훌쩍넘어버린 시간적 단절로 남과 북의 문화에는 공통분모보다 차이점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남과 북은 분단 이전에 한 민족으로서 함께 쌓아온 문화적 특징을 기초로 하여 각기 다른 체제 속에서 새롭게 쌓아올린 같으면서도 다른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남한의 경우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기초로 한 다문화주의 속에서 세계화와 함께 외국문화가 융합되어 재창조된 ‘한류 문화’가 탄생하였다는 특징을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 북한의 경우는 사회주의적 정치체제로 인한 특수한 문화적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문화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 속에 ‘전체’를 강조하는 집단주의와 민족제일주의가 녹아있는 민족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남한의 문화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문화의 장르에 있어 세계화에 합승하여 다양한 장르를 특화한 남한에 비해, 북한은 민족적 형식에 주력하여 집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적인 메시지를 담기 때문에 다양성보다는 전통성이 우선시되는 면이 존재합니다.


 

북한의 문화, 그 현실

북한의 겨우 1970년대 들어서 ‘혁명가극’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식 오페라인 혁명가극은 배우가 연기와 노래를 부르며 이루어지는 무대입니다. 배우의 연기력과 가창력 그리고 무대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무대이므로, 혁명가극의 등장은 북한의 문화예술 발달정도를 보여주는 좋은 장르입니다.

  1990년대 들어서 <춘향전>이나 <심청전>과 같이 민족적인 내용을 창작하는 혁명가극이 만들어졌고, 이 내용 속에는 북한 문화의 특징 그대로 우리민족제일주의를 담고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이 국가정책의 방향이 되며 생활 속에서 웃음을 찾는 내용의 경희극이 주목받게 됩니다.(경희극은 인민들의 실생활을 익살스럽게 다룬 스탠딩 코미디입니다.)

  2000년대에는 음악 부분이 특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의 내용들은 ‘단결돼서 어려움을 이겨나가자’ 라는 주제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북한의 문화는 이렇듯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향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으며, 그 내용 속에는 북한 체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데 주력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 혁명가극은 북한의 대표적인 공연 예술 장르로 자리잡았고, 대표적인 단체는 피바다 가극단입니다. 피바다 가극단은 단원수가 무려 400여명에 이르며 자체 교향악단을 두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북한의 유명 음악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예술 공연의 총체적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바다 가극단은 해외에서도 400여회가 넘는 공연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만회가 넘는 공연을 진행하였습니다. 북한 문화예술의 대표성을 띄는 이 가극단은 북한 문화의 현실 그 자체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해외 공연 및 합작 공연에 최근 열을 올리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의 문화외교가 가장 잦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러한 경향은 북한이 북중관계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남한과 미국에 대해 경계하고, 중국은 북한에 대한 후견국으로서 위상을 과시하려는 모습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문화외교,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열다.

  이렇듯 점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남과 북의 문화.... 하지만, 그 다름으로 문화외교의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예술분야에서 다문화주의를 인정하고 있지 않아, 다양성이 적고 교류가 적은 것이 현실이지만, 북한에도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인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또한 현재 북한의 예술분야는 혁명가극에 치중하고 있지만 오페라 형식의 문화예술이 특화되어 있는 북한의 문화를 보면 문화라는 장르가 분명 진보되고, 해외 공연 및 합작 공연 또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예술이 진보 없이 고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를 통해 우리는 문화교류를 통한 문화외교의 가능성에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에는 지휘자 정명훈 서훌시향 예술감독은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동연주를 가졌습니다. 그는 ‘남북한이 분단된 상태지만, 항상 희망을 품고 살아왔다. 음악이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인류애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때는 예외’라고 하며 ‘이 합동 공연은 인류애적 의미가 있고, 음악을 통해 서로를 잇게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북한의 은하수 교향악단과 국내를 비롯한 국제적 선망을 받고 있는 지휘자 정명훈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공연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향악단과 지휘자의 합동연주가 아닌, 북한과 남한이 음악이라는 예술로 하나가 되어 한 소리를 내는 화합의 장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문화, 특히 예술은 정치와 군사적인 것을 배제하고 소통할 수 있고, 그 어떤 무기보다 강한 힘을 가진 분야입니다. 이러한 문화적인 교류와 소통을 통하여 민족애로 화합하는 장이 지속된다면 평화통일로 가는 첫 걸음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화교류가 가야하는 길

  그렇다면 문화교류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까요. 무작정 서로의 문화를 융합하고 합동공연을 하는 방식을 문화교류, 문화외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장으로서의 문화교류가 지속되려면 분명한 지향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정치적인 색채를 배제한 문화교류, 민족이 모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화교류가 되어야 평화통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융합의 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여는 문화외교는 남과 북의 문화적 차이를 줄이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이 되는 것에도 효과가 있겠지만, 점진적으로 한반도의 민족문화의 점진적 발전과 그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토대도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기사]북한문화에도 분 변화의 바람 - 이선근 기자 [머니투데이]

네이버 백과사전 - 피바다가극단 정보 참조

[논문]남북한 교류·협력의 새로운 방향 모색 - 문화분야를 중심으로 - 최대석